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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악 칼럼> 윤석열 대통령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기사입력 2023.11.0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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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악 칼럼> 윤석열 대통령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金昌辰(전 초당대 교수. 문학박사)

    10월 11일에 치른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에게 17% 차이로 크게 이겼다. 이 결과는 집권 여당이 현재 민심을 크게 잃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현 정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살펴보고, 고쳐야 할 점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수립한 국정 운영의 기본 방향은 올바르다.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살려 나가겠다고 한다. 외교에서는 미국, 일본과 손잡고 안보 및 경제 공동체를 이루겠다고 한다. 북한의 침략야욕에 대해서는 강력한 힘으로 응징하겠다고 한다. 노동·연금·교육의 3대 개혁을 해나가겠다고 한다.

    그러나 세부적인 부분에 들어가면 윤 정권은 실수가 잦다. 윤 대통령은 정치 초보자다. 그러면 겸손하게 국민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독단과 오만과 불통으로 민심을 잃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하나, 국힘의힘 당대표 선거에 용산대 김대기 비서실장이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나경원 전 의원에게는 인신공격을 해서 출마도 못하게 막았다. 또 대통령 선거에서 윤 후보 당선을 도와준 안철수에게는 "적”이라는 말로 매도했다.

    둘, 국힘 김기현 당대표도 당내 숙청을 했다. 김기현은 당대표가 되자마자 김재원 최고위원, 태영호 최고위원, 홍준표 대구시장을 징계해버렸다. 이러니 국힘 의원들이 용산대와 당대표 눈치만 보며 복지부동하지 않겠는가.

    셋, 간호법 거부권 행사도 크게 잘못한 일이다. 원래 간호법은 국힘과 민주당이 함께 만들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간호법을 좌절시켜 버렸다. 그 결과, 간호사들은 윤석열 정권에 모두 등을 돌려버렸다.

    넷,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도 하지 않는다. 국민 앞에 나서서 소통하려는 생각 자체가 없다. 몇 달에 한 번 정도는 기자회견을 해서 소통에 나서야 한다.

    정치는 한마디로 자기 세력을 늘리는 일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거꾸로 우파마저 줄여나가는 뺄셈 정치를 하고 있다. 홍범도 장군 논란으로 우파마저 분열시킨다. 윤 대통령은 무조건 자기만 옳다는 오만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윤 대통령은 자기 심복만은 무조건 감싼다. 이태원 압사 사고 같은 큰 사고가 났을 때는 역대 정권에서는 장관을 경질해서 민심을 달랬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끝까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감쌌다. 그래서 민심과는 완전히 멀어져 버렸다. 지도자는 泣斬馬謖읍참마속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이번 보선 패배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은 換骨奪胎환골탈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희망이 없다. 다음 여섯 가지를 고쳐야 한다.

    첫째, 김대기 비서실장을 경질하기 바란다. 지금까지 용산대가 저지른 수많은 실수의 중심에는 비서실장이 있다. 인사 실패도 비서실장에게 책임이 있다. 윤 대통령은 비서실장을 하루빨리 경질해서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

    둘째, 국힘 김기현 당대표를 경질해야 한다. 최근 국힘은 인요한 씨를 혁신위원장으로 앉혔으나 彌縫策미봉책에 불과하다. 윤 대통령은 信賞必罰신상필벌하는 자세로 국힘 당대표에게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은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인정하고, 국힘 의원들도 정신을 차리게 된다.

    셋째, 윤 대통령은 ‘外剛內柔외강내유형’에서 ‘外柔內剛외유내강형’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현재는 자신감이 넘쳐서 독단적으로 너무 강하게 나가는데, 국민에게 위화감을 준다. 겸손하고 부드럽고 온화한 태도로 바꿔서, 국민이 친근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 언어도 부드럽고 완곡하게 표현해야 한다.

    넷째, 윤 대통령은 萬機親覽만기친람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윤 대통령은 수능에 대해서 "킬러 문항을 없애라.”고 직접 말했다. 그러면 교육부 장관은 허수아비가 되고 만다. 유능한 장관을 발탁해서 그에게 전권을 주고 소신껏 일하게 해야 한다. 과거에 성공한 대통령들은 모두 그렇게 했다.

    다섯째, 인사를 신중하게 잘해야 한다. 지금까지 윤 대통령이 한 인사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사전 검증이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한동훈 법무장관이 똑똑하지만 인사 검증만은 무능하다. 용산대 비서실도 무능하다. 윤 대통령은 아는 사람만 쓰려 하지 말고, 유능한 사람들을 폭넓게 찾아 써야 한다.

    여섯째,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다. 지금 한국 경제가 매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건 이념”이라고 말해서, 국민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지금 홍범도 장군 내쫓아내는 게 뭐가 중요한가? 이념은 조용히 실천하고, 윤 대통령은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이상 여섯 가지 점을 고친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좋은 대통령이 될 것이다. 이번 보궐선거 참패를 기회로 환골탈태한다면 轉禍爲福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윤 대통령이 스스로 혁신한다면 내년 4월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지금 같은 스타일을 고수한다면 내년 총선 전망은 어렵다.

    김창진_3x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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