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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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악 서평> 검사가 가정 주부?<남악 서평> 검사가 가정 주부? 김현철(초당대 교수, 철학박사) 『헌법의 풍경: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개정증보판 김두식 저 | 교양인 | 2011년 12월 26일 초판이 출간되던 해인 2004년에 한국백상출판문화상 교양 부분 저술상을 받았고,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임기 중에 직접 구입해서 읽고 ‘민주주의의 정수를 이야기한 책’으로 추천했을 정도의 책, 그리고 ‘지난 10년 최고의 책’으로 <오마이뉴스>에 의해서 선정될 정도의 책! 바로 『헌법의 풍경: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이다. 이 책의 개정증보판은 2011년 출간되었다. 이 책의 훌륭함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된 내용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기에 이 지면에서 따로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이 코너가 주로 책을 소개하는 형식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보다 더 큰 의도가 있다. 그 의도란 저자 김두식씨를 소개하는 것과 더불어, 이 책을 통하여 검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갖자는 의미도 있다. 책의 내용이야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이런저런 글들을 읽으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인 김두식은 현재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며, 한동대학교에서도 교직생활을 하였다. 고려대 법대에서 공부하고, 코넬 법과대학원을 졸업했다. 이 사이의 기간에 검사 생활을 2년 하였지만, 곧 그만둔다. 그가 검사 생활을 그만둔 이유는, 요즘의 뉴스들을 통해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한국 검사사회의 그 특별하고 유별난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수사관으로서 검사는 한 인간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서 도·감청을 해야 할 상황이 있다. 하지만 24시간 특정인을 감시하고, 피의자의 모든 대화를 도청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당사자는, 보아야 할 것과 보지 말아야 할 것, 들어야 할 것과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들음으로 인해서 스스로 망가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한 인간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었다고 생각했을 때 느끼게 되는, 예를 들면 ‘환멸’과 같은 감정은 도·감청을 하는 주체의 인간성을 파괴 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도·감청 주체는 모든 곳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됨으로써 스스로 망가지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몰래카메라가 항상 결정적인 순간에 그 게임을 멈추는 이유와도 비슷하다. 더 이상 그 모습을 지켜봄으로써 망가지게 되는 우리 모두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고문으로 인해서 망가지는 사람은 고문당하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고문하는 주체 역시 포함되며, 폭력으로 인해서 망가지는 사람은 폭력의 피해자뿐만이 아니라 폭력의 가해자 역시 해당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권력 역시 마찬가지이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지닌 것처럼 ‘횡포’를 부릴 수는 있지만, 그런 권력을 다룰 수 있는 다른 능력들이 향상되지 못한다면, 오히려 그것으로 인하여 자신이 파괴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다른 이야기가 길어졌다. 저자 이야기를 계속하자. 그의 삶의 또 다른 2년이라는 공백 기간이 존재한다. 그 공백 기간에 필자는 그를 만났다. 그 기간은, 소위 ‘전업주부’의 삶이었다. 공부를 위해서 미국 유학을 떠나는 부인,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그의 딸을 돌보았던 2년의 삶이었다. 밥하고 빨래하는 일, 그리고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도 하지 않은 딸을 유치원이며 이곳저곳에 바래다주는 일에 그의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다. 밥하고 빨래하고 주부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필자에게는 부러움 그 이상의 경이로움으로 다가왔다. 이런 그의 삶의 모습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요즘 젊은 사람에게는 이것이 뭐가 그리 특별한 것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어찌 되었던 그 당시에는 이런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러한 그의 삶의 태도는 법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쉽게 풀어쓴 이 책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가정생활과 신앙생활에서와 마찬가지로 그의 글쓰기는 진솔하며 가식이 없다. 이 책의 부제가 말해주고 있듯이, 잃어버린 헌법, 잃어버린 가치를 회복시키고자 하는 그의 노력, 예를 들면 그가 체험한 법조계의 가려진 부분으로서, 이쪽 세계에서 만연된 태도를 지적하는 그의 글쓰기에, 삶에서 그의 태도를 반영하는 솔직하고 겸손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여기에 학생들의 논술교재에 쓰일 정도로 논리적인 글쓰기 방식이 첨가된다. 법학이라는 분야에 문외한인 필자로서는 알 수 없으나, 법조계에 만연해있던 전문가주의를 내던지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 이야기를 모범적으로 담아낸, 법학이라는 전문 분야의 글쓰기 방식을 바꾼 최초의 책으로 평가 받고 있는 책, 인간의 기본적인 가치의 중요함을 쉽고도 진솔한 언어로 표현해 낸 이 책, 읽은 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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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하얀 눈, 두 얼굴의 야누스<IT 이야기> 하얀 눈, 두 얼굴의 야누스 金在珥(동신대학교 명예교수, 공학박사) 지난 연말 22일부터 24일까지 호남지역에 폭설이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전북 순창의 경우 63.5㎝를 기록했으며 광주지역도 40cm나 내렸다고 한다. 이는 기상청이 적설량을 관측한 지난 1939년 이후 3번째로 많이 내린 매우 보기 드문 사례라고 한다. 이같이 많은 눈이 내리자 농가와 축산 분야 시설하우스의 파손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작물의 냉해와 양식장 피해 그리고 상수도 시설 동파신고도 많았단다. 잠정적으로 집계된 호남지역의 재산 피해는 20여 억원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만큼 피해 신고·조사가 마무리되면 그 피해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폭설의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도로에 얼음 막이 생기는 블랙아이스(Black Ice) 현상으로 각종 교통사고가 속출했다. 하지만 도로 제설작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동이 많은 연말연시에 시민과 운전자들의 불편이 컸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2021년) 발생한 눈길 고속도로 사고는 모두 103건으로 12명이 숨졌다. 치사율은 평균 11%로 전체 고속도로 사고 9.5%보다 높았다. 한국도로공사가 매년 겨울철 눈과의 전쟁을 치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며, 지난달 15일부터 3월15일까지를 고속도로 특별 제설대책 기간으로 정했다. 최근 3년간 평균 사용량의 138%에 해당하는 염화칼슘 2만 3000t과 소금 17만 3000t을 준비했으며, 1000대의 제설 장비와 2300여명의 인력도 동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도로의 인도와 골목길에서는 미끄러져 넘어지는 낙상사고도 빈번히 발생했다. 폭설이 내리면 주요 도로와 위험한 도로부터 제설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 집 앞 도로는 눈이 얼기 전에 시민 스스로 치우는 희생과 봉사 정신이 필요하다. 폭설이 내린 지 2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도로 곳곳에 치우지 않고 녹지 않은 얼음 눈이 사고 위험으로 도사리고 있다. 하얀 눈이 퍼얼 펄 내리면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은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어 설레이게 된다. 그런데 현대인의 발이 된지 오래인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그 순백의 아름다운 눈이 원망스럽게 된다. 필자는 강원도에서 군 생활을 하면서 무던히도 제설작업을 많이 한 경험이 있다. 가을이 되면 모든 부대원들이 산에 가서 싸리나무를 베어 가지고 와서 겨울동안 제설작업에 사용할 빗자루를 만드는 동시에 나무 넉가래를 넉넉하게 만들어 놓고 겨울철에 눈이 내리면 막사 주변과 도로를 즉시 제설작업을 해야 했다. 젖은 작업화를 말릴 새도 없이 다시 신고 작업을 해야 해서 동상 걸린 전우들도 있었다. 전역 이후엔 눈이 오면 또다시 천진난만한 아이들처럼 좋아했으나 운전을 시작한 중년부터는 순백의 하얀 설경은 좋은데 자동차의 눈길 사고에 대한 걱정으로 이중적인 감상을 갖게 되었다. 요즘은 눈 쌓인 도로에 제설차가 다니면서 염화칼슘을 뿌리는 것은 낯익은 풍경이다. 또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눈이 올 기미만 보이면 관리사무소 직원이나 경비원이 염화칼슘을 뿌리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염화칼슘이 눈 덮인 도로에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 것일까. 염화칼슘은 고체 상태에서도 주변 공기가 머금은 습기를 빨아들여 스스로 녹는 조해성(潮解性)이 있다. 즉 염화칼슘을 길 위에 뿌리면 일단 주변 공기에 있는 수증기를 빨아들여 스스로 녹으면서 염화칼슘 수용액이 된다. 이 염화칼슘 수용액이 얼음과 닿으면서 얼음을 녹이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되면 염화칼슘 수용액과 합쳐져서 어는점 효과를 보게 된다. 웬만해서는 다시 얼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염화칼슘은 차량 부식을 심하게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는 한편 –10℃~0℃의 조건에서는 소금(염화나트륨)의 제설 효과가 더 클 수도 있고, 미끄럼 방지 효과도 필요해서 실제 제설작업 시에는 소금과 모래를 함께 섞어서 뿌리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하면 도로에 쌓인 눈이 대개는 수 시간 내에 녹지만 지난 연말은 100년에 한 차례 있을까 말까 한 눈 폭탄이 짧은 시간에 쏟아진 탓에 각 지자체와 방재 당국은 제설작업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또한 각 지자체는 제설작업 여파로 발생하고 있는 포트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 보수 작업도 벌이고 있다. 이러한 도로 위에 발생한 작은 구멍인 포트홀을 피하지 못하고 자동차가 지나가게 될 경우, 접촉 사고의 위험이 높을 뿐 만 아니라 타이어의 휠이 파손되거나 쇼크업소버(쇼바)가 손상될 수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시설물 부식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염화칼슘에 비해 친환경적인 방법으로써 도로에 열선을 매설하는 스노우멜팅(Snowmelting) 시스템을 제설 취약 구간에 확대 설치했으면 한다. 제설기를 이용한 밀어내기와 제설제 살포기를 통한 녹이기 위주인 현재의 제설작업으로는 폭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미국의 많은 도시들이 위성항법장치인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을 이용하여 효율적으로 제설을 하고 있음에 유의하여 시급히 첨단 제설 방법에 대한 연구와 대책을 서둘러야 하겠다. 눈은 신기하게도 어린애의 마음으로 돌아가게 하는 마법의 힘이 있지만, 자칫 눈길 사고로 큰 불행을 안겨주는 야누스의 얼굴을 갖고 있다. 안전하고 빠른 제설대책을 마련하여 하얀 눈이 내리면 사고 걱정없이 동심의 세계에서 겨울의 낭만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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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선운사 도솔암<아테나> 선운사 도솔암 노운서(논설위원, 교육학박사) 중학교 때 수학여행을 서울로 갔었다. 개구리 울음소리 들으며 논둑길로 학교 다니던 시골 소녀가 서울에서 느낀 첫인상은 흐르는 네온사인에 놀라고 요란 혼란 복잡함의 기억이었다. 그 후 성인이 되어서도 서울의 지하철 노선을 몰라 반대 방향으로 달리다 일정을 망치거나 셔츠깃이 금방 까매지는 것 등으로 재차 입력해 둔 것은 ‘서울은 사람 살 곳 못 된다’였다. 공간 감각이 둔하고 소심한 데다 느린 성격 탓에 이솝 우화의 여우처럼 신 포도를 탓했던 것이다. 하지만 고은 시인의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라는 시가 함의하는 것처럼 어릴 때 보이지 않던 ‘자연이 주는 좋은 느낌’을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야 그것이 보이는 것을 어쩌랴. 그리고 이 글을 쓰도록 종용하는 것을… 어릴 적 내가 사는 마을에서 선운사까지는 몇십 리였을까? 선운사는 우리들의 단골 소풍지로 아침에 출발해서 점심 먹을 시간에야 도착하도록 매번 걸어서 갔었다. 꽤 높은 산을 넘으면 내리막에 있는 도솔암을 지나 좁은 산길을 걸어 선운사 큰절에 당도하곤 했다. 그때의 도솔암은 너무나 고즈넉한 곳이었다. 도솔암자는 우람한 산과 바위틈에 다소곳이 엎드려 있는 오두막이었다. 격자의 창호지 문에 햇살 비치고 인기척 대신에 다람쥐가 쪼르륵 내 달리는 산바람이 사는 곳이었다. 어느 가을 소풍 때였지 싶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의 여승이 햇살에 앉아 가을걷이를 말리는 모습은 지금도 신비롭고 눈에 선하다. 시간이 흘러 광주로 시집와서 정신없이 살다 그런 도솔암을 못 잊어 옛 지인들과 도솔암에 오르기로 했다. 녹음이 시작되는 지난 5월 선운사 옛길을 걷는데 푸른 나무숲 사이로 승용차가 쌩하고 지나갔다. 우리 일행은 "아! 여기까지 개발의 불도저가 왔구나”라며 탄식했다. 선운사에서 템플스테이를 모집한다는 플래카드를 발견하고 숲속 승용차 길에 대해 이해했다. 그러나 숲의 가슴에 길을 낸 것 같은 우리들 가슴만큼은 산골의 싱그런 풍경과 느림에 익숙한 시골 사람의 DNA이거나 혹은 개인 선호적 편향일 수 있음은 부인할 길이 없었다. 변화를 거부하거나 템플스테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운사 입구 주차장에서 템플스태이 장소까지 그리 멀지 않기에 주차장에서 숲길을 걸어 숙소까지 걷는 것부터 수행의 여정에 넣어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나무들의 숨통에 매연을 채우면서 인간의 편리만 위하는 것이 템플스테이 활성화 유치를 위한 스님들 발상이 아니라면 말이다. 필자가 뇌피셜이란 비난을 받더라도 세속인 비위나 맞추며 수행이라는 허울에 가두는 사탕발림처럼 느껴진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씁쓸한 맘으로 도솔암에 올랐을 때 또 한 번 실망했다. 그 작고 소박한 도솔암자의 자태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암자를 품었던 산과 절벽 바위는 단청이 화려한 고대광실 절간에 기죽어 있었다. 절 크기는 본당으로 충분한데, 암자로서 명분이 사라져 버렸다. 도솔암 마당과 선운사 큰절 앞마당에는 오색의 화려한 연등들이 마당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그동안 스님들이 배곯이라도 했다는 듯 절간에서 경제학이 너울거렸다. 부처의 고요함은 실종이었다. 도시의 네온 불빛을 닮은 연등 대신 오히려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등불을 밝히고 석가탄신 예불을 올린다면 다른 절과 차별화도 되고 신도들 마음 등불도 자연스럽지 않을까 한다. ‘더 크고 더 화려하게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들게’의 속내에는 정신보다 물질추구가 숨어 있다. 같은 맥락에서 각 지방의 관광지를 돌아보면 너나 할 것 없이 크고 조잡한 조형물들이 그곳의 자연스러운 정서를 압도하거나 심지어는 흉물스러운 곳도 있었다. 자치단체장들이 실적 쌓기를 위한 온갖 전시행정을 남발하는 업적은 출렁다리에서도 드러난다. 대한민국의 강이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출렁다리를 만들어 놓았다. 전국 150개 출렁다리가 허송세월하며 출렁이고 있다 한다. 해상 케이블카도 길이를 다투며 전국 성업 중(?)이니 지방자치 행정은 베끼기로 획일화된 곳이 너무 많다. 이런 졸속행정 방지를 위한 지방자치를 지양하려면, 주민들을 계도하고 의견의 방향을 선한 곳으로 이끌어 주고 지역 활성화를 위한 질 높은 계획을 강구하고 실천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지자제의 지도자는 관련 분야의 능력 있는 전공자를 섭외해 많은 협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획자의 이름을 걸고 그 고장 고유의 자연과 역사 문화가치를 보전하되 독특한 창조적 개발을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이 자릴 빌어 심덕섭 고창군수께서 유치(誘致)한 ‘생태관광치유 문화 도시사업’ 추진 시에는 선운사를 비롯한 고창의 자연생태를 최대한 살려 후손들의 힐링 유산을 개발한다는 관점에서 사업이 진행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밝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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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작은 갤러리내 안의 작은 갤러리 김봉임 수필가 뽕나무밭이 변하여 푸른 바다가 된다는, 세상의 모든 일이 덧없이 ‘변화무상’함을 비유해주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과도 같이 정말 다사다난했던 임인년 호랑이해가 저물고 드디어 2023년이 밝았다. 창밖에는 싸늘한 겨울바람이 금방이라도 함박눈을 몰고 와 온 누리에 뿌려줄 기세여서 세상 사이에 있는 수많은 현상의 삼라만상(森羅萬象)들을 일거에 하얗게 덮어 버리려는 듯하다. 그리고 으레 연말이 되면 사람들은 묵은해를 하얀 눈과 함께 평안히 마무리하려고 귀소본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지난 동짓날에는 내가 직접 농사지은 팥으로 동지 죽을 만들면서 덧없이 지나간 임인년 한 해의 삶이 담긴 작은 갤러리를 둘러보았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내가 무슨 대단한 화랑이라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내게는 작은 건물이 하나 있어서 아래층은 세를 내주고 윗층에서 산다. 거실에는 이런저런 작품들로 가득하다. 내 삶의 공간의 작은 화랑이지만 시서(詩書)가 담긴 그림들이 나란히 가지런히 붙어있다. 갤러리의 관객은 거의 나 혼자뿐이다. 혼자서 구경하고 혼자서 대화를 한다. 그래도 내가 직접 그린 그림들을 바라보노라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어느새 팥죽이 김을 모락모락 피우고 있다. 그 옆으로는 팥으로 만든 시루떡이 있고 메밀묵과 잘 익은 홍시가 있다. 이 정도면 연말 최후의 만찬으로는 손색이 없다. 어머니 살아생전에 내가 초등학교 다닐 어린 시절에는 동짓날이면 어머니는 옹기그릇에 팥죽을 하나 가득 담아서 장독대 위에 올려 두셨다. 집에 잡귀를 몰아내고 액 막음을 하려는 의도였으리라. 그런데 그 시절 나는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놀다 보면 왜 그리 빨리 배가 고파지는지 어머니가 올려 준 팥죽을 친구들과 먹어 치워버리곤 했다. 요즘에야 먹고 마실 것들이 지천에 가득하지만 그 당시는 팥죽 마냥 달콤하면서도 맛난 음식은 찾아보기 힘들 때였다. 내 작은 방 갤러리에 붙여진 그림들을 세세히 들여다 본다. 지난 임인년 1월에 그린 호랑이가 복주머니를 입에 물고 나를 빤히 쳐다보며 웃고 있다. 그 옆에 2월에 대보름에 그린 묵화는 부럼을 입에 문 까치들이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에 둥지를 맴돌며 입춘대길과 가화만사성을 염원하는 그림이다. 그리고 3번째 동백나무 그림을 빨강·노랑·초록 단색의 삼원색으로 매치가 되어 정열과 생동감이 매력적으로 돋보인다. 이어서 4번째 매화나무와 살구나무는 10년 전쯤에 무안 5일장에 들러 묘목을 사다가 심었더니 매화꽃 살구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기에 화폭에 담아 벽에 붙였지만, 나중에 열매들을 수확하려 밭에 가 보면은 벌레들이 재앙을 부려 나무 밑에 낙과가 수북해 매화 살구 열매는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다. 살구나무 옆으로 5월 난초, 6월 보리밭과 대나무 그림, 7월 무궁화, 8월 소나무를 멋들어지게 그려 붙이고 9월 국화와 10월 언덕 위의 수수밭 그림도 함께 붙여 놓았다. 이어서 11월에 그린 단풍나무를 벽에 나란히 붙이면서 올 1월부터 그린 그림을 세어보았더니 23점이나 그림들이 붙어있다. 12월의 마지막 설경을 붙이면 24점의 내 안의 갤러리가 나의 삶의 질을 넓혀주고 있다. 옛말에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지적인 글귀를 위안 삼아 내일 인류 종말이 올지언정 나는 오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인생의 끝자락에서 머릿속에 녹슬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목포시청에서 주관하는 <목포역사 이야기> 마지막 강좌도 이제 끝났다. 임인년을 보내는 막바지 길목에서 내 안의 갤러리 24점을 추억으로 남기면서 그림 속의 호랑이와 마지막 인사를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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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월드컵과 웨어러블 장비<IT 이야기> 월드컵과 웨어러블 장비 金在珥(동신대 교수, 공학박사) 카타르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우리나라가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극적으로 이기고 16강에 오른 지난 12월2일 밤의 열기가 추운 겨울 영하의 추위를 아직도 녹여주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스포츠 대회이자 가장 규모가 큰 국제 축구대회인 월드컵은 FIFA(국제축구연맹)가 주관하고 있으며, 1930년 우르과이 월드컵을 시작으로 매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제22회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지구촌의 축제 92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름이 아닌 겨울에, 그리고 아랍 국가에서 열리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한국 가수 최초로 월드컵 공식 주제가를 부르며 우리나라도 월드컵의 열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그렇지만 하마터면 ‘대~한민국 짜잔~짜짠짠’의 붉은 악마 응원을 이번 대회에선 더 이상 볼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을 안고 H조 마지막 대진인 FIFA 랭킹 9위인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우리나라는 FIFA 랭킹 28위이고 우루과이에 비기고 가나에 졌기 때문에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선 것이나 다름없었다. 때문에 우리는 무조건 포르투갈을 꺾고 우루과이가 가나를 이겨주길 바라고 골득실을 따져야 하는 백척간두의 처지가 되었다.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였지만 자정이 지난 삼경에 모든 국민이 잠자리에 들지 않고 태극전사들과 한마음으로 뛰고 응원한 결과 기적이 일어났다. 우리는 포르투갈을 2:1로 꺾고 우루과이는 가나를 2:0으로 승리하여 골득실점 차에서 우루과이를 앞선 한국이 기사회생하여 16강에 진출한 것이다. 선수와 응원하는 국민 염원의 주파수가 공명되어 경이적인 성과를 이루어 냈다고 믿는다. 경기가 끝난 지 수일이 지났건만 종료 직전에 투입된 황희찬 선수가 손흥민 선수의 그림 같은 어시스트를 골로 연결시킨 명장면이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또한 감격적인 역전골을 넣고 상의를 탈의한 체 골세리머니를 펼친 황희찬 선수의 브라탑처럼 생긴 까만 속옷이나 손흥민 선수의 목 뒷부분에 뭔가 혹처럼 튀어나온 것을 본 시청자들은 "저게 뭐지?”하고 궁금해 하였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선수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전자 성능 추적 시스템’(Electronic Performance & Tracking System·EPTS)이라고 불리는 과학 장비이다. EPTS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IT 기기를 탑재한 일종의 조끼로, 회전운동 측정을 위한 가속도 센서·심박 센서 등이 내장되어 있는 웨어러블(Wearable) 기기이다. 웨어러블 장비는 손목 밴드형, 센서 내장형 그리고 스마트 의류가 있는데, EPTS를 통해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이동거리와 속도·활동량 등을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코치진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가 최대로 낼 수 있는 경기력과 현재의 활동량을 비교해가며 선수별 피로 정도나 부상 상태 등의 경기력을 분석하여 보다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EPTS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 국가대표팀이 사용해 큰 효과를 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이와같이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의 경기력이 예전과는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코치진과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이겠지만 EPTS를 활용한 것도 일조했으리라 생각한다. EPTS 외에도 FIFA는 월드컵이 개최될 때마다 다양한 판독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는 골라인 판독 기술인 GLT가 도입된 바 있으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에는 비디오 판독 기술인 VAR이 도입되기도 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인 SAOT가 도입됐다고 한다. 말하자면 첨단 IT기술을 이용하여 심판의 육안 판정 오류를 최대한 보정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비대면 환경이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세를 촉진시키고 있다. 미국의 정보 기술 연구 및 자문 회사인 가트너(Gartner, Inc.)에 따르면, 전 세계 웨어러블 시장 규모는 매년 20~30%씩 증가해 2023년 87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하여 국내의 웨어러블 기기 관련 업체, 학계 그리고 체육 협회 모두가 합심하여 우리 선수들에게 최적인 장비의 개발을 기대한다. 그리하여 16강이 아니라 결승에서 ‘대~한민국’을 목청껏 포효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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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위드 코로나, 위드 마스크<아테나> 위드 코로나, 위드 마스크 노운서(논설위원, 교육학박사) 정부는 7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시점을 이르면 내년 1월, 늦어도 3월로 제시하고 있어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가 임박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에 대한 미국을 비롯한 많은 연구진들은 마스크 착용만이 과학적이고 가장 확실한 방역이라고 못 박아 말하고 있다. 그러니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과학적 상징이 돼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낯설었던 용어는 코로나와 함께 우리 삶에 언제까지 정착할 것인가? 미국의 문화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T. Hall, 1966년)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접근학(proxemics)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고 인간관계에 따라 다음 4가지로 나누었다. 1. 친밀한 거리(0~46㎝): 가족이나 연인 등 상호신뢰를 담보로 위로와 사랑 등을 나누는 거리 2. 개인적 거리 (46 cm∼120㎝) : 친구, 직장, 교회, 학교 등 동료들과 유지하는 거리 3. 사회적 거리(120~360㎝): 각종 모임, 배달원, 식당에서 타인과 유지하는 거리 4. 공공적 거리 (360㎝ 이상) : 대중들 앞에서 연설할 때 편안하게 느끼는 거리이다. 그러니까 사회적 거리는 사회생활 관계 유지에 필요한 조정 거리인 셈이다. 친할수록 가깝게 거리를 좁히며 상대로부터 위로와 사랑을 느끼며 살아간다. 부부지간의 경우 상대의 눈빛과 입 모양 목소리 등을 들으며 친밀감을 쌓기도 하고 경계를 쌓기도 하기에 물리적 거리는 0이 될 수도 있지만 시시콜콜 간섭하고 잦은 시비의 부부의 경우 심리 사회적 거리는 46m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사무적이고 기계적 관계 유지는 필요시만 접근하기에 사회적 거리는 멀어진다. 위 구조를 코로나19 전염과 연관 지어 보면 사실 4가지 모두 방역 당국에서 주의를 당부하는 사회적 거리에 해당한다. 가족도 코로나에 걸리면 방 하나를 봉쇄하니까. 그런데 이 사회적 거리를 한 방에 제압할 수 있는 것은 ‘위드 마스크’임이 밝혀졌다. 이제 사람들은 코로나를 피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적응기제로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를 필수로 꼽고 있으며 일상화되었다. 식당에서 밥 먹을 때도 테이블 건너뛰어 앉기를 눈치껏 실천한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 시대와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는 세계인들은 물리적 공간의 사회적 거리는 멀리하면서 인간에 유익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중 큰 변화는 비대면 택배의 증가, 온라인 강의, 재택근무 등 물리적 공간 없는 사회관계망, 비대면거래 등으로 신개념인 융통성 있는 사회적 거리를 이루며 생활한다. 무엇보다 감기처럼 ‘위드 코로나’의 선택은 필연적 선택이었다. 그러나 변화의 물결을 거부하면 쓰나미급 물결이 올 수 있다. 엄격한 통제 사회인 중국에서 코로나의 과도한 방역 통제, 봉쇄 조치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지난달 25∼27일 일어나자 중국당국에서도 마침내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이는 과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코로나 3년이 지나도록 지속됨으로써 대중들이 인내심 한계를 보인 것이다. 최대 인구를 지닌 중국당국의 고육지책이었던 ‘나홀로 제로 코로나’의 종식 선언은 전염병에 대한 무지와 국민의 삶과 바램을 무시한 지도자의 오만방자한 과신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코로나를 이기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백신 개발에 치료제 개발 등등 활발했다. 그러나 가장 쉽고 물리적인 방법인 마스크 착용이 확실하고 과학적인 예방이라는 점을 알아냈다. 비록 상대로부터의 정보 파악은 콧등 위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 불편을 감내하며 적응하는 신인류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충청도 일각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의 움직임이 있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의 경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장소에 따른 마스크 탈부착을 스스로 결정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유지 지속해야 할 것이다. 위드 마스크는 가장 과학적이고 안전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주는 또 하나의 변화 조짐은 인구 과밀의 거대 도시에서 교외 주거를 위해 떠나는 현상이다. 이 또한 코로나 인류가 이룬 사회적 거리두기의 특징적인 현상이다. 카타르 월드컵 개최와 집단 응원을 보면 코로나 사태가 세계적으로 끝나가는 국면인 듯하다. 하지만 올여름 방역 규제를 풀고 해외 관광객을 대거 받았던 태국의 경우 경기는 빠르게 회복했으나 코로나가 다시 번져 태국 정부는 방역 강화를 검토한다는 소식은 코로나의 실체를 웅변해준다. 인간들은 자연을 개발하며 동물들의 은신처를 훼손했다. 각종 동물과 함께 생활하거나 식용화하는 과정에서 동물과의 사회적 거리는 한층 밀접해 있다. 아시다시피 코로나를 비롯한 많은 병균들이 동물에서 전염된 경우가 많다. 이제 그들을 다시 그들의 고향으로 돌려보내 주는 것이 아름다운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작은 아닐는지, 그것이 인류가 머뭇거리지 않아야 할 진정한 ‘위드 코로나’를 의미하는 건 아닌지 자문하게 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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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핼러윈 문화, 이태원 참사<아테나> 핼러윈 문화, 이태원 참사 노운서(논설위원, 교육학박사) 핼러윈데이, 서울 한복판 이태원 참사가 전 국민을 슬픔과 아픔에 빠트렸다. 주최자 없이 자발적으로 십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수용 불가의 좁은 길거리에 운집했음에도 국가의 입장 인원 통제계획이 사전에 없어 벌어진 참사다. 게다가 축제 참가자들이 본능적으로 ‘압사 사고가 날 것 같다’, ‘통제 좀 해달라’, ‘죽을 거 같다’ 등의 긴급 구조요청을 11차례나 했으나 어떻게 된 일인지 국가의 재난 안전 시스템은 작동되지 않았다. 이는 순전히 국가의 무방비가 빚어낸 대참사이다. 이 자릴 빌어 희생된 156명의 청춘남녀를 깊이 애도하며 명복을 빈다. 이번 참사의 희생자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이십 대라고 한다. 삼 년 만의 코로나 마스크 규제에서 자유분방한 젊은이들. 외국인들이 많이 산다는 이태원에는 괴기한 복장을 한 젊은 연인들이 모여들어도 이상한 눈빛으로 보는 사람도 없고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이태원으로 모여든다고 한다. 이 젊은이들 심리에는 외국 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과 ‘즐거운 인생’이 깔려 있거니와 SNS에 사진 찍어 올릴 생각을 하며 디지털적 존재로서의 실존을 느끼고 싶었을 것이다. 한 번쯤 일탈을 꿈꾸는 젊은이들은 괴기한 분장과 복장으로 거리를 활보하면서 청년문화의 주류로서 당당함도 느낄 것이다. 그러나 괴기한 복장과 분장으로 일탈의 저항과 자유의 두 날개를 단 젊은이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때는 이미 안전이라는 강을 건너버린 시점이 되고 말았다. 이번 참사를 통해 자유란 인권과 생명의 존엄이 지켜질 수 있는 통제 안에서의 자유가 참된 자유라는 가장 보편적 상식을 국민들은 새삼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많은 젊은이들을 몰려들게 한 핼러윈데이에 대해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핼러윈의 유래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 돌아온다고 믿는 유럽의 켈트 문화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정신 중 하나에 인간을 괴롭히는 귀신을 물리치기 위해 귀신보다 더 무서운 분장과 의상을 차려입었다. 마을 아이들이 유령이나 마녀로 분장하고 '잭오랜턴'이라는 이름의 호박 등을 켜놓은 집에 찾아가 사탕이나 초콜릿 간식 등을 얻어내는 핼러윈은 유럽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며 원주민 문화와 융합, 변동된 형태다. 현재 미국의 핼러윈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그 의미나 순기능은 약화된 채, 코스튬(무대에서 시대나 인물의 역할을 나타내는 의상)을 입고 노는 놀이형태로 변질, 정착된 듯하다. 올해도 미국의 핼러윈은 총기 난사 사고로 3세, 11세 등의 어린아이를 포함해 46명이 부상당했고 10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매년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아 미국도 핼러윈에 대한 시선이 곱지는 않다고 한다. 이 핼러윈에 대한 회의적 생각은 몇 년 전 필자에게도 있었다. 2천 년 들어 영어유치원 확산을 계기로 미국문화 습득과 영어교육의 일환으로 핼러윈이 유아교육에 활용됐다, 사립 유아교육계의 심한 경쟁풍토와 상술이 맞물리며 핼러윈 프로그램 도입이 유아교육계에 유행처럼 번졌다. 핼러윈을 아이들에게 경험시켜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의 선택은 운영자인 원장이 결정을 해야 했다. 필자는 원장으로서 젊은 교사들과 대화를 나눈 결과, 핼러윈 프로그램 도입은 하지 않기로 결정 내렸다. 그 이유는 유아들의 언어, 인지, 사회 발달상 죽은 자의 영혼에 대한 이야기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었다. 외국 문화의 배척이라기보다는 우리 문화도 충분히 다 알 수 없는 아이들 정신구조에 귀신 복장과 분장 그리고 ‘잭 오랜턴 호박‘을 들고 의미도 모를 외국 문화를 경험하게 하는 것은 시기상조일뿐더러 문화의 왜곡현상이 각인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마음 한구석에는 의상과 모자는 한 번 쓰고 버릴 소재인지라 지구촌 쓰레기 걱정도 있고 해서 교육적으로 온당치 못하다는 생각이 몽글거렸다. 글로벌 시대이니 상대의 문화를 알고 그들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분별한 도입과 그 의도와 목적이 아이들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문화도입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무엇보다 원장의 선택적 사고는 후일 사회 구성원이 될 유아들의 사회적 행동에 일파만파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그때의 선택을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하물며 국가의 수장인 대통령이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치 않는다면 이런 대참사가 날 수 있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국가는 젊은이들을 위한 건전한 문화생활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한 적이 있었는가? 그날 하루의 청년문화를 지켜주지 못한 결과가 이렇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참사 후 진정성 있는 반성은 커녕 책임 떠넘기기식 조사와 검증으로 여야 공방이 이뤄지고 있어 선진한국의 위상이 부끄러울 뿐이다. 국가는 국민 앞에 참회하고 이태원 참사에 대한 다각적 측면에서 조사, 책임규명 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아무리 경제적·정치적으로 혼란하더라도 국가안전 재난 시스템만은 최우선으로 가동시켜야 함을 확실하게 천명해야 한다. 특별히 디지털 아이들, 십 대 이십 대들의 유희 욕구와 그들의 자연적 실존의 가치를 실현할 건전한 자연환경과 교육, 문화컨텐츠 개발 및 시설의 혁신 등도 시급하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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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키오스크가 뭐야?<IT 이야기> 키오스크가 뭐야? 金在珥(동신대 교수, 공학박사) 필자가 사는 동네에 국수 맛집이 있어 종종 들른다. 몇 번 이용한 뒤론 다소 익숙해졌지만 처음 갔을 땐 주문하는데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입장할 때도 가게 앞에 세워진 모니터에 폰 번호를 입력하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맛집이라 손님이 많아 30분 이상 기다리기 일쑤이다. 순서에 따라 입장하라는 메시지가 오면 지정해 주는 좌석에 앉아 태블릿 PC를 조작해서 주문을 하게 된다. 이름하여 요즘 유행하는 ‘키오스크’(kiosk)라는 ‘무인정보단말기’ 시스템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결제 방식이 확산되면서 공공기관, 은행, 음식점, 카페 등 우리 생활 곳곳에 키오스크가 보급되고 있다. 종업원과 대면해서 음식을 주문할 때는 "맵지 않게 해 달라”던가 "양을 적게 해 달라”던가 취향대로 부탁할 수 있는데, 이 시스템에서는 규격화된 메뉴만 가능해서 대면 주문에 익숙한 이들은 그닥 달갑지 않은 시스템이다. 그렇지만 인건비 절감 및 업무 효율성을 내세워 무인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매장과 시설이 급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에 의하면, 2021년 전국 외식업체 중 4.5%가 키오스크를 쓰는데 서울에서는 전국평균의 2배 가까운 8.8%가 사용 중이다. 피자·햄버거·샌드위치 업종만 보면 16.7%나 된다. 필자는 40년 이상 컴퓨터를 다뤘는데도 이 시스템이 생경한데, 평소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자주 활용하지 않는 디지털 소외계층인 장·노년 세대는 어떻겠는가. 그들은 고속버스·영화·기차 등의 예매, 식당이나 카페에서의 식·음료 주문 등 일상생활 중 여러 장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70대 이상의 정보화 수준은 한국인 평균의 46.6%에 그친다. 서울의 경우 그와 같은 80대 이상 인구는 3.7%, 약 35만명이다. 이와같이 키오스크 이용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디지털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복지관, 노인대학, 동주민센터 등에서 보통 5~6주, 길게는 12주 과정의 키오스크 강좌가 개설되어 있다. 또한 11월4일자 시선뉴스(http://www.sisunnews.co.kr)의 기사에 의하면, 한국공학기술연구원(KETRI)은 키오스크와 친숙해 질 수 있는 기회 및 경험을 제공하는 학습용 키오스크를 자체 개발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전국의 여러 노인복지관 및 평생학습관을 찾아가 비대면 시대 적응과 키오스크를 체험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에이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단다. ‘디지털 에이징’이란 Digital(정보통신)과 Ageing(노화)을 합친 용어로 ‘정보통신 기기를 잘 사용하며 건강하게 나이가 드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 내용은 실생활 콘텐츠를 중심으로 무인정보단말기를 이용하여 스스로 접수하고 예매 할 수 있도록 이론과 현장 실행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진행한단다. 최근에는 은행 ATM 거래와 동사무소 증명서 발급의 무인 업무 콘텐츠까지 추가하여 보다 폭넓은 체험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키오스크 시스템은 그 자체로 빅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가장 많이 팔린 메뉴가 무엇인지, 시간별·요일별·계절별로 잘 나가는 메뉴가 어떤 것인지 바로 알 수가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더 많은 성과를 올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업주 입장에선 인건비 절약과 함께 구미가 당기는 시스템임에 틀림없다. 이와 같이 키오스크는 유익한 도구이지만 남녀노소 그리고 장애인 모두가 손쉽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제작사 그리고 사용자 모두 협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광주디자인진흥원이 2022년도에 광주 유스퀘어(U-square) 버스터미널의 티켓 구매 키오스크에 대한 현장 리서치 결론을 첨언한다. 첫 번째,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노년층 대상 교육의 확산이다.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는 디지털 문해력이라고도 하는데, 디지털 플랫폼의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면서 명확한 정보를 찾고 평가하고 조합하는 개인의 능력을 말한다. 두 번째로는 공공 키오스크에 대한 강력한 표준화 가이드라인이다. 모든 공공 키오스크가 동일한 구매 버튼의 위치·크기·색상을 가지고 있고,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버튼은 모두 같은 자리에 있으며, 구매를 원하는 상품을 탐색하는 과정이 거의 동일하게 배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배려를 통해 노년층도 키오스크에 좀 더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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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마음 사용설명서<아테나> 마음 사용설명서 노운서(논설위원, 교육학 박사) 문명의 역사는 기나긴 인간 삶의 사용설명서들로 가득하다.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생로병사의 비밀’도 ‘내 몸 사용설명서’로써 음식과 운동과 건강의 상관성을 밝힌 것이다. 이 같이 인류가 밝혀낸 지식들을 알고 삶에 적용하면 건강, 편리함, 즐거움 등을 선물로 받는다. 2000년대에 들어서 ‘남편 사용설명서’에 이어 ‘직장 상사 사용설명서’ 등의 책이 출간되었다. 제품에나 쓰는 사용이라는 용어를 사람에 차용해 화제였지만, 이혼과 이직률은 높은 디지털 사회에서 마음과 마음의 상관성을 밝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급변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의 마음은 어떻게 변해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20세기 들어 심리학 철학 등의 발달로 사람들은 개성 강하고 독립적이며 보다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지닌다. 반면에 이해와 배려 양보 헌신 봉사 정신 같은 공동체 정신은 희박해져 사회는 삭막하고 인간관계는 어려워졌다. 그런가 하면 개개인의 마음 형태는 다양하고 편차가 커서 인간관계가 어려운 것은 물론 그 마음을 얻는 것도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음은 자로 잴 수 없고 그림으로 그릴 수 없으며 그 많은 법의 원리로도 어찌해볼 수 없는 심연이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상담가나 정신의학자들이 말하는 보편적 인간의 마음이란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상대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음으로 귀결된다. 그러므로 상대의 마음을 알고 얻고자 하는 일은 오히려 아주 단순한 데에서 근사한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체리(Cherry)라는 심리학자는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는 인간을 두 부류로 나누었다. 그것은 ‘경주마형’과 ‘거북이형’이다. 경주마형은 스트레스가 있을 때 생기가 돌고 행복해지는 스타일이고 거북이형은 스트레스 없는 평온한 상태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필자는 이 이론을 접하는 순간 ‘딱 우리 부부다’를 외치며 쾌재를 불렀다. 몇 년 전 필자는 여름휴가를 떠났다. 경주마형인 남편은 처음 차박을 실현하는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거북이형인 나는 심란하기만 했다. 남편은 강변의 뜨거운 태양과 불볕에 달궈진 자갈밭에서 텐트와 그늘막을 치는 등 차박 준비로 무려 세 시간가량이나 구슬땀을 흘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보조 노릇을 하는 것만으로도 내겐 스트레스 상황이었지만 체리 학자의 주장에 동의하는 바 남편의 행복한 시간을 응원해주며 스트레스를 차단하고 있었다. 좀 더 젊은 날에 이걸 알았더라면 내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후회와 깨달음이 겹쳤다. 체리의 ‘마음 사용설명서’일 수 있는 심리학에 박수를 보냈다. 그 후로는 남편을 응원하고 마음 편히 팔도를 구경하며 산다. 이처럼 나를 알고 너를 알면 그 차이를 용인(容認)하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니 관계가 좀 평안해진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내 방식만 상대에게 들이미는 데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 자식 세대들은 똑똑해졌는데 부모의 양육방법이 부재하거나 부진하다면 건강한 부모와 자식 관계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또 맞벌이로 아내들은 힘들어지는데 남편이 가부장적인 것을 고집한다면 부부갈등은 깊어진다. MZ세대들의 개성과 자유를 무시한 직장 상사가 권위의식만 내세워 직원을 압박한다면 아까운 인재가 들락거려 회사가 불안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편 디지털 사회의 인간관계는 비대면화되어 카톡이나 하며 사는 요즘 사람들 마음이 사막화되는 것 같다. 일본의 한 직장인은 동료 여성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왕따를 당한 후 AI여자와 결혼했다. 마음의 이치를 헤아리지 못해 벌어진 시대의 아픔이지 싶다. 결국 모든 인간관계에서 빚어지는 갈등의 골은 나 자신은 물론 상대의 마음 이치를 헤아리지 못한 무지와 오해가 빚어낸 것들이다. 디지털 시대의 마음 변화, 그 이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한다면 모든 인간관계에 유용 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깨달음의 깊이는 저마다 다를뿐더러 인간은 이기적인 데다가 알면서도 실생활에 적용하지 않는 자기 기망(欺罔)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관계에서 마음 이해에 관한 불공정은 늘 존재한다. 또 세상을 향한 열린 마음은 그 정도와 수준에 차이가 있으므로 타인과 나의 마음 사이에서 눈높이의 완급조절이 필요한 것이고 그러기 위해 마음 이치에 관한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이 그나마 최선책인 것이다. 상담전문가들이 말하는 ‘마음 사용설명서’의 핵심은 타인의 인정과 사랑에 관한한 언제나 그리고 누구나 열망한다는 보편적 원리다. 그러므로 나의 생각과 욕구가 다른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공감해 주어야 한다.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해 주고 내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상대를, 네 이웃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을 실행한다면 부드럽고 평온해진 상대의 마음이 당신에게 날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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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1인 방송 전성시대<IT 이야기> 1인 방송 전성시대 金在珥(동신대 교수, 공학박사) 요즘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스마트폰 거치대를 높이 쳐들고 다니면서 라이브(Live)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1인 방송 진행자들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또 본인이 관심 있거나 자신 있는 분야의 콘텐츠를 제작해서 유튜브(YouTube), 페이스북 라이브, 아프리카 TV, 판도라 TV 등 1인 미디어 중계 플랫폼의 크리에이터(Creator)로 활동하는 사람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 중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플랫폼은 유튜브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오늘날 젊은 세대들이 TV보다도 유튜브를 더 즐겨보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을 터이다. 따라서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오로지 유튜브 활동만으로 억대 반열에 오르는 유튜버(YouTuber)들이 생겨나고 있다. 1인 미디어의 등장은 곧 커뮤니케이션의 네트워크 구조의 변화를 이끌어 온 혁명의 시대를 맞이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복합적인 인터넷 환경과 더불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총체적인 집합이 만들어 놓은 하나의 사회적 문화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유튜버는 유튜브에서 직접 방송을 하거나 콘텐츠를 제작·편집해 올리는 방송인을 말하며,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직접 제작한 다양한 장르의 영상을 게시·공유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넓게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새로운 문화와 경제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흔히 유튜버와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동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둘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크리에이터는 유튜버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하는 사람들을 유튜버라고 하고 본인이 만든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사람을 유튜브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유튜버 크리에이터는 여행, 유머, 음악, 게임, 스포츠, 요리, 뷰티, 먹방 그리고 일상 등 다양한 테마로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을 자신이 업로드한 작품의 시청자로 삼을 수 있다. 또한 취미 생활은 물론이고 고소득까지 챙길 수 있는 매력 적인 직업이며, 구글(Google)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고가의 장비없이 자신의 스마트폰만을 사용하여 유튜버가 될 수 있다. 더군다나 조회 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광고나 자신의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상품을 배치하여 광고 효과를 노리는 PPL(Product PLacement)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 엔진 최적화)를 높이는, 즉 검색 결과 페이지의 상위에 노출되도록 하는 요령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한 가지 방법은 메시지의 핵심을 영상 첫머리에서 곧바로 보여주는 것이다. 유튜브는 영상 콘텐츠를 프레임 단위로 자동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검색이 용이한 제목보다 흥미를 유발하는 제목을 설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겠다. 도입부에서 시청자로 하여금 호기심을 유발케 하여 끝까지 자신의 콘텐츠에 흥미를 갖고 시청하게 유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즉, 콘텐츠의 시작과 마무리에 신경을 쓰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을 넣는 것이 포인트. 또한 새로운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요일이나 시간을 고정함으로써 고객을 기대하게 유도하는 것도 전략적인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처럼 IT기술의 발달은 1인 미디어의 전성시대를 열었으며, 많은 ‘스타 유튜버’를 배출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산업과 융합·성장하여 시장가치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견된다. 월간조선(2017.07.28.) 기사에 의하면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동영상 분량이 하루에 66년치라고 하는데, 5년이 지난 지금은 더욱더 많은 분량의 각종 콘텐츠가 업로드되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소비자의 방송 참여 욕구와 콘텐츠 창작자와의 소통 욕구를 방송에 녹여냄으로써 크리에이터와 시청자 사이에 형성되는 정서적 유대감이 1인 방송의 최대 강점으로서 그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유튜버도 직업인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옅은 것도 사실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수익이 있더라도 공식적으로는 무직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대출이나 투자 유치가 필요할 때 불이익이 수반될 수 있다. 때문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창작자들도 정식 직업인으로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1인 방송 플랫폼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좋아하는 취미를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 크리에이터 자신이 스스로 즐기면서, 시청자들에게 자신만의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명품 콘텐츠를 제공하면 보람과 수익을 창출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독자 여러분! 서툴더라도 열정이 가득한 1인 방송 전성시대에 동참해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