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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전남 출신 젊은 경제인들

기사입력 2021.03.0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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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회장과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의장이 거액을 기부하겠다고 잇달아 선언했다. 국민은 그들의 기부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놀라운 건 두 사람 모두 전남 출신의 젊은 기업가들이라는 점이다. 호남에서 장한 경제인이 나왔음에 큰 감명을 받았다.

    먼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이 금액은 개인 재산을 기부한 금액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현재 김 의장이 보유 중인 카카오의 지분은 13.74%로서 주식 가치는 약 10조 원이다. 그러니 기부금은 5조 원 이상이 된다. 한국 최고 재벌인 삼성 이건희 회장 가족과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가족도 기부금이 각기 1조 원이 안 된다. 그러니 김범수 의장의 기부가 얼마나 대단한지 놀랍다.

     김범수 의장은 국내 IT 창업가 1세대로 꼽힌다. '흙수저 신화'로 불린다. 김 의장은 담양에서 농사하는 부모의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할머니를 포함해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 살아야 할 정도로 어려웠다. 부모가 먹고살기 바빠서 돌봐주지 않았기에 그의 초등학교 첫 성적표는 형편없었다 한다. 그러나 독학하여 형제 중 유일하게 대학을 다녔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SDS에 입사해서 다녔지만 창업을 위해 퇴사했다. 1998년에 한게임을 창업해서, 2000년에 이해진이 창업한 네이버와 합병시켰다. 그 NHN의 대표를 7년간 맡았다. 이후 독립해 2010년 카카오톡을 개발했고,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현재 카카오는 국내 23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카카오(45조 원)의 주가 총액은 포항제철을 능가한다. 연매출은 연 4조원에 이른다.

    김범수 의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 이은 국내 주식 부자 3위이다. 김 의장의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다. 그는 “좋은 기업”이 아니라 “위대한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다음으로,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의장도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배달의 민족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하면서 받은 주식 가치 등을 포함해 재산이 1조 원대에 이른다. 기부금은 5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봉진 의장은 완도군 소안면에 딸린 작은 섬 구도에서 태어났다. 이 섬은 인구 100여 명의 작은 섬이다. 김 의장은 “고등학교(수도전기공고)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밖에 설명하기 어렵다.”며 자신의 성공을 사회의 도움으로 돌린다.

    김봉진 의장은 서울예대 실내디자인학과를 졸업한 후, 디자인그룹 이모션, 네오위즈, 네이버에 다니다가 2010년에 자본금 3000만 원으로 ‘우아한 형제들’을 창업했다. 그리고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 민족'으로 키워냈다.

    완도 출신의 한 지역민은 “소안면 희생자 단체 회장을 맡았던 김봉진 의장의 아버지가 광주로 이사 가서 살다가 5·18도 겪고 큰 고생을 하다가, 서울로 이사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일의 섬 소안도 출신으로 이런 훌륭한 일을 한 사람이 고향 출신이라고 하니 가슴이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김봉진 의장은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한국인 최초 회원으로 가입했다. '기부(giving)'를 '약속(pledge)'한다는 이 단체는 2010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함께 설립했다. 김 의장은 한국인으로는 처음, 세계에서 219번째 회원이 됐다. 그래서 한국은 세계에서 25번째, 아시아에서는 7번째 서약자가 나온 국가가 됐다. 김봉진 의장은 “제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의장의 기부 선언은 신선하다. 기존의 재벌들은 ‘부의 대물림’을 당연시해왔다. 또 비리가 터졌을 때 모면하기 위해 기부해왔다. 또 회사의 돈을 내놨다. 반면에 이번에 두 의장은 스스로 기부를 약속했다. 또 회사의 돈이 아닌 私財사재로 기부했다.

    전남 출신 두 젊은 기업가가 한국 경제계에서 놀라운 큰 성공을 거두었다. 흙수저에서 자수성가하여 누구나 알아주는 대기업가가 되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재벌들도 하지 못한 거액의 기부를 하였다. 전남에서 이런 훌륭한 인물들이 나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긍지가 샘솟는다. 두 사람을 본받아, 지역 출신 인물들이 더욱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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