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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광주 군공항 이전 여론조사 결과,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기사입력 2023.10.1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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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안국제공항 인접 4개 읍면 군공항 찬성 의견이 많아… 무안군의 리더십의 한계 드러내


    1.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하는 지역신문

     

    지난달 광주연구원이 광주 군 공항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무안과 함평 주민들에게 이전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무안군은 반대 56% 찬성 37.1%, 함평군은 반대 45.1% 찬성 42.5% 오차범위 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두고 무안은 반대 여론이 높았다며 무안의 모 신문은 호들갑을 떨었다. 그에 따르면 무안 주민들은 매일 어디선가 ‘자진해서’ 군공항 반대 시위를 벌인다는 것이다.

    참 우습다. 무안은 2019년부터 무안군청 내 ‘군공항대응팀’을 꾸려 조직적으로 군공항 이전 반대를 독려해왔다. 그리고 그렇게 무안 주민들이 자진해서 시위에 나서고 길거리마다 매일같이 현수막이 내걸린다는데, 어찌하여 반대가 고작 56%란 말인가. 4년여 동안 무안군이 ‘군공항대응팀’에 쏟은 인력예산은 차치하더라도 그동안 동네마다 길거리마다 뿌린 돈이 얼마인데 그따위 소리가 나오는지 도통 알 길이 없다. 물론, 신문사 운영비 조달을 위해 그렇게라도 기사를 써줘야 했다면 할 말은 없다.

     

    2. 이상익 군수의 리더십에 공감하는 함평 주민들

     

    거두절미하고 함평군을 보자. 이상익 함평군수가 '광주 군 공항 유치' 공식 선언한 것이 언제인가. 바로 몇 달 전이다. 처음 이 군수의 선언을 접한 함평 주민들 대다수의 반응은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거나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이 군수가 지난 5월 8일 광주 군공항 이전 관련 담화문을 발표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찬반이 비등비등해졌다는 것은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요컨대, 함평군민들은 이 군수의 선언에 진정성도 있고 또 일리도 있다며 순순히 받아들이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3. 무안군수 고향에서조차도 군공항 이전 ‘찬성 의견’ 많아

     

    이번 조사에서 가장 유의미한 데이터는 바로 광주 군공항 이전 예정지역의 여론조사 결과이다. 바로 무안국제공항이 위치한 망운면과 무안읍, 해제면, 운남면 등 4개 읍면의 주민들 의사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망운면 45.8%, 무안읍 48.9%, 해제면 49.8%, 운남면 48.1%로 군공항 유치를 찬성하는 의견이 확실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현상은 함평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함평군 9개 읍면 중 해안지역을 포함한 5개 읍면이 군공항 유치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이 반대의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함평읍 53.8%, 손불면 48.1%, 엄다면 52.2%, 대동면 59.0%, 학교면 42.9% 등으로 조사됐다.

     

    4. 반대 일변도의 무안군 뒤에는 정치적 헤게모니를 쥔 세력이 있을 수 있어

     

    무안군수의 고향에서도 군공항 이전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도 무안군청은 목숨을 걸고 나서서 군공항 이전 반대를 부르짖고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아마도 내년 총선에서 그 까닭을 찾을 수도 있겠다. 2024년 4월 10일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이 지역 국회의원 선거는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 보장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언제부턴가 무안에는 민주당 깃발보다 더 단단한 정치적 헤게모니를 쥔 세력이 등장했다.

    당시 저들은 기업도시라는 망령을 끌어내어 무안 주민들을 단결시켰다. 오늘날도 군의원이나 도의원, 또는 군수가 되려면 혹은 다른 출세라도 하고픈 사람들이라면 일단은 저들의 인준을 받아 두면 좋을 것이다. 그렇게 기업도시로부터 촉발된 저들이지만, 이제는 무안에 ‘항공특화산단’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거부한다. 어느 공무원은 말한다. "그분의 고향이 근방인데 군공항 같은 게 들어오면 되겠어요? 그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렇다. 골치 아픈 계보는 논외로 하고 당 대표가 공천을 주든 말든 무안지역이라도 똘똘 뭉치도록 결속시켜두면 우선 안심일 수 있다. 거기에 광주 군공항 이전 반대만큼이나 좋은 명분이 또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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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권 제1전투비행단

     

    5. 전남도와 무안군의 갈등 속 무안군 현안 사업들 심각한 저해 속출

     

    올들어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두고 전남도와 무안군이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무안에서는 일의 추진에 곤란을 받는 사업이 있다. 바로 무안K푸드산단 사업이다. 무안K푸드산단은 무안국제공항 등 뛰어난 SOC를 바탕으로 지역경제에 활성화를 불어 넣고자 2020년부터 추진한 사업으로, 무안군은 이곳에 농식품(K푸드) 스마트 제조, 신선농산물 물류,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해 푸드 테크(Food Tech) 산업으로 연계 발전시킨다는 계획이었고 준공 목표는 2028년이었다. 현경면 양학리·동산리 일원 91만2058㎡(27만평)에 1661억원이 투입되는 이 역점 사업이 그동안 전남도와 무안군 사이의 군공항 이전 갈등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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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경면 양학리·동산리 일원 27만 평에 1661억원이 투입되는 무안K푸드산단 조성 사업

     

    6. 이상익 군수의 ‘긍정적 사고’로 1조 7100억원 투자 유치, 숙원 사업들 궤도에 올려

     

    이렇듯 무안군은 떡고물은커녕 정당한 제 밥그릇도 챙기지 못하는 사이에 이웃 함평군은 어떠한가. 이상익 함평군수가 ‘광주 군 공항 유치'를 공식 선언하면서, 이전부터 제안된 지역민의 숙원 사업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전남도는 2040년까지 1조 7100억 원을 투자해 농축산, 해양관광, 첨단산업, 사회간접자본시설(SOC)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메가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이 같은 함평군의 쾌거가 반드시 이상익 군수의 군공항 유치 선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사사건건 전남도와 갈등을 빚는 무안군과는 대조적인 양상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만에 하나 함평에 군공항이 들어서면 무안은 평안하겠는가. 그런 날이 오면 무안은 보상도, 발전도, 사람도 잃고 오로지 고통만 당하는 형국이어서 소는 물론이요, 외양간마저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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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록 전남도지사(오른쪽)가 지난달 5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상익 함평군수와 함께 '함평 미래 지역발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7. 전국 최초 햇빛아동수당 지급한 신안군, 주민들에게 꿈과 희망도 나눠줘

     

    무안군은 군공항 이전 문제를 들어 입으로만 후손들의 안온한 생활권을 강조하고 있지만, 무안 바로 옆 신안은 지역 주민들, 특히 아동들에게 올해 뜻깊은 선물을 나눠주고 있었다. 바로 ‘햇빛아동수당’이다. 지난 5월 3일 전국 최초로 시행된 햇빛아동수당은 신안군 만 18세 미만 아동에 상·하반기 2회에 걸쳐 20만원씩 연간 40만원을 ‘1004섬신안’ 상품권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대상자가 91명이 증가해 총 2060명이 혜택을 받았다.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신안군 만 18세 미만인 아동들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햇빛아동수당을 9월 20일부터 9월 22일 사이에 해당 읍면사무소에서 배부해 추석 전까지 지급을 완료했다고 한다.

    햇빛아동수당 지급을 두고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작은 일에도 정성을 들여 지역 주민들에게 기쁨을 안겨주는 지자체야말로 진정 그 지역 주민들에게 멋진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곳이 아닐 수 없다. 헤게모니를 쥔 세력의 눈치나 보며 그 비위를 맞추느라 정신 줄마저 놓고 사는 기초단체장이 있다면, 그런 곳에서는 꿈도 희망도 애당초 기대하기 어렵다.

    <남악신문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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