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빗방울이 무겁다면 저렇게 매달릴 수 없지 가벼워야 무거움을 뿌리치고 무거움 속내의 처절함도 훌훌 털고 저렇게 매달릴 수 있지 나뭇가지에 매달리고 나뭇잎에 매달리고 그래도 매달릴 곳 없으면 허공에라도 매달리지 이 몸도 수만 리 마음 밖에서 터지는 우레 소리에 매달렸으므로 앉아서 매달리고 서서 매달리고 무거운 무게만큼 쉴 수 없었던 한 생애가 아득하지 빗방울이 무겁다면 저렇게 문장이 될 수 없지 그래서 빗방울은 아득히 사무치는 문장이지 허형만 시인
지난 49호에 이어서 그래서 한두 가지 방법으로는 완벽한 이해가 불가능하기에 인접 학문 분야의 지식이나 이론들과 작품을 관련시켜 설명하는 방법들이 요구된다. 그때 어느 학문의 도움을 받았느냐에 따라 특정 방법론이 형성된다. 여기에는 ①역사․전기(歷史․傳記)비평(외재적 방법) ② 형식주의(形式主義)비평(내재적 방법) ③ 구조주의(構造主義)비평 ④ 탈구조주의(脫構造主義)비평 ⑤ 사회주의(社會主義, 이데올로기)비평 ⑥ 심리주의(心理主義)비평 ⑦신화․원형(神話原型)비평 ⑧독자중심비평 ⑨페미니즘비평 ⑩문화 연구 등이 있다. 그러나 이상...
완벽한 사람은 바라지 말라 어차피 애초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다 시도 마찬가지여서 완벽한 시를 바라지 말라 태초 말씀이 있어 그 말씀이 시로 몸을 바꾸었을 뿐 애초부터 완벽한 시는 존재하지 않았다 완벽한 시를 갈망하고 있는가 틈새 없는 사람은 인간미가 없듯 틈새 없는 시는 감동이 없다 시를 쓴다는 일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만큼 힘들다는 사실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묻는다 평생 잊지 못할 사람 한 사람쯤 있는지 생의 마지막에 들려줄 눈물겨운 시 한 편쯤 있는지 허형만 시인
은율탈춤 예능보유자 박일흥 선생의 "황해도 배뱅이굿” 완창 공연
허형만 시인 산 설고 물설고 낯도 선 땅에 아버지 모셔 드리고 떠나온 날 밤 얘야! 문 열어라! 잠결에 후다닥 뛰쳐나가 잠긴 문 열어젖히니 찬바람 온몸을 때려 꼬박 뜬 눈으로 날을 샌 후 얘야! 문 열어라! 아버지 목소리 들릴 때마다 세상을 향한 눈의 문을 열게 되었고 아버지 목소리 들릴 때마다 세상을 향한 눈의 문을 열게 되었고
윤창식 한풍일과 윤미선은 한마을에서 나고 자란 동갑내기다. 풍일과 미선은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는 고만고만했으나 풍일은 그림에 소질이 있었고 미선은 글짓기를 잘했다. 봄날이면 둘은 마을 언덕배기에 앉아서 각기 자기 소질 대로 화가와 선생님의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다짐하곤 하였다. 풍일은 미선이의 미소가 하얀 삐비꽃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늘 붙어다니던 두 친구는 중학교를 마친 후 윤미선은 K시 J여고에 진학하였으나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던 한풍일은 가정 형편 때문에 고교에 다니지 못하고 청자가마터 화공(火工) 보조로 가게 되었다....
마음을 여는 시 빈 산 허형만 시인 새 한 마리 날지 않아도 바람의 머리칼 선명하다 흰 구름이 산허리를 살며시 감싸 안은 게 퍽 조심스러워 보인다 알몸의 나무들도 아주 미세하게 가냘픈 숨결로 온몸을 떤다 겨울 산은 떨림으로 가득하다 떨림이 있어 우주가 존재한다
마음을 여는 시 1월의 아침 허형만 시인 세월의 머언 길목을 돌아 한줄기 빛나는 등불을 밝힌 우리의 사랑은 어디쯤 오고 있는가. 아직은 햇살도 떨리는 1월의 아침 뜨락의 풀뿌리는 찬바람에 숨을 죽이고 저 푸른 하늘엔 새 한 마리 날지 않는다. 살아갈수록 사람이 그리웁고 사람이 그리울수록 더욱 외로워지는 우리네 겨울의 가슴, 나처럼 가난한 자 냉수 한 사발로 목을 축이고 깨끗해진 두 눈으로 신앙 같은 무등이나 마주하지만 나보다 가난한 자는 오히려 이 아침 하느님을 만나 ...
마음을 여는 시 파도 허형만 시인 파도를 보면 내 안에 불이 붙는다. 내 쓸쓸함에 기대어 알몸으로 부딪치며 으깨지며 망망대해 하이얗게 눈물꽃 이워내는 파도를 보면 아, 우리네 삶이란 눈물처럼 따뜻한 희망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