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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우리 고장 무안향교를 찾아서(1)

기사입력 2022.11.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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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우리 고장 무안향교를 찾아서

     

    무안향교 백용수  전교(典校)

    인애하고 온유한 마음속 곧은 강직함

    독학으로 배운 한시(漢詩), 성균관 전국한시대회서 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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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안향교 백용수  전교(典校)

     

    지난 11월 5일 토요일 오전 9시에 본보 발행인 박일훈 박사는 무안향교를 찾았다. 백용수 전교님을 뵙기로 한 날이다. 때마침 향교 안뜰에서는 전통 혼례 예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전교(典校)를 현대어로 바꾸어 말하면 학교의 교장을 뜻한다. 따라서 향교(鄕校)의 전교는 향교를 총관리·감독하는 교장(校長)을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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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혼례식서 대추와 밤을 던져주는 백용수 전교

     

    백용수 선생은 제34대 무안향교 전교이다. 훤칠한 키에 인자한 품성이 눈가에 가득한 백 전교의 첫인상에서 성격이 호탕하며 품성이 선하고 곧음을 알겠다. 그리고 강직함이 굳세어 결코 불의를 보고는 참지 못할 성품의 소유자임이 한눈에 들어왔다.

    백 전교는 초면의 필자에게 다짜고짜 공수법부터 가르쳐 주신다. 남자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놓고, 여자는 오른손을 왼손 위에 놓는다고 한다. 흉사(凶事)가 있을 시에는 그 반대로 해서 허리를 굽혀 인사를 드린다는 것이다.

    향교 서재에 달린 전교 방으로 들어가니 수려한 서체의 한시가 커다란 액자 안에 걸려 들어있다. "전교님, 이 한시는 무엇인가요?”라고 물었더니, "허허. 그것은 제 졸작입니다만, 지난해 성균관에서 개최한 전국한시백일장 대회에 참가해서 은상(2등)을 받은 작품이지요.”라고 답하신다. 내용인즉 이렇다.

    每省盤銘覺悟明(매성반명각오명) 매양 반명을 살피어 각오를 밝게 하니

    日新志體聖王成(일신지체성왕성) 뜻과 몸이 새로워서 성왕을 이루네

    仁心啓發安民性(인심계발안민성) 인심을 계발하여 백성의 성정을 편안히 하니

    意氣中興正世情(의기중흥정세정) 의기를 중흥시켜 세상 정세를 바로잡으리라

    布德崇高凌岱岳(포덕숭고릉대악) 덕을 펼침이 숭고하여 태산을 능가할 만 하며

    樹功燦爛勝瑤瓊(수공찬란승요경) 공을 세움이 찬란하니 구슬광채보다 낫도다

    常施善政尊天理(상시선정준천리) 항상 선정을 베풀어 하늘의 이치를 좇으니

    賢主良臣繼代榮(현주양신계대영) 어진 임금 어진 신하가 대대호 번영을 이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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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성균관 주최 전국한시백일장 대회서 은상을 수상한 백 전교의 한시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노래이다. 한시를 독학으로 공부했다는 백 전교님은 "사마천의 <서기>나 공자의 <서경>을 보면 흔히들 중국의 태평성대를 대표하는 시기로 요순시대를 꼽지요. 실제로 요임금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순임금에게 천하를 양보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도 이처럼 정국이 평안하고 여야가 화합해서 온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 바람에서 이 시를 짓게 되었답니다.”라고 설명하신다. 백번 지당한 말씀이 아닌가. 절로 숙연해졌다.

    백 전교님의 사회활동 역시 다채롭다. 무안향교 유도(儒道)회장·해제면 번영회장·해제면 노인회관 건축추진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무안문화원 이사·무안공항활성화 추진위원·무안군 바르게살기운동 수석부회장·수원백씨 무안 목포 종친회장 등도 맡고 있다.

    세 살 연하인 부인 박희옥 여사(75세)와는 무안에서 알아주는 잉꼬부부다. 해제면에 소재하는 자택 역시 이름난 멋진 한옥이다. 지은 지 10여 년이 되었어도 바로 엊그제 지은 집 같다. 게다가 60여 평에 달하는 실내공간에 들보의 굵기는 장정 두 아름보다 굵다. 특히 해제면은 사방이 모두 풍광이 뛰어난 곳이고 보니 백용수 전교님께서 부인 박 여사님과 더불어 백년해로를 하시기에 이보다 더 좋은 명당도 없으리라. 부디 옥체 만강하셔서 천수를 다 누리시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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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위 : 백용수 전교님과 부인 박희옥 여사/ 아래 : 무안 해제면 소재 한옥 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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