칼럼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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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악 칼럼> 조국 사건은 좌파의 ‘내로남불’을 폭로했다<남악 칼럼> 조국 사건은 좌파의 ‘내로남불’을 폭로했다 金昌辰(전 초당대 교수. 문학박사) “자녀 입시비리 범행은 대학교수의 지위를 이용하여 수년간 반복 범행한 것으로써 그 범행 동기와 죄질이 불량하다. 입시제도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점에서 죄책도 무겁다.” 2월 3일, 서울중앙지법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기소된 지 3년 만에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 관련 혐의 7개 중 6개가 유죄로 인정됐다. 여기에 딸 장학금 600만원 수수 관련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관련 직권 남용 혐의 등을 포함해 총 8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조국 사건’은 한국 정치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20년 집권을 장담하던 좌파 정권이 단 5년 만에 무너지는 단초가 되었기 때문이다. ‘조국 사건’은 우리에게 ‘事必歸正사필귀정’을 보여준다. 범죄자는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알려준다. 또 하나는 ‘順天者순천자는 흥하고 逆天者역천자는 망한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순리를 거스르면 망한다는 진리를 가르쳐준다. 2019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했다. 그 직후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아울러 조국 민정수석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리를 감찰하고도 무마했다고 직권 남용 혐의도 수사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이 조국 장관을 수사하는 것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러자 윤 검찰총장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나는 국가에 충성하지 개인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법과 원칙대로 수사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리하여 대통령과 검찰총장이 갈등하는 희한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그러자 조국 장관을 이은 추미애 법무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탄압했다. 추 장관은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인데, 영이 서지 않는다”고 윤 검찰총장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역사상 단 한 번밖에 발동되지 않았던 법무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무려 3번이나 마구 휘둘렀다. 이에 윤석열은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맞섰다. 그러자 추 장관은 윤 검찰총장을 징계위에 회부하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해버렸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추미애와 그를 이은 박범계 법무장관은 조국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도 ‘학살인사’로 보복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조국 장관을 수사한 검찰이 밉다고 갑자기 ‘검찰개혁’해야 한다고 나섰다. 그리하여 ‘검수완박법’까지 만들었다.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은 사표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조국 사건’은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 이겼는가? 그렇지 않다. 조국은 장관 취임 36일 만에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범죄 혐의가 드러나 사퇴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당한 수사를 하는 윤 검찰총장에 대한 탄압은 오히려 윤석열을 대권 후보로 키워주는 역효과만 냈다. 그리하여 윤석열은 대통령 선거에 야당 후보로 나가서, 이겨서 단숨에 대통령이 되었다. 결국 ‘조국 사건’은 ‘順天者순천자는 흥하고 逆天者역천자는 망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당시 청와대는 조국의 잘못을 알았다. 그렇다면 조국을 법무장관에 임명하지 않는 게 순리였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편의 잘못은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조국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또 조국이 장관에서 물러나자 “조국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도 했다. 우파 정권의 잘못에 대해서는 5년 내내 ‘적폐청산’했으면서도 말이다. 문 대통령은 남에게는 가혹하고 자기편에게는 너무나 관대했다. 패거리 정치였다. 이러한 좌파 정권의 2중적인 모습은 국민에게 위선으로 비쳐졌다. 조국 교수는 남들의 잘못에 대해 준엄한 비판을 지속적으로 해서 인기를 얻었던 사람이다. 그러던 그가 저지른 수많은 비리가 드러나자 국민은 좌파의 민낯을 보고 놀랐다. 조국이 비판해왔던 사람들과 하나도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강남좌파”라는 말도 나왔다. 좌파는 조국 사건 이후 자신의 잘못을 돌아봤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그러지 않았다. 개딸들이 조국을 옹호하는 집회를 열어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또 전과 4범인데다 대장동 등 수많은 의혹이 있는 이재명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다. 그러고도 민주당은 선거에 이길 것을 기대했다. 참으로 한심한 집단이다. 국민은 범죄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게 순리다. 민주당은 ‘順天者순천자는 흥하고 逆天者역천자는 망한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그걸 알았다면 이재명을 당대표로 또다시 선출하는 어리석은 짓을 되풀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재명 방탄에 지금처럼 매달리지도 않을 것이다. 요즘 민주당은 범죄자를 옹호하는 범죄자 소굴이 되어가고 있다. 이래서는 민주당은 다시 집권할 기회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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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잘못이 있으면 고칠 줄 아는 새해가 되자<발행인 칼럼> 잘못이 있으면 고칠 줄 아는 새해가 되자 박일훈 법학박사 2022년 12월 말 <교수신문>이 주관하는 교수들이 선택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과이불개(過而不改)’였다.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국의 대학교수 935명이 설문에 응했다. 과이불개는 476표(50.9%)를 얻어 압도적이었다. 다음으로 표를 많이 얻은 사자성어 ‘욕개미창(慾蓋彌彰)’은 137표(14.7%)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욕개미창은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는 말이다. 교수신문에 따르면 과이불개는 박현모 여주대 교수(세종리더십연구소 소장)가 추천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여당이나 야당 할 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는 더 잘못했다’ 혹은 ‘대통령 탓’이라고 말하고 고칠 생각을 않는다”라며 "그러는 가운데 이태원 참사와 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해도 책임지려는 정치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라고 추천 이유를 말했다. 과이불개를 선택한 교수들의 선정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그 중에서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잘못(60대·공학)”과 같은 답변이 많았다. 특히 한국 정치의 후진성과 소인배의 정치를 비판한 "현재 여야 정치권의 행태는 민생은 없고, 당리당략에 빠져서 나라의 미래 발전보다 정쟁만 앞세운다(40대·사회)”나 "여당이 야당되었을 때 야당이 여당 되었을 때 똑같다(60대·예체능)”라는 등의 의견이 대체로 많았다. 아울러 "자성과 갱신이 현명한 사람의 길인 반면, 자기 정당화로 과오를 덮으려 하는 것이 소인배의 길(50대·인문)”이라는 지적도 귀담아서 들어야 한다. 이 때문에 "잘못하고 뉘우침과 개선이 없는 현실에 비통함마저 느껴진다(50대·의약학)”라고 개탄한 교수도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 "이념진영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패배자 내지는 피해자가 될 것 같다는 강박에 일단 우기고 보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는 듯(60대·사회)”하다는 답변이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과이불개를 선택한 교수들 중 대다수는 향후 개선 방향으로 "입법, 행정 관계없이 리더의 본질은 잘못을 고치고 다시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솔선수범하는 자세, 마음을 비우는 자세에 있다(60대·사회)”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말해 "남탓보다는 제탓하기(60대·의약학)”의 자세가 바람직하겠다. 동시에 "자신부터 성찰하는 한국사회(50대·인문)”,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한 만큼, 이제는 집단지성의 성찰에 의해 잘못은 인정할 줄 아는 국민이 되자(50대·예체능)”는 의견에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사실 사자성어 과이불개는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편에서 공자가 하신 말씀이다. 논어 자한(子罕)편에서도 이와 비슷한 공자의 가르침을 찾을 수 있다. 즉, 君子不重則不威니 學則不固라. 主忠信하며 毋友不如己者오 過則勿憚改니라고 하신 말씀이다. "군자는 신중하지 않으면 위엄이 없고, 학문을 익혀도 견고하지 못하다. 충과 신으로 중심을 삼으며, 자기보다 못한 자를 벗으로 삼으려 하지 말고,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라는 뜻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실수와 잘못을 범하게 된다. 그런 실수와 잘못을 할 때마다 제대로 된 반성 위에 원인과 분석을 토대로 개선해 나간다면 똑같은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이를 고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일을 꾸며서 얼버무리려는 작태는 소인배들이나 하는 짓거리라고 호통치신다(논어: 小人之過也, 必文). 한편, 문재인 정부 마지막 순간에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임기 종료 직전 서명한, 이른바 심야 입법(midnight legislation)인 ‘검수완박법’은 입법권 남용의 극치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우리나라 검찰이 방대한 독자적 수사 인력을 가지고 있어서 별 시답지 않은 사건까지도 검찰이 직접 수사한다는 비판을 받기는 했다. 하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경찰이 기소를 요청하는 사건만을 검찰이 기소해야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이며,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응당 검찰이 가지고 있어야 할 수사권을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싹 박탈해버려야 비로소 대한민국이 법치국가가 될 것이라고 선동한 사람들, 그들은 아마도 잘못한 것이 많은 이들이리라. 뒤가 구리고 구려 끝내는 현 정부 끝나도록 밤잠도 이루지 못하리라. 1800년 미국 대선에서 패배한 연방파가 이런 식의 ‘심야 입법’으로 토머스 제퍼슨이 이끄는 공화파에 대항했다. 그러나 결국 연방파는 무너져 없어지고 공화파가 24년 동안 집권을 했던 역사야말로 오만한 입법의 결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일 것이다. 지난 정권 말기에 정부와 집권 여당의 정체성을 걸고 추진했던 공수처, 정당명부제, 부동산 세금 중과, 검수완박 등이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이제라도 민주당은 철저한 자기반성을 하지 않으면 끊임없는 민심의 역풍에 직면하게 될 일이다. 대선에 이어 또 지난 지방선거에서 그랬고, 그리고 이제 곧 닥쳐올 내년 4월 10일 총선에서도 말이다. 물론 현 윤석열 정부가 다 잘한다는 말은 결코 아닐 것이다. 우리 국민은 이제 최선(最善)이 아니면 차선(次善)을 택할 줄 안다. 최악(最惡)의 구렁텅이에 나라가 빠지는 걸 원하는 국민은 없으니 차악(次惡)이라도 퍽 다행스러울 수 있다는 말이다. 주처(周處)가 개과천선(改過遷善)하듯 자기 잘못들을 고치고 다듬어 올해는 모두 새로워지는 계묘년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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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악 서평> 검사가 가정 주부?<남악 서평> 검사가 가정 주부? 김현철(초당대 교수, 철학박사) 『헌법의 풍경: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개정증보판 김두식 저 | 교양인 | 2011년 12월 26일 초판이 출간되던 해인 2004년에 한국백상출판문화상 교양 부분 저술상을 받았고,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임기 중에 직접 구입해서 읽고 ‘민주주의의 정수를 이야기한 책’으로 추천했을 정도의 책, 그리고 ‘지난 10년 최고의 책’으로 <오마이뉴스>에 의해서 선정될 정도의 책! 바로 『헌법의 풍경: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이다. 이 책의 개정증보판은 2011년 출간되었다. 이 책의 훌륭함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된 내용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기에 이 지면에서 따로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이 코너가 주로 책을 소개하는 형식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보다 더 큰 의도가 있다. 그 의도란 저자 김두식씨를 소개하는 것과 더불어, 이 책을 통하여 검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갖자는 의미도 있다. 책의 내용이야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이런저런 글들을 읽으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인 김두식은 현재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며, 한동대학교에서도 교직생활을 하였다. 고려대 법대에서 공부하고, 코넬 법과대학원을 졸업했다. 이 사이의 기간에 검사 생활을 2년 하였지만, 곧 그만둔다. 그가 검사 생활을 그만둔 이유는, 요즘의 뉴스들을 통해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한국 검사사회의 그 특별하고 유별난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수사관으로서 검사는 한 인간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서 도·감청을 해야 할 상황이 있다. 하지만 24시간 특정인을 감시하고, 피의자의 모든 대화를 도청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당사자는, 보아야 할 것과 보지 말아야 할 것, 들어야 할 것과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들음으로 인해서 스스로 망가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한 인간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었다고 생각했을 때 느끼게 되는, 예를 들면 ‘환멸’과 같은 감정은 도·감청을 하는 주체의 인간성을 파괴 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도·감청 주체는 모든 곳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됨으로써 스스로 망가지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몰래카메라가 항상 결정적인 순간에 그 게임을 멈추는 이유와도 비슷하다. 더 이상 그 모습을 지켜봄으로써 망가지게 되는 우리 모두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고문으로 인해서 망가지는 사람은 고문당하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고문하는 주체 역시 포함되며, 폭력으로 인해서 망가지는 사람은 폭력의 피해자뿐만이 아니라 폭력의 가해자 역시 해당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권력 역시 마찬가지이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지닌 것처럼 ‘횡포’를 부릴 수는 있지만, 그런 권력을 다룰 수 있는 다른 능력들이 향상되지 못한다면, 오히려 그것으로 인하여 자신이 파괴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다른 이야기가 길어졌다. 저자 이야기를 계속하자. 그의 삶의 또 다른 2년이라는 공백 기간이 존재한다. 그 공백 기간에 필자는 그를 만났다. 그 기간은, 소위 ‘전업주부’의 삶이었다. 공부를 위해서 미국 유학을 떠나는 부인,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그의 딸을 돌보았던 2년의 삶이었다. 밥하고 빨래하는 일, 그리고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도 하지 않은 딸을 유치원이며 이곳저곳에 바래다주는 일에 그의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다. 밥하고 빨래하고 주부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필자에게는 부러움 그 이상의 경이로움으로 다가왔다. 이런 그의 삶의 모습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요즘 젊은 사람에게는 이것이 뭐가 그리 특별한 것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어찌 되었던 그 당시에는 이런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러한 그의 삶의 태도는 법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쉽게 풀어쓴 이 책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가정생활과 신앙생활에서와 마찬가지로 그의 글쓰기는 진솔하며 가식이 없다. 이 책의 부제가 말해주고 있듯이, 잃어버린 헌법, 잃어버린 가치를 회복시키고자 하는 그의 노력, 예를 들면 그가 체험한 법조계의 가려진 부분으로서, 이쪽 세계에서 만연된 태도를 지적하는 그의 글쓰기에, 삶에서 그의 태도를 반영하는 솔직하고 겸손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여기에 학생들의 논술교재에 쓰일 정도로 논리적인 글쓰기 방식이 첨가된다. 법학이라는 분야에 문외한인 필자로서는 알 수 없으나, 법조계에 만연해있던 전문가주의를 내던지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 이야기를 모범적으로 담아낸, 법학이라는 전문 분야의 글쓰기 방식을 바꾼 최초의 책으로 평가 받고 있는 책, 인간의 기본적인 가치의 중요함을 쉽고도 진솔한 언어로 표현해 낸 이 책, 읽은 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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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하얀 눈, 두 얼굴의 야누스<IT 이야기> 하얀 눈, 두 얼굴의 야누스 金在珥(동신대학교 명예교수, 공학박사) 지난 연말 22일부터 24일까지 호남지역에 폭설이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전북 순창의 경우 63.5㎝를 기록했으며 광주지역도 40cm나 내렸다고 한다. 이는 기상청이 적설량을 관측한 지난 1939년 이후 3번째로 많이 내린 매우 보기 드문 사례라고 한다. 이같이 많은 눈이 내리자 농가와 축산 분야 시설하우스의 파손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작물의 냉해와 양식장 피해 그리고 상수도 시설 동파신고도 많았단다. 잠정적으로 집계된 호남지역의 재산 피해는 20여 억원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만큼 피해 신고·조사가 마무리되면 그 피해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폭설의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도로에 얼음 막이 생기는 블랙아이스(Black Ice) 현상으로 각종 교통사고가 속출했다. 하지만 도로 제설작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동이 많은 연말연시에 시민과 운전자들의 불편이 컸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2021년) 발생한 눈길 고속도로 사고는 모두 103건으로 12명이 숨졌다. 치사율은 평균 11%로 전체 고속도로 사고 9.5%보다 높았다. 한국도로공사가 매년 겨울철 눈과의 전쟁을 치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며, 지난달 15일부터 3월15일까지를 고속도로 특별 제설대책 기간으로 정했다. 최근 3년간 평균 사용량의 138%에 해당하는 염화칼슘 2만 3000t과 소금 17만 3000t을 준비했으며, 1000대의 제설 장비와 2300여명의 인력도 동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도로의 인도와 골목길에서는 미끄러져 넘어지는 낙상사고도 빈번히 발생했다. 폭설이 내리면 주요 도로와 위험한 도로부터 제설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 집 앞 도로는 눈이 얼기 전에 시민 스스로 치우는 희생과 봉사 정신이 필요하다. 폭설이 내린 지 2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도로 곳곳에 치우지 않고 녹지 않은 얼음 눈이 사고 위험으로 도사리고 있다. 하얀 눈이 퍼얼 펄 내리면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은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어 설레이게 된다. 그런데 현대인의 발이 된지 오래인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그 순백의 아름다운 눈이 원망스럽게 된다. 필자는 강원도에서 군 생활을 하면서 무던히도 제설작업을 많이 한 경험이 있다. 가을이 되면 모든 부대원들이 산에 가서 싸리나무를 베어 가지고 와서 겨울동안 제설작업에 사용할 빗자루를 만드는 동시에 나무 넉가래를 넉넉하게 만들어 놓고 겨울철에 눈이 내리면 막사 주변과 도로를 즉시 제설작업을 해야 했다. 젖은 작업화를 말릴 새도 없이 다시 신고 작업을 해야 해서 동상 걸린 전우들도 있었다. 전역 이후엔 눈이 오면 또다시 천진난만한 아이들처럼 좋아했으나 운전을 시작한 중년부터는 순백의 하얀 설경은 좋은데 자동차의 눈길 사고에 대한 걱정으로 이중적인 감상을 갖게 되었다. 요즘은 눈 쌓인 도로에 제설차가 다니면서 염화칼슘을 뿌리는 것은 낯익은 풍경이다. 또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눈이 올 기미만 보이면 관리사무소 직원이나 경비원이 염화칼슘을 뿌리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염화칼슘이 눈 덮인 도로에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 것일까. 염화칼슘은 고체 상태에서도 주변 공기가 머금은 습기를 빨아들여 스스로 녹는 조해성(潮解性)이 있다. 즉 염화칼슘을 길 위에 뿌리면 일단 주변 공기에 있는 수증기를 빨아들여 스스로 녹으면서 염화칼슘 수용액이 된다. 이 염화칼슘 수용액이 얼음과 닿으면서 얼음을 녹이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되면 염화칼슘 수용액과 합쳐져서 어는점 효과를 보게 된다. 웬만해서는 다시 얼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염화칼슘은 차량 부식을 심하게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는 한편 –10℃~0℃의 조건에서는 소금(염화나트륨)의 제설 효과가 더 클 수도 있고, 미끄럼 방지 효과도 필요해서 실제 제설작업 시에는 소금과 모래를 함께 섞어서 뿌리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하면 도로에 쌓인 눈이 대개는 수 시간 내에 녹지만 지난 연말은 100년에 한 차례 있을까 말까 한 눈 폭탄이 짧은 시간에 쏟아진 탓에 각 지자체와 방재 당국은 제설작업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또한 각 지자체는 제설작업 여파로 발생하고 있는 포트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 보수 작업도 벌이고 있다. 이러한 도로 위에 발생한 작은 구멍인 포트홀을 피하지 못하고 자동차가 지나가게 될 경우, 접촉 사고의 위험이 높을 뿐 만 아니라 타이어의 휠이 파손되거나 쇼크업소버(쇼바)가 손상될 수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시설물 부식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염화칼슘에 비해 친환경적인 방법으로써 도로에 열선을 매설하는 스노우멜팅(Snowmelting) 시스템을 제설 취약 구간에 확대 설치했으면 한다. 제설기를 이용한 밀어내기와 제설제 살포기를 통한 녹이기 위주인 현재의 제설작업으로는 폭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미국의 많은 도시들이 위성항법장치인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을 이용하여 효율적으로 제설을 하고 있음에 유의하여 시급히 첨단 제설 방법에 대한 연구와 대책을 서둘러야 하겠다. 눈은 신기하게도 어린애의 마음으로 돌아가게 하는 마법의 힘이 있지만, 자칫 눈길 사고로 큰 불행을 안겨주는 야누스의 얼굴을 갖고 있다. 안전하고 빠른 제설대책을 마련하여 하얀 눈이 내리면 사고 걱정없이 동심의 세계에서 겨울의 낭만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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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선운사 도솔암<아테나> 선운사 도솔암 노운서(논설위원, 교육학박사) 중학교 때 수학여행을 서울로 갔었다. 개구리 울음소리 들으며 논둑길로 학교 다니던 시골 소녀가 서울에서 느낀 첫인상은 흐르는 네온사인에 놀라고 요란 혼란 복잡함의 기억이었다. 그 후 성인이 되어서도 서울의 지하철 노선을 몰라 반대 방향으로 달리다 일정을 망치거나 셔츠깃이 금방 까매지는 것 등으로 재차 입력해 둔 것은 ‘서울은 사람 살 곳 못 된다’였다. 공간 감각이 둔하고 소심한 데다 느린 성격 탓에 이솝 우화의 여우처럼 신 포도를 탓했던 것이다. 하지만 고은 시인의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라는 시가 함의하는 것처럼 어릴 때 보이지 않던 ‘자연이 주는 좋은 느낌’을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야 그것이 보이는 것을 어쩌랴. 그리고 이 글을 쓰도록 종용하는 것을… 어릴 적 내가 사는 마을에서 선운사까지는 몇십 리였을까? 선운사는 우리들의 단골 소풍지로 아침에 출발해서 점심 먹을 시간에야 도착하도록 매번 걸어서 갔었다. 꽤 높은 산을 넘으면 내리막에 있는 도솔암을 지나 좁은 산길을 걸어 선운사 큰절에 당도하곤 했다. 그때의 도솔암은 너무나 고즈넉한 곳이었다. 도솔암자는 우람한 산과 바위틈에 다소곳이 엎드려 있는 오두막이었다. 격자의 창호지 문에 햇살 비치고 인기척 대신에 다람쥐가 쪼르륵 내 달리는 산바람이 사는 곳이었다. 어느 가을 소풍 때였지 싶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의 여승이 햇살에 앉아 가을걷이를 말리는 모습은 지금도 신비롭고 눈에 선하다. 시간이 흘러 광주로 시집와서 정신없이 살다 그런 도솔암을 못 잊어 옛 지인들과 도솔암에 오르기로 했다. 녹음이 시작되는 지난 5월 선운사 옛길을 걷는데 푸른 나무숲 사이로 승용차가 쌩하고 지나갔다. 우리 일행은 "아! 여기까지 개발의 불도저가 왔구나”라며 탄식했다. 선운사에서 템플스테이를 모집한다는 플래카드를 발견하고 숲속 승용차 길에 대해 이해했다. 그러나 숲의 가슴에 길을 낸 것 같은 우리들 가슴만큼은 산골의 싱그런 풍경과 느림에 익숙한 시골 사람의 DNA이거나 혹은 개인 선호적 편향일 수 있음은 부인할 길이 없었다. 변화를 거부하거나 템플스테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운사 입구 주차장에서 템플스태이 장소까지 그리 멀지 않기에 주차장에서 숲길을 걸어 숙소까지 걷는 것부터 수행의 여정에 넣어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나무들의 숨통에 매연을 채우면서 인간의 편리만 위하는 것이 템플스테이 활성화 유치를 위한 스님들 발상이 아니라면 말이다. 필자가 뇌피셜이란 비난을 받더라도 세속인 비위나 맞추며 수행이라는 허울에 가두는 사탕발림처럼 느껴진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씁쓸한 맘으로 도솔암에 올랐을 때 또 한 번 실망했다. 그 작고 소박한 도솔암자의 자태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암자를 품었던 산과 절벽 바위는 단청이 화려한 고대광실 절간에 기죽어 있었다. 절 크기는 본당으로 충분한데, 암자로서 명분이 사라져 버렸다. 도솔암 마당과 선운사 큰절 앞마당에는 오색의 화려한 연등들이 마당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그동안 스님들이 배곯이라도 했다는 듯 절간에서 경제학이 너울거렸다. 부처의 고요함은 실종이었다. 도시의 네온 불빛을 닮은 연등 대신 오히려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등불을 밝히고 석가탄신 예불을 올린다면 다른 절과 차별화도 되고 신도들 마음 등불도 자연스럽지 않을까 한다. ‘더 크고 더 화려하게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들게’의 속내에는 정신보다 물질추구가 숨어 있다. 같은 맥락에서 각 지방의 관광지를 돌아보면 너나 할 것 없이 크고 조잡한 조형물들이 그곳의 자연스러운 정서를 압도하거나 심지어는 흉물스러운 곳도 있었다. 자치단체장들이 실적 쌓기를 위한 온갖 전시행정을 남발하는 업적은 출렁다리에서도 드러난다. 대한민국의 강이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출렁다리를 만들어 놓았다. 전국 150개 출렁다리가 허송세월하며 출렁이고 있다 한다. 해상 케이블카도 길이를 다투며 전국 성업 중(?)이니 지방자치 행정은 베끼기로 획일화된 곳이 너무 많다. 이런 졸속행정 방지를 위한 지방자치를 지양하려면, 주민들을 계도하고 의견의 방향을 선한 곳으로 이끌어 주고 지역 활성화를 위한 질 높은 계획을 강구하고 실천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지자제의 지도자는 관련 분야의 능력 있는 전공자를 섭외해 많은 협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획자의 이름을 걸고 그 고장 고유의 자연과 역사 문화가치를 보전하되 독특한 창조적 개발을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이 자릴 빌어 심덕섭 고창군수께서 유치(誘致)한 ‘생태관광치유 문화 도시사업’ 추진 시에는 선운사를 비롯한 고창의 자연생태를 최대한 살려 후손들의 힐링 유산을 개발한다는 관점에서 사업이 진행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밝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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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작은 갤러리내 안의 작은 갤러리 김봉임 수필가 뽕나무밭이 변하여 푸른 바다가 된다는, 세상의 모든 일이 덧없이 ‘변화무상’함을 비유해주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과도 같이 정말 다사다난했던 임인년 호랑이해가 저물고 드디어 2023년이 밝았다. 창밖에는 싸늘한 겨울바람이 금방이라도 함박눈을 몰고 와 온 누리에 뿌려줄 기세여서 세상 사이에 있는 수많은 현상의 삼라만상(森羅萬象)들을 일거에 하얗게 덮어 버리려는 듯하다. 그리고 으레 연말이 되면 사람들은 묵은해를 하얀 눈과 함께 평안히 마무리하려고 귀소본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지난 동짓날에는 내가 직접 농사지은 팥으로 동지 죽을 만들면서 덧없이 지나간 임인년 한 해의 삶이 담긴 작은 갤러리를 둘러보았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내가 무슨 대단한 화랑이라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내게는 작은 건물이 하나 있어서 아래층은 세를 내주고 윗층에서 산다. 거실에는 이런저런 작품들로 가득하다. 내 삶의 공간의 작은 화랑이지만 시서(詩書)가 담긴 그림들이 나란히 가지런히 붙어있다. 갤러리의 관객은 거의 나 혼자뿐이다. 혼자서 구경하고 혼자서 대화를 한다. 그래도 내가 직접 그린 그림들을 바라보노라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어느새 팥죽이 김을 모락모락 피우고 있다. 그 옆으로는 팥으로 만든 시루떡이 있고 메밀묵과 잘 익은 홍시가 있다. 이 정도면 연말 최후의 만찬으로는 손색이 없다. 어머니 살아생전에 내가 초등학교 다닐 어린 시절에는 동짓날이면 어머니는 옹기그릇에 팥죽을 하나 가득 담아서 장독대 위에 올려 두셨다. 집에 잡귀를 몰아내고 액 막음을 하려는 의도였으리라. 그런데 그 시절 나는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놀다 보면 왜 그리 빨리 배가 고파지는지 어머니가 올려 준 팥죽을 친구들과 먹어 치워버리곤 했다. 요즘에야 먹고 마실 것들이 지천에 가득하지만 그 당시는 팥죽 마냥 달콤하면서도 맛난 음식은 찾아보기 힘들 때였다. 내 작은 방 갤러리에 붙여진 그림들을 세세히 들여다 본다. 지난 임인년 1월에 그린 호랑이가 복주머니를 입에 물고 나를 빤히 쳐다보며 웃고 있다. 그 옆에 2월에 대보름에 그린 묵화는 부럼을 입에 문 까치들이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에 둥지를 맴돌며 입춘대길과 가화만사성을 염원하는 그림이다. 그리고 3번째 동백나무 그림을 빨강·노랑·초록 단색의 삼원색으로 매치가 되어 정열과 생동감이 매력적으로 돋보인다. 이어서 4번째 매화나무와 살구나무는 10년 전쯤에 무안 5일장에 들러 묘목을 사다가 심었더니 매화꽃 살구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기에 화폭에 담아 벽에 붙였지만, 나중에 열매들을 수확하려 밭에 가 보면은 벌레들이 재앙을 부려 나무 밑에 낙과가 수북해 매화 살구 열매는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다. 살구나무 옆으로 5월 난초, 6월 보리밭과 대나무 그림, 7월 무궁화, 8월 소나무를 멋들어지게 그려 붙이고 9월 국화와 10월 언덕 위의 수수밭 그림도 함께 붙여 놓았다. 이어서 11월에 그린 단풍나무를 벽에 나란히 붙이면서 올 1월부터 그린 그림을 세어보았더니 23점이나 그림들이 붙어있다. 12월의 마지막 설경을 붙이면 24점의 내 안의 갤러리가 나의 삶의 질을 넓혀주고 있다. 옛말에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지적인 글귀를 위안 삼아 내일 인류 종말이 올지언정 나는 오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인생의 끝자락에서 머릿속에 녹슬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목포시청에서 주관하는 <목포역사 이야기> 마지막 강좌도 이제 끝났다. 임인년을 보내는 막바지 길목에서 내 안의 갤러리 24점을 추억으로 남기면서 그림 속의 호랑이와 마지막 인사를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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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악 칼럼> 정부의 3대 개혁은 성공해야만 한다<남악 칼럼> 정부의 3대 개혁은 성공해야만 한다 金昌辰(전 초당대 교수. 문학박사)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신년사에서 노동, 연금, 교육의 3대 개혁을 국정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가 5년간 성취해야 할 목표로 3대 개혁을 설정한 것이다. 따라서 이 개혁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문제다. 과연 3대 개혁의 내용은 무엇이고 정말로 필요한 일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윤 대통령은 3대 개혁 중 첫손으로 ‘노동개혁’을 꼽았다. ‘노사 법치주의’에 바탕을 두고 불필요한 쟁의와 갈등을 예방하겠다고 한다. 노사 및 노노 관계의 공정성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작년 연말에 민노총 산하 화물연대가 파업하고, 민노총이 연대 파업을 벌였다. 그 불법파업으로 인해 수천 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앞으로는 정부가 그런 불법파업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민노총 같은 강성 귀족 노조가 연례행사로 파업을 벌이고, 불법 집회를 열고, 횡포를 부려왔다. 이전의 정부들은 그걸 묵인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앞으로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기아차의 1억원 연봉 귀족이 파업을 해서 국가 경제에 해악을 끼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둘째로, ‘연금개혁’이다. 군인연금과 공무원연금은 각각 1975년, 2000년에 기금이 탕진되었다. 그 적자를 메우려고 국고에서 해마다 수조 원씩 밀어 넣고 있다. 또 사학연금은 2049년, 국민연금은 2057년에 기금이 빈 깡통이 될 걸로 예측된다. 따라서 지금 연금 제도 개혁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역대 모든 정부는 연금 개혁을 꾸준히 해왔다. 오로지 문재인 정부만 연금 개혁을 안 했다. 거꾸로 공무원을 10만 명 이상 늘려서, 공무원 연금 적자만 더 키웠다. 게다가 현재 한국의 연금 보험료율(9%)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8.2%의 절반도 안 된다. 따라서 이번에 할 연금 개혁은 보험료율을 올리고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될 전망이다. 셋째로, ‘교육개혁’이다.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의 시대가 오고 있다. 최첨단 기술과 바이오 등 새로운 분야에 고급 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한국은 인구도 줄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육을 개혁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은 교육부가 초중고는 물론 대학까지 사사건건 간섭하면서 교육의 자율성을 해쳤다. 교육부의 권한을 줄이고 지역과 학교에 자율성을 많이 주어야 한다. 교육과정과 학교를 다양화해야 한다. 대학입시도 좀더 간단하게 고쳐야 한다. 학생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도 과감하게 구조조정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학교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 민주주의 이념을 잘 교육해야 한다. 또 학력 저하 문제나 학교 폭력, 교권 추락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한다. 아울러 미래에 필요한 분야의 인력 양성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상의 3대 개혁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엄청나게 발전했다. 반도체, 가전, 스마트폰, 조선, 자동차 등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나라가 되었다. 또 KF-21 보라매의 개발로 최첨단 전투기를 독자 개발한 나라가 되었다. 또 누리호와 다누리호로 한국은 이제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래서 얼마 전 외신에서는 한국을 세계 6번째 강국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지금 한국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북한은 계속해서 도발하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또 현재 세계 경제는 불황에 빠져 있다. 이 상황에서 한국은 몇 개월째 재정 적자가 계속되고 있어 경제적 위기이다. 이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좋은 시절은 막이 내릴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돌파해서 다시 도약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윤석열 대통령은 3대 개혁에서 찾은 것이다. 큰 수술로 대한민국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대한민국을 새롭게 탄생시키고자 한다. 그러므로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 발표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모든 경제단체는 환영을 표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임오경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신년사는 비전도 해답도 찾아볼 수 없다. …하나마나한 얘기들로 채워져 있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민주당에 묻고 싶다. 문재인 정부는 개혁한 게 단 하나라도 있는가? 아무 것도 없다.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5년”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꿈도 못 꾼 개혁을 윤석열 정부는 하겠다는데, "비전도 해답도 찾아볼 수 없다”고 비난하는 게 말이 되는가? 개혁이 "하나마나한 얘기”라면, 민주당은 개혁을 하지 말자는 건가? 민주당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대승적으로 협조하기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은 때묻지 않은 정치인이다.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나라를 과감히 뜯어고치겠다고 결단을 내렸다. 기득권층은 개혁을 싫어하고 반대한다. 그러나 그걸 물리치고 반드시 개혁에 성공해야만 나라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윤석열 정부의 개혁에 협조해야 한다. 그게 바로 우리 자신과 우리 후손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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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악 칼럼>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손절하고 거듭나라<남악 칼럼>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손절하고 거듭나라 金昌辰(전 초당대 교수. 문학박사)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터뜨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 술집 출입 사건은 결국 날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나는 김의겸의 말을 듣자마자 거짓말임을 100% 확신했다. 대통령이 어디 거동하려면 경호실이 먼저 사전 점검하고, 그 날은 주변을 통제한다. 그러면 그 사실을 지역 주민이나 기자가 모를 수 없다. 그런데 무슨 가짜 첼리스트만 그 사실을 안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는가? 이런 황당한 거짓말을 민주당 국회의원이란 자가 감히 국회의 국정감사장에서 했다는 게 어이가 없다. 게다가 그걸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모두 진실로 믿고 감쌌다는 게 더 기가 막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모두 그걸 판단할 능력이 없는가? 아니면 집단 정신병에 걸렸는가? 민주당은 김의겸 사건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거짓말을 하라고 있는가? 민주당은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MBC가 대통령의 발언을 조작 보도할 때부터 있었다. 그때 민주당은 MBC의 보도 이전에 이미 박홍근 원내총무가 스마트폰에서 공개했다. 그러니까 민주당과 MBC가 짜고서 그 보도를 한 것이다. 당시 MBC 방송은 조작된 보도였다. 우리나라 최고의 소리 전문가 3명이 모두 최신 전문기기를 가지고 아무리 되풀이 들어봐도 ‘바이든’이나 ‘새끼’라는 소리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MBC도 자기 방송사 소유 기기로 확인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불확실한 발언을 자막을 조작까지 해서 자국의 대통령이 불리하게 보도하는 게 과연 공영방송으로서 올바른 태도인가? 그게 국익에 부합되는가? 유언비어 날조 방송 MBC는 지금이라도 사죄해야 한다. 민주당은 그때는 MBC와 손잡고 그러더니, 이번엔 김의겸이 ‘더탐사’라는 유튜브와 손잡고 똑같은 일을 했다. 그러니까 민주당은 사이비 언론들과 손잡고 유언비어를 날조해 퍼뜨리는 ‘유언비어 제조공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민주당은 공당으로서 유언비어나 조작하고 퍼뜨려서 되는가? 김대중 대통령 때 민주당은 이러지 않았다. 오히려 김대중은 독재 정권과 그 지시를 받는 언론들로부터 평생 날조된 공격을 받고 산 피해자였다. 그런데 지금은 민주당은 오히려 반대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서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하는 가해자로 바뀌었다. 이렇게 심하게 타락해버린 민주당은 과거 민주당과는 너무 다르다. 호남은 스스로 ‘義鄕의향’으로 자부한다. 그런 호남인은 지금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더 정의로운 정당이라고 생각하는가? 과연 김의겸의 유언비어 유포가 옳은가? 또 이재명 당대표가 정말로 대장동 사건에 책임이 없을까? 민주당이 검수완박법을 통과시킨 게 옳은가? 민주당이 내년 예산을 자기 마음 맞는 것만 통과시키고 현 정부가 요청하는 건 모두 거부해버린 게 옳은가? 또 노랑봉투법 등 민노총 같은 좌파 단체들에게 유리하고 기업주에겐 불리한 법들을 만드는 게 옳은가? 방송법을 개정해 공영방송 사장 교체를 어렵게 해서 민주당이 계속해서 KBS와 MBC를 장악하는 게 옳은가? 호남 출신이자 민주당 출신인 양향자 의원은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반도체 산업 환경을 개선하자는 ‘반도체 특별법’을 내놓았다. 그런데 민주당은 4개월이 지나도록 통과시켜주지 않고 있다. ‘풍력발전법’을 안 해주면 반도체법도 안 해주겠다고 한다. 풍력발전법은 문재인 정부도 해양 환경과 어장을 해칠 우려 때문에 추진 못한 법이다. 실제로 전남 앞바다에 풍력발전 시설이 설치된다면 해양 환경과 어장을 해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전남에 이익이 되지도 않는데, 도대체 왜 민주당은 이런 이상한 짓을 하는가? 요즘 민주당은 국회 다수당이면서도 백해무익한 정당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호남 지역 언론은 민주당의 잘못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친구가 잘못하면 그가 더 잘되라고 충고해준다. 그런데 호남 지역 언론은 민주당이 잘못하는 일에 대해선 침묵한다. 무조건 현 정부만 비판해대고 민주당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 과연 이것이 진정으로 민주당을 위하는 길일까? 현재 민주당 이재명 당대표는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그에게는 혐의가 여러 개 걸려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1조원에 이르는 성남 대장동 개발 비리다. 그에 대해 이 대표는 책임을 부정한다. 하지만 정영학, 유동규, 남욱, 김만배 등 관련자들이 모두 이 대표가 사업의 결정권자였다고 증언한다. 증거도 많이 나왔다. 따라서 머지않아 이 대표는 구속을 면치 못하리라고 예측된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계속해서 이재명 대표 방탄에만 매달려야 하는가? 사실 최근 민주당이 철저하게 망가지게 된 근본 원인은 이재명 당대표의 구속을 막으려고 온갖 잘못된 일들을 꾸미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이재명 당대표를 손절하는 게 좋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 때의 정의로운 정당으로 거듭 나야 한다. 과거 민주당을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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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월드컵과 웨어러블 장비<IT 이야기> 월드컵과 웨어러블 장비 金在珥(동신대 교수, 공학박사) 카타르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우리나라가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극적으로 이기고 16강에 오른 지난 12월2일 밤의 열기가 추운 겨울 영하의 추위를 아직도 녹여주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스포츠 대회이자 가장 규모가 큰 국제 축구대회인 월드컵은 FIFA(국제축구연맹)가 주관하고 있으며, 1930년 우르과이 월드컵을 시작으로 매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제22회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지구촌의 축제 92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름이 아닌 겨울에, 그리고 아랍 국가에서 열리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한국 가수 최초로 월드컵 공식 주제가를 부르며 우리나라도 월드컵의 열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그렇지만 하마터면 ‘대~한민국 짜잔~짜짠짠’의 붉은 악마 응원을 이번 대회에선 더 이상 볼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을 안고 H조 마지막 대진인 FIFA 랭킹 9위인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우리나라는 FIFA 랭킹 28위이고 우루과이에 비기고 가나에 졌기 때문에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선 것이나 다름없었다. 때문에 우리는 무조건 포르투갈을 꺾고 우루과이가 가나를 이겨주길 바라고 골득실을 따져야 하는 백척간두의 처지가 되었다.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였지만 자정이 지난 삼경에 모든 국민이 잠자리에 들지 않고 태극전사들과 한마음으로 뛰고 응원한 결과 기적이 일어났다. 우리는 포르투갈을 2:1로 꺾고 우루과이는 가나를 2:0으로 승리하여 골득실점 차에서 우루과이를 앞선 한국이 기사회생하여 16강에 진출한 것이다. 선수와 응원하는 국민 염원의 주파수가 공명되어 경이적인 성과를 이루어 냈다고 믿는다. 경기가 끝난 지 수일이 지났건만 종료 직전에 투입된 황희찬 선수가 손흥민 선수의 그림 같은 어시스트를 골로 연결시킨 명장면이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또한 감격적인 역전골을 넣고 상의를 탈의한 체 골세리머니를 펼친 황희찬 선수의 브라탑처럼 생긴 까만 속옷이나 손흥민 선수의 목 뒷부분에 뭔가 혹처럼 튀어나온 것을 본 시청자들은 "저게 뭐지?”하고 궁금해 하였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선수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전자 성능 추적 시스템’(Electronic Performance & Tracking System·EPTS)이라고 불리는 과학 장비이다. EPTS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IT 기기를 탑재한 일종의 조끼로, 회전운동 측정을 위한 가속도 센서·심박 센서 등이 내장되어 있는 웨어러블(Wearable) 기기이다. 웨어러블 장비는 손목 밴드형, 센서 내장형 그리고 스마트 의류가 있는데, EPTS를 통해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이동거리와 속도·활동량 등을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코치진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가 최대로 낼 수 있는 경기력과 현재의 활동량을 비교해가며 선수별 피로 정도나 부상 상태 등의 경기력을 분석하여 보다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EPTS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 국가대표팀이 사용해 큰 효과를 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이와같이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의 경기력이 예전과는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코치진과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이겠지만 EPTS를 활용한 것도 일조했으리라 생각한다. EPTS 외에도 FIFA는 월드컵이 개최될 때마다 다양한 판독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는 골라인 판독 기술인 GLT가 도입된 바 있으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에는 비디오 판독 기술인 VAR이 도입되기도 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인 SAOT가 도입됐다고 한다. 말하자면 첨단 IT기술을 이용하여 심판의 육안 판정 오류를 최대한 보정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비대면 환경이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세를 촉진시키고 있다. 미국의 정보 기술 연구 및 자문 회사인 가트너(Gartner, Inc.)에 따르면, 전 세계 웨어러블 시장 규모는 매년 20~30%씩 증가해 2023년 87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하여 국내의 웨어러블 기기 관련 업체, 학계 그리고 체육 협회 모두가 합심하여 우리 선수들에게 최적인 장비의 개발을 기대한다. 그리하여 16강이 아니라 결승에서 ‘대~한민국’을 목청껏 포효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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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위드 코로나, 위드 마스크<아테나> 위드 코로나, 위드 마스크 노운서(논설위원, 교육학박사) 정부는 7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시점을 이르면 내년 1월, 늦어도 3월로 제시하고 있어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가 임박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에 대한 미국을 비롯한 많은 연구진들은 마스크 착용만이 과학적이고 가장 확실한 방역이라고 못 박아 말하고 있다. 그러니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과학적 상징이 돼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낯설었던 용어는 코로나와 함께 우리 삶에 언제까지 정착할 것인가? 미국의 문화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T. Hall, 1966년)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접근학(proxemics)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고 인간관계에 따라 다음 4가지로 나누었다. 1. 친밀한 거리(0~46㎝): 가족이나 연인 등 상호신뢰를 담보로 위로와 사랑 등을 나누는 거리 2. 개인적 거리 (46 cm∼120㎝) : 친구, 직장, 교회, 학교 등 동료들과 유지하는 거리 3. 사회적 거리(120~360㎝): 각종 모임, 배달원, 식당에서 타인과 유지하는 거리 4. 공공적 거리 (360㎝ 이상) : 대중들 앞에서 연설할 때 편안하게 느끼는 거리이다. 그러니까 사회적 거리는 사회생활 관계 유지에 필요한 조정 거리인 셈이다. 친할수록 가깝게 거리를 좁히며 상대로부터 위로와 사랑을 느끼며 살아간다. 부부지간의 경우 상대의 눈빛과 입 모양 목소리 등을 들으며 친밀감을 쌓기도 하고 경계를 쌓기도 하기에 물리적 거리는 0이 될 수도 있지만 시시콜콜 간섭하고 잦은 시비의 부부의 경우 심리 사회적 거리는 46m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사무적이고 기계적 관계 유지는 필요시만 접근하기에 사회적 거리는 멀어진다. 위 구조를 코로나19 전염과 연관 지어 보면 사실 4가지 모두 방역 당국에서 주의를 당부하는 사회적 거리에 해당한다. 가족도 코로나에 걸리면 방 하나를 봉쇄하니까. 그런데 이 사회적 거리를 한 방에 제압할 수 있는 것은 ‘위드 마스크’임이 밝혀졌다. 이제 사람들은 코로나를 피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적응기제로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를 필수로 꼽고 있으며 일상화되었다. 식당에서 밥 먹을 때도 테이블 건너뛰어 앉기를 눈치껏 실천한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 시대와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는 세계인들은 물리적 공간의 사회적 거리는 멀리하면서 인간에 유익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중 큰 변화는 비대면 택배의 증가, 온라인 강의, 재택근무 등 물리적 공간 없는 사회관계망, 비대면거래 등으로 신개념인 융통성 있는 사회적 거리를 이루며 생활한다. 무엇보다 감기처럼 ‘위드 코로나’의 선택은 필연적 선택이었다. 그러나 변화의 물결을 거부하면 쓰나미급 물결이 올 수 있다. 엄격한 통제 사회인 중국에서 코로나의 과도한 방역 통제, 봉쇄 조치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지난달 25∼27일 일어나자 중국당국에서도 마침내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이는 과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코로나 3년이 지나도록 지속됨으로써 대중들이 인내심 한계를 보인 것이다. 최대 인구를 지닌 중국당국의 고육지책이었던 ‘나홀로 제로 코로나’의 종식 선언은 전염병에 대한 무지와 국민의 삶과 바램을 무시한 지도자의 오만방자한 과신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코로나를 이기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백신 개발에 치료제 개발 등등 활발했다. 그러나 가장 쉽고 물리적인 방법인 마스크 착용이 확실하고 과학적인 예방이라는 점을 알아냈다. 비록 상대로부터의 정보 파악은 콧등 위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 불편을 감내하며 적응하는 신인류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충청도 일각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의 움직임이 있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의 경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장소에 따른 마스크 탈부착을 스스로 결정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유지 지속해야 할 것이다. 위드 마스크는 가장 과학적이고 안전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주는 또 하나의 변화 조짐은 인구 과밀의 거대 도시에서 교외 주거를 위해 떠나는 현상이다. 이 또한 코로나 인류가 이룬 사회적 거리두기의 특징적인 현상이다. 카타르 월드컵 개최와 집단 응원을 보면 코로나 사태가 세계적으로 끝나가는 국면인 듯하다. 하지만 올여름 방역 규제를 풀고 해외 관광객을 대거 받았던 태국의 경우 경기는 빠르게 회복했으나 코로나가 다시 번져 태국 정부는 방역 강화를 검토한다는 소식은 코로나의 실체를 웅변해준다. 인간들은 자연을 개발하며 동물들의 은신처를 훼손했다. 각종 동물과 함께 생활하거나 식용화하는 과정에서 동물과의 사회적 거리는 한층 밀접해 있다. 아시다시피 코로나를 비롯한 많은 병균들이 동물에서 전염된 경우가 많다. 이제 그들을 다시 그들의 고향으로 돌려보내 주는 것이 아름다운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작은 아닐는지, 그것이 인류가 머뭇거리지 않아야 할 진정한 ‘위드 코로나’를 의미하는 건 아닌지 자문하게 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