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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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현대의 유목민 ‘디지털 노마드’<IT 이야기> 현대의 유목민 ‘디지털 노마드’ 金在珥(논설위원, 공학박사) 잘 다니던 직장을 하루아침에 접고 배낭을 메고 지구촌을 떠도는 여행마니아들이 있다. 퇴직금이나 그동안 모아두었던 자금을 가지고 떠나는 이도 있겠으나, 대책 없이 마음가는대로 실행에 옮겨서 갖은 고생을 해가며 보헤미안처럼 세계 곳곳을 떠도는 이도 있다. 마치 유목민처럼. 2015년 2월 「디지털 노마드 밋업 인 서울(Digital Nomad Meetup in Seoul)」로 통칭되는 네트워킹 모임이 열린 이래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남과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개척의 길에 나서는 ‘디지털 노마드’는 그 자체로 인간 본연의 행복을 추구하는 개인 권리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한 곳에 정착해 살고 있는 정주민과 달리 첨단 디지털 장비로 무장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일하는 정보 유목민이다. 다른 말로는 디지털 유목민, 모바일 보헤미안, 신유목민 등 여러 가지로 불리 우지만 같은 의미이다. 과거의 유목민은 가축이 먹을 만한 물과 풀밭을 찾아 주기적으로 떠돌아다니며 살았다. 주로 중앙아시아, 몽골, 사하라 등의 건조ㆍ사막 지대에 살았는데 그 중 몽골족은 한 때 세계를 제패한 민족이었다. 로마군의 하루 이동 속도는 25[km], 칭기즈 칸(Chingiz Khan)의 몽골군은 그 4배에 이르는 98[km]를 이동할 수 있었다. 보병이 아닌 모두가 말을 탄 기병대였기 때문이다. 말을 타고 달리는 속도가 곧 점령 속도였고, 그래서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넓은 세계 최대 지도를 그린 제국이 되었다. 현대는 몽골 기병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가 요구되는 초스피드의 시대이다. 기가(Giga) 인터넷은 1초에 데이터 10억 비트(Bit)를 전송하는 인터넷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1[Gbps] 정도로 이미 대중화한 100[Mbps]급 초고속 인터넷보다 10배 빠르며, HD급 화질의 영화 한 편을 10초 안팎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기가 인터넷이 보급・확산되면서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와 케이블TV를 통해 기존 방송보다 약 4배 이상 선명한 UHD(Ultra High Definition)와 양방향 고화질 방송서비스 등이 가능해졌다. 과거에는 정주민에 의해 사회가 발전되고 인류의 발전이 이루어졌다면, 현 시대에는 정보유목민에 의해 발전이 가속화 되고 있는 것이 과거와 현재의 다른 점이다. 물론 과거에도 유목민적인 사고방식과 삶을 살았던 이들에 의해 동양과 서양의 문화 교류가 있었고, 그 대표적인 길이 실크로드였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는 그의 저서 《21세기 사전》에서 21세기형 신인류의 모습으로 디지털 유목민을 소개했는데, 정보 기술의 발달을 통해서 앞으로 인류는 한곳에 정착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예견하였다. 정보와 지식이 중심인 현재의 디지털 시대에는 자신의 삶의 질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유로우면서 창조적인 생각을 하는 유목민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생산과 소비를 주도하면서 사회의 주도 세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은 삶의 가치를 좇아 이동하기도 하고 정보의 수집과 이용을 위해 디지털기기를 이용하며, 그들이 설정된 목표와 취향을 따라 자유롭게 이동하기도 한다. 이 디지털 유목민들은 나이와 계층과 세대의 구분이 없고 지역과 국경의 경계도 없으며 시간과 장소의 제약도 받지 않는다. 지구촌의 방방곡곡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되는 지식과 정보를 어떤 방식에도 얽매이지 않고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 기기를 사용하여 쉬지 않고 자기가 필요하거나 관심 있는 여러 아이템을 찾아 움직이고 있다. 직업의 개념이 아니고 생활의 개념으로 자유롭게 세상의 여러 곳과 지식 정보 사물들을 찾아 활동을 한다. 아울러 새로운 1인 기업의 트렌드로서 기존 직업의 울타리를 벗어나 미래를 구상해나가는 한국의 젊은 인재들에게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발상의 전환을 기대한다.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일 때문에 미루고 있는 사람들이여! 일과 여행, 일석이조의 ‘디지털노마드’가 되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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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제20대 대통령<아테나> 제20대 대통령 노운서(논설위원, 교육학박사) 역대급 비호감에 오미크론까지, 파란만장했던 대선은 끝나고 새 대통령으로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 되었다. “모든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19세기 프랑스의 정치학자 토크빌의 이 말은 선거가 끝난 지금도 정신이 번쩍들게 한다. 하지만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 승자독식의 거대양당 정치구조는 국민들을 보수와 진보로 갈라 쳐 적대적 감정의 심리적 전쟁을 치르게 했던 현 상황에서라면 말이다. 국민들은 갈수록 민주적 의식이 성숙되고 있는데 정치판은 갈등과 분열로 국민들을 실망시킨 20대 대선에는 적용 안 되는 말이다. 1% 미만의 차이로 정치초년생이 당선된 것도 안정적 국정운영에서 노파심이 든다. 윤석열 대통령당선자가 내건 어젠다가 무엇이었던가? 4차 산업의 경제급변 시대인데다 안보 문제, 인구절벽문제, 코로나 팬데믹, 집값안정, 무엇보다 분열의 정치구조개혁과 국민통합의 문제 등 새 대통령에게 요구 되는 시대적 과제는 쌓여 있다. 우선 국회경험이 없는 윤당선자를 보필할 고도의 정치전문가 인선이 인수위 구성의 관건이라고 본다. 그 다음으로 대통령 당선자에게 당부 하고 싶은 것은 ‘부단히 공부 하라’는 것이다. 한 가정을 운영 해 나갈 어머니는 가족들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영양학 보건학 가족 관계학 의류학 경제학 교육학 심리학 등 두루두루 섭렵해야 한다. 하물며 한 국가를 책임지고 국정운영을 수행 할 대통령은 어떠해야겠는가? 이 난국의 대통령으로서 정치적 역량을 키우는 법은 공부밖에 없다. 공부하는 리더쉽하면 세종대왕이다. 세종이 성군인 제일 덕목은 정치의 중심에 백성을 두었던 것이고 이를 위해 눈이 짓무르도록 공부했다는 점이다. 세종의 학습량은 신하들에게 묻고 토론을 리더 해 나갈수 있는 역량이 되었다. 세종은 주제가 백성들 삶에 유용한가를 판단, 일일이 실용적 법제정과 실행에 만전을 기할 수 있는 역량을 책에서 쌓았다. 세종역량 발현의 최고봉은 백성을 위한 한글창제 착수의 결단과 그 실행에 이르는 예측능력이었는데 이 예측능력 또한 학문하지 않으면 블가능하다. 세종의 예측인 즉슨 쉬운 한글이 백성들에게 보급되면 양반 사대부들의 문자권력은 허물어질 수밖에 없고 필사적 반대에 부딪힐 것과 그로 인한 국정 마비상태이다. 위대한 한글창제의 극비결단 이유다. 또한 장영실등 노비급의 과감한 인재등용은 윤석열 당선자가 내세우는 공정에 준하는 인사로 원칙과 상식을 아우르는 역량 또한 책에서 찾아낸 용병술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공부하는 리더쉽인 김대중 대통령의 일화가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어느날 아끼는 후배 정치인에게 자신이 실천한 대통령의 덕목을 박지원(현국정원장)을 통해 전언(傳言)을 당부했다고 한다. 그 내용인 즉 매일 아침 9시 무조건 국회 도서관으로 출근, 공부하다 오후 5시에 퇴근해라. 일반 기자들은 만나지 말며 그 대신 한달에 한번씩 각 언론사 논설 위원들과 만나 대화를 하되 4년을 공들이고 1년간 선거 운동을 하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말이 지니는 뜻은 대통령이 되려면 자질 함양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언론과 소통을 중히 여기며 오래 준비 하라 이다. 용서와 화합의 대통령이었고 IMF 위기인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DJ는 감옥에서 500권 이상의 다양한 책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공부하는 세계적 리더자로 알려진 독일 메르켈총리는 경청과 침착한 소통의 달인으로 알려 졌지만 원할한 소통을 위해 늘 공부하는 리더자였다고 한다. 메르켈의 학구열을 엿볼 수 있는 삼성 전자와의 일화가 있다. 메르켈은 2014년 독일을 방문한 한국경제 처장관과 삼성 전자의 R&D(Research and Development)경쟁력을 주제로 질문하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세계 최대 규모 가전제품 박람회 IFA 등 독일에서 열린 삼성전자 관련 박람회에 꾸준히 방문, 제품을 체험 하고 담당자와 질문을 주고 받으며 공부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또한 4차 산업 혁명을 주제로 한 인터뷰 때마다 전문 용어 및 산업 내 통계를 활용해 소통을 이어 갔다. 새 대통령이 국회경험이 없어서 공부가 꼭 필요 한 것만은 아니다. 국민들이 국정운영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높고 4차 산업의 시대에 누구나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는 권력에 안주하지 않고 오직 세종처럼 애민(愛民)하는 길이기도 하다. 대통령은 정책이나 의사결정 전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방향을 결정하겠지만 세종처럼 전문가를 만나기전에 질문하고 새로운 용어들에 낯설어 하지 않으며 소통 할 수 있도록 전문 서적을 읽고 새로운 지식을 익혀야 한다. 옛말에 ‘알아야 면장 하지’ 라는 말이 있듯이 잘 알아야 올바른 예측이 가능하고 좋은 정책을 구상, 실행 할 수 있다. 위대한 대통령은 권력을 과시하지 않으며 권한을 넘어서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20대 대통령이 제일 먼저 해야 할 공부는 역사와 철학, 인간학, 대통령학 등을 공부하므로써 권력에 취하지 않는 인간으로서의 공부이다. 그런 겸손한 대통령을 국민들은 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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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우장춘(禹長春) 박사의 조국애<지평선> 우장춘(禹長春) 박사의 조국애 송태윤(논설위원, 문학박사) 한말 ‘별기군 훈련대’는 1895년 제2차 갑오개혁 당시에 창설되었다. 그해 1월에 일본 공사 미우라가 고종에게 근위병을 설치할 것을 제안해 2월에 장병을 뽑았다. 규모는 1개 대대 수준이었고 교관은 일본군이 맡았다. 고종의 근위병으로 출발한 별기군 훈련대는 제1대대장 이두황·제2대대장 우범선·제3대대장 이진호(李軫鎬)·전 군부 협판 이주회를 중심으로 조직되었는데 이들은 모두 친일파들이다. 일본 공사 미우라는 이들을 포섭하여, 명성 황후 시해에 동원하였다. 훈련대 동원 책임자인 우범선은 같은 해 10월 8일(음 8. 20)에 일본인 자객을 앞세우고 경복궁으로 쳐들어가 명성 황후를 시해하고 그 시신을 불태웠다. 이 사건이 을미년(1895)에 일어났다하여 ‘을미사변’이라고 한다. 그 후 일본에 망명한 우범선(禹範善)은 일본인 사카이 나카(酒井ナカ)와 결혼하였고, 1898년 이 둘 사이에 맏아들로 태어난 이가 우장춘이다. 우범선이 1903년 고영근(1853~1923)에게 암살되었기에 우장춘은 어린 시절을 고아원에서 불우하게 보냈다. 그 뒤 우장춘은 어머니를 따라 히로시마에서 학교를 다녔고, 박영효의 도움으로 1916년 도쿄제국대학교 농과대학 실과에 진학했다. 1919년 졸업과 함께 일본 농림성 농사시험장에 취직하여 육종학(育種學)연구를 시작했다. 1922년부터 『유전학 잡지』에 〈종자에 의해 감별할 수 있는 나팔꽃 품종의 특성에 관하여〉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며 왕성한 연구 활동을 했다. 그는 1924년 가정교사를 하면서 알게 된 일본인 와타나베 코하루(渡辺小春)와 결혼했으며, 1927년에는 그를 후원하는 일본인의 양자가 되어 스나가 나가하루(須永長春)라고 이름을 바꾸기는 하지만 성은 우씨 성을 사용했기 때문에 당시 쓴 논문에는 이름의 영어 표기가 '우 나가하루(Nagaharu U)로 되어 있다고 한다. 또 그는 자기 아버지의 잘못을 회개하면서 평생을 보냈다고 한 인터뷰에서 증언한 바가 있다. 아버지로 인한 마음의 상처가 컸던 것 같다. 1930년 나팔꽃에 관한 그의 박사학위 제출용 논문이 시험장의 화재로 소실되어 뜻을 이루지 못했으나, 4 년여의 노력 끝에 「종의 합성 이론」이라는 논문을 다시 작성·제출하여 1936년 도쿄제국대학교에서 농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인 최초로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1935년 실험적으로 증명한 ‘종의 합성 이론’은 우장춘 박사의 가장 큰 업적으로 세계적인 명성이었다. 기하라 히토시는 이 이론을 바탕으로 씨 없는 수박을 만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렇다면 ‘종의 합성 이론’이란 무엇일까? 1936년 우장춘의 박사학위 논문으로 ‘배추 속(屬) 식물에 관한 게놈 분석’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같은 종끼리만 교배가 가능하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다. 하지만 우장춘 박사는 종(種)은 달라도 같은 속의 식물을 교배하면 전혀 새로운 식물을 만들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식물을 교잡해 만든 새로운 식물을 ‘우장춘 트라이앵글’이라 부른다. 그는 박사학위 취득 후에도 조선인에 대한 차별 때문에 기사(技士)가 되지 못하고 계속 기수(技手)에 머무르게 되자 연구소를 퇴사했다. 1937년 다키이종묘회사(瀧井種苗會社) 연구농장장(硏究農場長)으로 초빙되어 1945년 사임할 때까지 의욕적인 연구는 물론 학술지 『원예와 육종』을 발행하는 등 육종의 과학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는 8·15해방 후 식민통치로 피폐해진 농촌을 구하고자 1947년부터 벌어진 ‘우장춘 박사 귀국추진운동’에 답하여 귀국을 결심하였고, 귀국 후 1950년 한국농업과학연구소(1953년에 중앙원예기술원으로 개칭)의 초대소장에 취임했다. 1951년 우장춘 박사는 제주도를 찾아, 제주도는 기후가 온화하고 장마가 빨라 꽃이 피고 열매 맺는 시가가 겹치니 좋은 종자를 생산하기 어렵다며, 대신에 감귤 재배를 권장하였다. 이후 우장춘의 권유로 제주도는 우리나라 최고의 감귤 생산지가 됐다. 또 우장춘 박사는 ‘종의 합성 이론’을 이용하여 맛 좋고 병에 강한 배추와 무 품종을 만드는데 성공했으며,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됐던 강원도 감자의 품종을 개량해 세계적으로 맛 좋고 튼튼한 강원도 감자도 생산했다. 이 뿐만 아니라 벼의 육종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지병인 십이지장 궤양으로 벼 연구의 새로운 결실을 보지 못함을 안타가워 하면서 1959년 8월 11일 숨을 거두었다. 일본에 거주하면서도 성을 바꾸지 않고, 아버지의 잘못을 회개하면서 일생을 보낸 우장춘 박사. 우리는 그의 왕성한 연구 활동 덕분에 맛좋은 감귤, 바이러스에 강한 감자, 씨 없고 달콤하며 사각사각한 수박, 싱싱하고 병충해에 강한 배추와 무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우장춘 박사의 육종 과학화를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자 조국애의 발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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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지식·정보화 사회의 순기능과 역기능의 한 단면 ‘MZ세대들의 신조어’<IT 이야기> 지식·정보화 사회의 순기능과 역기능의 한 단면 ‘MZ세대들의 신조어’ 金在珥(논설위원, 공학박사) “스세권에 있는데 뜨아 한잔 하고 버정가서 버카충 한 뒤 파바들러서 생선 사갈게요.”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독자는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만일 무슨 뜻인지 아는 독자라면 요즘 MZ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트능(트렌드 능력고사) 신조어 테스트’에 합격할 확률이 높고 젊은이들과 소통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풀이하자면, “스타벅스 근처에 있는데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잔하고 버스정류장가서 버스카드 충전한 뒤 파리바게뜨 들러서 생일선물 사갈게요.”라는 뜻이다. 산업사회에서는 세대를 구별하는 방식이 단순했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로 나누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가 진전되면서 인간의 생활과 소통방식이 크게 변하자 세대 간의 차이를 종전의 이분법적인 구분으로는 적절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 X세대, Y세대, Z세대, MZ세대 등으로 세대를 세분화하는 추세에 있다. M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199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이고, Z세대는 그 이후부터 201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칭하는 보편적인 용어이다. 따라서 MZ세대는 M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여 일컫는 말로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며 특히 SNS 활용능력이 특출한 특징을 갖고 있다. MZ세대는 베이비부머시대에 태어난 부모세대의 억척스러운 노력 덕분에 상대적으로 비교적 윤택한 환경에서 교육도 잘 받았고 급격히 발전한 과학기술 덕택에 편리한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성장기에 인터넷·스마트폰·소셜미디어 같은 신기술의 혜택을 본격적으로 누리고, 선진국 수준의 초고속통신망을 구축한 통신사의 최상의 네트워크 서비스를 마음껏 누리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에는 생활 각 분야에 스피드 경쟁이 일어나고 있음을 자주 목격한다. 뭐든지 빨라야 살아남을 수 있다. 총알택시, 퀵서비스는 옛말. 로켓배송이라고 쓴 택배회사까지 등장했다. 현대인들은 느리고 답답한 것을 견디지 못한다. 특히 젊은 세대는 인터넷창이 조금만 늦게 열려도 견디지 못하는 고도의 초스피드시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줄임말을 이용한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단어 하나면 줄이면 그런대로 앞뒤 맞춰서 짐작 할 터인데, 문장 전체가 온통 줄임말 투성이라 신조어를 모르면 세대 간 소통하기가 어렵다. 줄임말의 또 다른 예는 ‘인싸’(insider) 와 ‘아싸’(outsider)가 있는데, ‘핵안싸’는 무리 중에서 잘 지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란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이해가 간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이 창조되어지는 신조어는 무척 난해해서 이해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댕댕이’(멍멍이), ‘띵곡(명곡)’, ‘머전팡역시’(대전광역시), ‘커엽다’(귀엽다) 등의 신조어를 처음 접하면 한참을 생각해도 무슨 의미인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들 신조어는 이른바 「야민정음」을 이해해야 알 수 있다. 야민정음이란 주로 온라인상에서 어떤 단어의 글자를 모양이 비슷한 다른 글자로 바꿔 쓰는 것(주로 자음을 모음에 붙임)을 말한다.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에서 발전하여 야구갤러리와 훈민정음의 합성어로서 이러한 명칭이 붙었다. 젊은 세대들이 야민정음을 사용하는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부정적인 견해로는 「신조어를 모르는 다수의 사람과의 소통이 단절되고 신조어를 익혀 사용한다고 해도 낮은 수준의 의사소통에만 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한글도 문화적 산물의 하나인 만큼 다양한 활용의 길을 열어주어야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측도 있다. 이러한 상반된 견해는 빠르게 변화하는 지식·정보사회의 역기능과 순기능적인 상반된 한 단면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으나, 남발하면 언젠가는 한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적절하게 사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 같다. 특수한 집단이나 사회, 계층에서 남들이 모르게 특정집단에서만 쓰는 ‘은어’(隱語)와는 달리 ‘신조어’는 필요에 의해 새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낱말이므로 세대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은 무분별한 신조어 사용을 자제하고 장·노년 세대는 치매예방을 위해서라도 최신 트렌드와 신조어 등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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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작지만 선한 공약<아테나> 작지만 선한 공약 노운서(논설위원, 교육학박사) 최근 어린이집에서 코로나 오미크론 집단 감염 사례가 보도되면서 만 2세 아이들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이다. 엄마를 다시 만나 집에 갈 때까지 하루종일 불투명 마스크를 쓰고 살아야 하는 아이들. 그걸 바라보는 어른들은 “세상이 왜 이래”하며 혀를 끌끌 찬다. 이러한 아이들서부터 어른까지의 삶을 책임져줄 20대 대통령 선거가 20여일 남았다. 대선 후보들의 TV토론. 후보들은 당선을 위한 첫 토론을 준비하고 국민들의 바람에 접근하는 정책을 설계해 토론에 임했을 것이다. 4자 토론을 지켜본 국민들은 어떤 마음들을 정한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후보자들의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일까? 최근에 후보들은 거대담론을 외면 한 듯한 생활 밀착형 공약을 다투어 낸다. ‘한 달에 천 원 배삯 월 5회’ ‘반려동물 치료비 표준 수가제 도입’ ‘주식 양도세 폐지’ 공약 등이 그것이다. 후보들의 그러한 공약은 국민의 삶을 위한 후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소소한 공약에 뜨악한가 하면 반가운 마음도 감추지 못한다. 그런데 그런 소소한 공약 중 교육자인 필자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공약 하나가 눈에 띄었다. 그것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만2세-만7세 아이에게 투명마스크 무상지급” 공약이었다. 이 공약은 아이를 둔 소수의 학부모에게나 눈이 가는 그야말로 소소한 공약에 불과하다. 안철수 후보는 SNS에 "우리말을 배우고 익히는 만 2∼7세(초등생 1년) 어린이들에게 투명마스크 무상지급하겠습니다"라는 단문 공약을 적었다. 우리말을 배우고 익히는 나이인 어린이들에게 입 모양이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안 후보가 지적한 대로 영유아들은 입 모양을 보면서 말을 배우고, 이에 따라 정서와 지능도 유관하게 발달하는데, 세상에 태어나자 마자 마스크를 쓰고 살아야 하는 아이들이 말을 잘 배울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에 주목한 공약인 것이다. 혹자는 ‘왠 젖비린내나는 공약이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철수의 이 공약은 유권자도 아닌 만2-7세 유아들 대상의 공약이기 때문에 표를 얻기 위한 공약이라기보다는 어린아이들을 위한다는 발상에서 감동 공약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코로나가 종식되면 무용지물 공약일 수 있으나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언어 민감기를 맞이한 아이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아동 인권적 보호 공약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만2세-7세 유아들은 전 생애를 통해 가장 힘없는 시기이지만 발달상 가장 중요한 시기이이다. 그 아이들은 자신의 인권을 위해 스스로 국가에 표현할 언어를 갖지 못한다. 그러므로 가장 먼저 보호받고 배려되어야 하는 존재이다. 그러나 거대담론(?)에 밀려 아무도 그 아이들의 언어 발달 문제와 사회성 발달 문제에 대해 언급한 정치인은 없었다. 가장 힘없는 약자를 위한 비인기 공약은 득표수와는 직접 관련 없는 사상 초유의 순수한 공약인 것이다. 이 공약이 필요한 이유는 코로나 시대에 불거진 아동발달 문제이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의사 출신답게 아동의 건강한 발달에 관심을 가지고 작은 공약을 발굴한 것이다. 특히 만2세-5세 아이들은 일생에서 언어 발달의 가장 적기이자 민감기 이다. 발달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이 시기는 언어 발달의 민감기로서 제대로 된 언어 자극을 받지 못하면 자연스런 언어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한다. 안 후보가 지적한 대로 언어 발달의 지체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회·정서 발달과 지능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요즘 도시 아이들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녀야 하는데 선생님은 물론 친구들조차 불투명 마스크를 쓰고 있어 선생님의 입 모양과 친구들의 입 모양을 볼 수가 없다. 이럴 경우 아이들은 선생님이나 친구들 입 모양과 눈의 표정을 조합해서 직관적으로 상대의 감정을 읽어 내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 정서를 발달시킬 기회를 잃게 된다. 그러므로 선생님과 친구들 입 모양을 아이들이 보게 하는 것은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기왕 공약한 김에 교사용의 투명마스크 지원도 부탁하고 싶은 심정이다. 아이들의 경우 개인차가 커서 언어 발달이 고르지 않다. 그중 언어 발달이 늦어 자기표현에 어려움을 느낀 아이는 대부분 울거나 친구를 때리는 형태로 사회적 관계를 맺곤 한다. 이렇게 언어가 늦은 아이는 선생님과 친구, 교구와의 상호작용이 어려워 사회성 및 정서, 지능 발달이 제때를 놓칠 수 있다. 아이 개인의 결핍이 후일 사회적 문제가 될 소지도 다분하다. 그러므로 안 후보의 투명마스크 지원 공약은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코로나 펜데믹을 이겨내는 세심한 공약으로 미래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공약인 셈이다. 비록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혀질 공약이 될 수도 있다. 대통령이 그 누가 되더라도 선한 사람이 되길 바라며 어린아이들을 위한 공약이니만큼 외면하지 말고 지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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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박태보와 기사환국<지평선> 박태보와 기사환국 송태윤(논설위원, 문학박사) 박태보(朴泰輔-1654~1689)는 조선시대 후기의 문신으로, 자는 사원(士元), 호는 정재(定齋), 본관은 반남(潘南)이다. 그의 아버지는 박세당이다. 박세당은 대대로 높은 벼슬을 한 양반가 출신이나 4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매우 곤궁한 환경에서 자랐다. 17세 때 남구만(南九萬)의 누이와 결혼하여 아들 태보(泰輔)을 낳고 처가를 왕래하며 처남 남구만, 처숙부 남인성(南仁星)등과 함께 학업을 계속하여 1660년(현종 1) 증광문과에 장원을 하고 성균관 전적이 됨으로써 벼슬길에 올랐다. 그 뒤 여러 벼슬길을 거쳐 1668년 서장관(書狀官)으로 베이징[北京]에 다녀왔고, 1670년에는 잠시 통진 현감을 지냈다. 아들 태보(泰輔)도 조선 숙종 때인 1677년 알성 문과에 장원했다. 이 집안은 부자(父子)가 대과에 장원한 사례이다. 이해에 성균관전적(成均館典籍)을 거쳐 예조좌랑이 되었다. 그의 장인은 이후원이고 장모는 광산김씨 김반의 딸(김만기·김만중의 고모)이다. 예조좌랑으로 있을 때 남인의 모함을 받아 선천에 귀양 갔다가 복직되었다. 성품이 결백하여 아부를 하지 않았으므로 시기하는 자가 많았으나, 왕의 총애를 받아 무사했다. 1680년에 홍문관의 부수찬(副修撰)·수찬·부교리(副校理)·사헌부지평(司憲府持平)·사간원정언(司諫院正言)을 거쳐 교리가 되었다. 그런데 당시 문묘 승출(陞黜:위패를 새로이 모시거나 있던 위패를 출향시킴)에 관한 문제와 당시 이조판서 이단하(李端夏)를 질책한 소를 올려 파직되었다. 그 뒤 서인(西人)들이 여러 차례 박태보의 환수를 청해 1682년 홍문관의 사가독서(賜暇讀書: 문흥을 위해 유능한 젊은 관료들에게 독서에만 전념하도록 일정 기간 휴가를 주던 제도)에 선발되었다. 사가독서를 마친 후 이천현감(伊川縣監)을 시작으로 부수찬·교리·이조좌랑, 호남의 암행어사 등을 역임하였다. 호남에 암행어사로 다녀온 뒤에 중앙에 보고한 과감한 비리 지적에 조정의 대신들이 감탄했으며, 호남 지역의 주민들로부터도 진정한 어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또한 당시 서인 중에서 송시열(宋時烈)과 윤선거(尹宣擧)가 서로 정적으로 있을 때, 윤선거와 인척 관계라는 사심을 떠나 공정하게 의리에 기준을 두고 시비를 가려 통쾌하게 논조를 전개한 적도 있다. 이어 홍문관응교(弘文館應敎)를 거쳐 파주목사로 나갔을 때, 조정에서 성혼(成渾)과 이이(李珥)의 위패를 문묘에서 빼어버렸다. 그런데 박태보가 부임해 재직하는 파주에서는 조정의 정책에 따르지 않고 그대로 이를 존속시켰기에 면직되었다. 박태보의 비극적 죽음을 가져온 사건의 발단은 숙종의 인현왕후에 대한 폐출 시도였다. 1688년 10월에 아이를 갖지 못한 인현왕후와 달리 후궁 소의(昭儀) 장 씨가 왕자를 낳았다. 이어 이듬해인 1689년 1월에 숙종은 곧바로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왕자를 원자(元子)로 봉하고, 소의 장 씨를 희빈(禧嬪)으로 삼는 일을 강행하였다. 이어 숙종은 인현왕후의 투기를 비난하는 비망기(備忘記)를 조정에 내림으로서 일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다시 말하면 인현황후를 폐비시키려 했던 것이다. 이에 오두인, 박태보 등 약 80여 명이 모여 상소를 작성하기에 이른다. 당초 상소를 위해 모여든 선비 중에는 상소문 초본을 넣고 온 이들이 있어, 전 응교 박태보가 여러 글을 모아 손수 첨삭하여 글을 마무리했다. 이렇게 해서 전 판서 오두인을 상소 대표인 소두(疏頭)로 하여 승정원에 상소를 바쳤는데, 이때가 기사년(1689년) 4월 25일 오후 4시경이었다. 황혼녘에 승지를 불러들여 상소문을 읽자마자 숙종은 상소를 올린 이들을 즉시 잡아다 친국(親鞫)할 것을 명령한다. 상소문에는 옛 성왕들은 배필인 왕비를 중히 여겼음을 지적하고, 설령 왕비에게 과실이 있더라도 망극한 죄명을 씌워서 무서운 위엄을 떨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 이런 상소문의 내용이 숙종의 화를 돋운 것이다. 국문장에서 숙종이 폐비 반대 상소를 작성한 배경을 추궁하자 박태보는 당당하게 말했다. “군신, 부자는 일체이옵니다. 이제 어느 사람이 제 아비가 만일 지나친 노염을 내어 죄 없는 제 어미를 내쫓고자 하면 그 자식 된 자가 어찌 울면서 제 아비에게 간하지 않으오리까? 신들이 만 번 죽을 마음으로 한 장 상소를 올렸을 뿐이지 어찌 전하를 배반할 뜻이 있겠습니까?” 숙종이 노여움을 참지 못하여 더욱 중형을 가하지만, 그는 조금도 굴복하는 기색이 없이 간하며 죽여 달라고 한다. 박태보가 계속해서 말대답을 하자 크게 노한 숙종은 매를 몹시 때리라고 엄하게 분부하였다. 임금의 분노가 계속되고 호령이 더욱 엄하여 장치는 소리가 궁궐 너머 향교동에까지 들렸다. 이를 박태보전에는 골육이 다 깨지고 찢어져 유혈이 낭자한데도 박태보는 조금도 아프다는 소리를 내지 않자, 숙종이 부채로 안석(案席)을 치며, “이렇게 형장을 가했는데도 아프다는 소리가 없으니 이런 독한 물건이 무슨 일을 못하리오. 엄히 치라!” 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숙종은 끝내 중전을 내치고, 박태보를 진도로 유배 보낸다. 이에 만조백관이 박태보를 전송하고 원근친척이 서러워했다. 박태보는 한강을 건너 노량진에서 더 이상 가지 못하고 사육신 묘역 부근에서 형독(刑毒)이 나서 죽고 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서인은 정계에서 물러나고 남인이 정권을 잡는다. 이를 1689년 기사년에 일어난 환국이라 하여 기사환국(己巳換局)이라 한다. 이때 박태보의 나이는 36세였다. 한참 나이에 고혼이 되고 말았으니 당시의 사람들이 매우 슬퍼했다. 현대 사람들이라고 박태보의 이 행신을 보고 웃겠는가? 그 후 숙종은 이때의 일을 후회하고 박태보를 이조판서에 추증하였다. 다시 영의정으로 가증하고 문열(文烈)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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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디지털 재화의 신 생태계 ‘메타버스’<IT 이야기> 디지털 재화의 신 생태계 ‘메타버스’ 金在珥(논설위원, 공학박사) 자동차로 한양 천리를 3시간이면 갈 수 있는데 걸어서 한 달씩이나 걸어서 갈 수 있나? 계산기와 컴퓨터가 있는데 손가락셈이나 주판에만 의지할 수 있나? 그래서 현대인은 자동차 운전도 배우고 컴퓨터도 배우고 스마트폰도 한다. 그런데 세상은 또다시 진천뢰동(震天雷動)하고 있다. 앞으로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메타버스 세상에서 살아야 될 것 같기 때문이다. MZ세대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2021년 기준 1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즉 M세대와 Z세대를 지칭하여 MZ세대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게 성장한 최초의 사회 세대로서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MZ세대는 2019년 기준 국내 인구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10년 동안 MZ세대의 소득이 증가하고 베이비부머 세대로부터 상속이 진행되면서 2030년에는 부의 중심이 MZ세대로 이동하고 소비력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카카오뱅크, 토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 같은 금융플랫폼업체 3~4개가 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의 데카콘기업으로 성장하는 등 유통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MZ세대들이 최근에는 메타버스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엄청난 자본이 메타버스에 유입되는 등 메타버스를 활용하려는 기업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생활에 메타버스가 스며들고 있다. 메타버스는 향후 10년 후 성장률이 8080[%] 즉 800배가 될 것으로 예상되어 실제로 많은 투자 자본들이 메타버스 생태계에 투자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기업들은 메타버스 관련 산업을 선점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람들을 만나는데 제약을 받아 비대면 창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 간의 소통 그 돌파구를 메타버스로 찾기 시작하면서 그 성장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메타버스’란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과 용어로써 가상·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3차원의 가상 세계이다. 예전에 VR(Virtual Reality) 기기로 이용 했던 그러한 가상현실보다 한 단계 진화한 개념으로 내가 아닌 가상의 아바타를 마치 나처럼 활용해서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게끔 그 세계가 구축되는 것, 다시 말해서 아바타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례를 들어보면, 우선 국내의 경우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전 세계 2억명이 이용하여 글로벌 성공을 거둔 네이버의 ‘제페토’를 들 수 있다. 과거 ‘싸이월드’처럼 단순하게 아바타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각의 가상공간인 월드에 참여해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로블록스’를 꼽을 수 있다. 미국의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가입한 메타버스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 플렛폼인데 매출액이 해마다 2배 이상 증가하는 급격한 성장세를 타고 있다. 메타버스의 아바타는 사이버 가수 아담과 같은 형태의 온라인에서 개인을 대신하는 캐릭터로서의 아바타가 아니라 실제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운영하면서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소통하는 가상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비대면 사회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메타버스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메가트랜드라고 할 수 있다. 15년 전 애플에서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래 현대인은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 그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현재를 살고 있다. 그 이상의 무게로 메타버스가 우리 앞에 다가와 인류문명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과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나만의 취향과 꿈을 쫓아 또 하나의 나인 아바타를 구현해 메타버스라는 신 세계에서 맘껏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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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AI와 딥 페이크<아테나> AI와 딥 페이크 노운서(논설위원, 교육학박사) 얼마 전 국민의 힘 선대위 발족식에 ‘AI 윤석열’이 등장, AI를 이용한 최초 선거운동을 예고하여 화제가 되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사상 초유의 일이라 후보자든 유권자든 실험적 상황을 지켜보며 과연 미래지향적일지 궁금해 할 것이다. 영국 문리학자 호킹 박사(BBC의 인터뷰, 2014년)는 AI에 대해 “인공지능의 완전한 발전은 인류의 종말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인공지능로봇이 인류보다 빠르게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로봇반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게 되기까지 요원하겠지만,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는 등 오래전부터 특정 영역에서는 인간을 능가했으며 AI개발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구글 인공지능 사업을 총괄하는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이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초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예측대로 진화한 AI를 이용한 인간의 욕망이 윤리적 도덕적 문제와 충돌할 때 인공지능의 반란은 호킹의 예측대로 인간의 삶의 질에 좋거나 나쁘거나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선 당장 AI대선 도입 시도는 있었지만 두 달 여를 남겨 논 시점에서 활발하지 않은 걸로 보아 다들 조심스레 관망 하고 있어 보인다. 딥페이크의 잇점보다 문제점이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문제점이 무엇일까? 딥페이크 기술은 AI 기계학습에서 주로 사용되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라는 낱말을 합성한 신조어로 콘텐츠 제작에 있어 활용이 쉽고 비용절감의 잇점이 있다. AI의 딥 러닝 학습법은 사람의 창조 능력을 흉내 내는 것으로 ‘AI 윤석열’을 만들어낸 것도 그 중 하나인 딥페이크(DeepFake)기술이다. 하지만 딥페이크 기술은 악의적 비방, 음란물과 가짜뉴스 생산 등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에게는 부정적 감정이 더 앞서 있다. 2018년 4월 버락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널드트럼프 대통령에게 “트럼프는 얼간이야”라고 비하한 동영상은 미국 콘텐츠제작사인 버즈피드가 위험성 경고용으로 만든 딥페이크 영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윤석열’후보가 대통령 선거에 깜짝 등장 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는 말을 하며 고개를 좌우로 젓는 버릇이 있는데 선대위 출범식 영상에서는 그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이른바 ‘AI 윤석열’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런 정치 목적의 딥페이크 기술사용을 엄격히 규제하자는 주장이 있다며 윤후보가 이미지를 조작한 셈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언론에서는 코로나19 '비대면'시대 AI 기술은 새로운 대선 트렌드로 적법하며 선거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참신한 시도라는 호평과 함께 악용우려도 보도했다. 그런 우려를 뒤로 하고 민주당 선대위 청년위원회도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AI 이재명 영상을 제작, 질문과 대화 형식으로 답하는 ‘이재명 챗봇’을 선보이는가 하면 메타버스 유세도 하고 있다. 김동연도 AI대변인과 AI‘윈디’를 선 보였다. 이제 손오공의 분신술로 ‘AI 윤석열’은 전국 방방곡곡에 공약을 얼마나 잘 전파 할지 미지수 이다. 또한 ‘AI 윤석열’이 전하는 메시지가 실제 윤석열 후보가 전하는 메시지와 혼용될 경우 유권자들의 혼란을 얼마나 불러 올 것인가 또한 미제이다. 다만 이재명 챗봇이든 AI윤석열이든 ‘딥페이크’ 기술이 자기 당 후보를 미화하거나 다른 당 후보를 비방하는 데 행여 악용되지 말아야 한다. 진짜 같은 가짜들이 등장해서 책임지지 못할 말을 내뱉는다면 유권자는 진짜와 가짜, 진실과 거짓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될 수 있으므로 이를 엄격히 처벌 규제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 법규는 만들어졌지만, 현재 국내엔 영상의 진위를 판별할 기술이 없는 상태인데다 아직 공직선거법엔 딥페이크 영상물에 대한 규정도 없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딥페이크 가짜 영상물에 대한 입장은 질의가 오면 그때 정해 회신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현실상황에서 현재까지 AI선거가 미미해 그나마 다행이다. 세계 각국 또한 딥페이크 선거 규제에 나서는 추세이나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만든 나라는 현재로선 없다고 한다. ‘AI 윤석열’의 등장을 필두로 한 이번 디지털 선거전이 딥 페이크 영상내용의 진위구별 기술 개발과 규제, 그리고 그 처벌 법규를 마련하는 기회로 삼아 디지털 선진국의 모범이 되길 바란다. 또한 이번 AI후보들을 선보인 만큼 이를 계기로 인공지능개발에 대한 윤리적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하여 세계 여러 나라를 리더하는 성숙한 지도자가 탄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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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2021년 지구촌 단상<지평선> 2021년 지구촌 단상 송태윤(논설위원, 문학박사) 2020년 내내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2021년 한 해도 계속 세계를 괴롭혔다. 2021년 초에는 미국·유럽의 바이러스 확산세가 특히 심각했으나,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상황이 서서히 호전되는가 싶더니만, 이해 봄에 인구 대국 인도에서 확인된 델타변이가 전 세계로 빠르게 번지면서 코로나 종식은 물거품이 되었다. 11월 말엔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인됐다. 오미크론은 공식 확인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많은 나라에서 유행하고 있으며, 세계는 여전히 코로나19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12월 27일 현재,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은 2억7600만 명, 사망자는 537만4천 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와 같이 세계적인 코로나 19 창궐 속에서도, 조 바이든은 2021년 1월 20일 제 46대 미국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트럼프 시절 만들어진 중국 견제 성격의 미국·인도·오스트레일리아·일본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를 정상급으로 격상했으며, 9월 말 첫 대면 정상회의를 열었다. 또 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의 새로운 3국 동맹체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키고 오스트레일리아의 핵추진 잠수함 획득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국의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인 일대일로에 맞서, 개발도상국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는 ‘더 나은 세계 재건’(B3W) 구상도 출범시켰다. 바이든은 12월 9~10일 중국, 러시아 등을 제외하고 세계 110여개국 정상을 초대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열었다. 바이든 정부는 또 신장 위구르족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 탄압을 이유로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미국에 맞서고 있는 중국의 시진핑은 마오쩌둥·덩샤오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3세대 영도자’ 지위를 굳혔다. 2022년에 제3기 출범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은 대만을 흡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만은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패권 다툼의 한복판에 놓인 채 1년 내내 시달렸다. 한겨레에 의하면 미-중 신 냉전이 한층 가열되면서, 대만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게 거론됐다. 중국은 올해 대만의 하늘을 최첨단 전투기로 940차례 이상 위협했고, 미국은 대만에 소규모이긴 하지만 군사 훈련단을 보냈다. 대만은 미국과의 협력을 염두에 둔 대규모 군사훈련인 ‘한광 훈련’을 실시했다. 그런가 하면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홍콩의 민주주의는 완전히 사라졌다. 지난해 6월 홍콩 국가보안법이 도입되며 예상했던 것보다 사정이 훨씬 심각했다. 베이징의 지시를 받은 홍콩 정부는 민주 진영 인사들의 말과 행동을 꼬투리 잡아 체포했고, 민주 단체의 재산을 빼앗으려 했다. H일보에 의하며 민주 진영 대표 언론사인 <핑궈일보>가 지난 6월 스스로 폐간을 결정했고, 주요 시민단체는 해산했으며, 19일 치러진 선거로 입법회는 친중파로 채워졌다. 홍콩을 떠나겠다는 홍콩인은 40%가 넘는다고 한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이 8월31일 완전 철군했다. 2001년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를 품어준 당시 아프간의 탈레반 정권을 응징하기 위해 침공한 지 20년 만이었다. 아프간 전쟁은 미국의 최장기 전쟁이었으나, 결과는 참혹했다. 수많은 인명과 자금을 투입한 뒤 다시 ‘탈레반의 집권’이란 전쟁 전의 상황으로 돌아갔다. 미국의 지도력에 큰 회의를 남겼다. 크라스노다르와 AP 연합뉴스에 의하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대에 증강 배치되고 있다는 사실이 11월 초에 확인되면서 새로운 전쟁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국경에 약 10만 병력과 장비를 배치한 러시아가 내년 초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려고 하자 이를 막으려는 러시아와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러시아는 새해 초 미국과 협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지구의 온난화이다. 온난화를 막지 못하면 인류가 공멸할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10월3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렸다. 아쉽게도 결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197개국 정부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일정을 늘려가며 11월13일까지 진행한 총회에서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자는 합의가 도출됐다. 그러나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1.5℃ 높은 수준에서 억제하는 데 필요한 과제는 다음 총회로 넘겨지게 됐다. 이 외에도 이란과 서방이 ‘이란 핵협정’을 복원하기 위한 협상을 12월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식적으로 재개했다. 이란은 즉각적 제재 해제를, 미국은 핵무기 개발과 연결될 수 있는 이란의 활동 중지를 요구하며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코로나 19의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나날이 치솟는 물가로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짓눌러 있다. 미국 등은 금리 인상으로 돈줄 죄기에 나설 태세라고 한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제기 된다면 각국 중앙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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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지구 온난화로 기후 재앙 시작<지평선> 지구 온난화로 기후 재앙 시작 송태윤(논설위원, 문학박사) 대서양 해류의 변화를 분석한 피터 드 메노칼 우즈홀해양연구소(WHOI) 소장(미 컬럼비아대 교수)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지구 온난화로 빠르게 녹고 있는 북극 빙하가 대서양의 해류 순환 시스템을 바꾸고, 이로 인해 곳곳에 기후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해류가 순환하는 것은 남반구의 따뜻한 해류가 북쪽으로 올라가 차갑게 식은 뒤 바다 깊은 곳으로 하강하면서 얻는 동력 때문이다. 이 힘을 바탕으로 해류가 마치 컨베이어 벨트(물건을 연속적으로 이동·운반하는 장치)처럼 열을 실어 여러 대륙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10여 년 전부터 컨베이어 벨트처럼 움직이는 거대한 해류에 이상 조짐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해양학자들은 분석한다. 그린란드 빙하가 녹아 담수가 되어 바다로 흘러들면서 수천 또는 수만 년 안정적으로 이어온 해류 순환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20세기 중반 이후 해류 순환 속도가 15% 줄었고, 최근엔 1000년 만에 가장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해류 순환이 느려지면 남쪽 바다의 열이 북쪽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정체돼 유럽과 북아프리카 등은 가뭄이 심해지고, 대서양엔 허리케인이 증가하는 등 재앙에 가까운 기후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학자들의 우려다. 지구의 거대한 순환 시스템 작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2도 올랐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그린란드 빙하는 2002년 이후 매년 2770억t, 남극 빙하는 1510억t씩 녹거나 떨어져 나와 바다로 흘러들어와 바닷가에 살고 있는 인류에게는 큰 재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독일과 노르웨이 연구팀은 지난달 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그린란드 빙하의 상당 부분이 ‘티핑 포인트(작은 요인만 더해져도 엄청난 변화가 생기게 되는 전환점)’ 직전에 놓여있으며, 수세기에 걸쳐 해수면을 1~2m까지 높일 양의 빙하가 녹아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빙하 꼭대기 표면이 녹기 시작해 빙하 높이가 일단 낮아지기만 하면 대기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녹는 속도가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는 폭염·가뭄·폭우 등 기후 재앙을 체감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은 매년 기록적인 폭염과 이로 인한 가뭄과 산불 등으로 인명 피해와 작물 생산량 감소, 산림·생태계 소실 등 피해가 극심하다. 올해 미 서부에선 6월 기준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하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선 50도 넘는 폭염이 올해 평년보다 한 달 일찍 시작됐다. 작년 대서양에는 역대 가장 많은 30개 허리케인이 발생해 미국과 중앙아메리카를 휩쓸고 지나갔고, 중국과 인도에선 작년 수개월간 이어진 폭우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국제사회는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2018년 발표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1.5도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많은 지역에서 극한 고온 현상이 늘어나고, 일부 지역에서는 호우와 가뭄, 강수 부족이 나타나며, 곡물 수확량이 감소하고 생물 다양성 훼손도 예상되는 등 기후 위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기온이 2도 상승할 경우 예측은 훨씬 파괴적이다. 해수면 높이가 0.3~0.93m 상승하고, 중위도 지역의 연중 최고 기온은 4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전 지구 육지 면적의 약 13%는 현재와는 다른 유형의 생태계로 바뀌게 되며, 식물의 16%, 척추동물의 8%, 곤충의 18%는 서식지의 절반 이상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IPCC는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억제해야 생태계, 식량, 보건 시스템 등에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다”고 했다.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온난화가 심해질수록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는 폭염이 자주 찾아오고, 호우·홍수는 더 강하게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변영화 기상과학원 기상연구관은 “동아시아에서 극한 고온은 증가하는 반면, 한파 관련 지수는 감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연안 지역 해수면 상승과 해양 산성화 등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수면이 높아지면 해안가의 도시나 갯마을이 물에 잠기게 되거나 상실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기상학자들이 늘 해오던 말이다. 하경자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큰 대륙 연안에 있는 우리나라는 호우의 강도도 강해지고, 홍수 피해 지역도 넓어질 수밖에 없다. 비가 몰아서 오면 다른 때에는 가뭄이 일어나기도 쉽다”고 말했다. 온난화를 막을 방법은 있을까.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중립(넷제로, Net Zero)이 유일한 전제조건이다.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을 제한하고 메탄 등 다른 온실가스 배출도 대폭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메탄 배출 감축이 이뤄질 경우 온난화를 억제하는 것뿐 아니라 대기 질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