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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악 칼럼> 호남이 다 망해도, 무안군은 군공항만 안 오면 행복한가?

기사입력 2023.12.2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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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악 칼럼> 호남이 다 망해도, 무안군은 군공항만 안 오면 행복한가?

    金昌辰(전 초당대 교수. 문학박사)

     

    2023년 12월 17일,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은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개통 시기에 맞춰 광주민간공항을 무안공제공항으로 이전키로 합의했다. 다만 "군공항 이전문제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무안이 광주군공항을 받겠다고 약속하기만 하면, 광주시는 먼저 민간공항을 보내주겠다는 통큰 약속인 것이다.

    전남도는 무안군이 군공항을 받는다면, 무안군 발전을 위해 지원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그 내용은 『남악신문』이 「김영록 지사, 3조원 규모 ‘무안 미래 지역발전 비전’ 발표」라는 기사로 이미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광주시도 무안군이 군공항을 받는다면, 이전 지역 주민지원 사업비를 담보키 위해 지원기금을 적립하는 것을 포함한 지원조례를 제정키로 했다.

    이렇게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최선을 다해서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았다. 그렇다면 이제 김산 무안군수와 일부 무안군민들도 그에 호응해서 이 합의안을 흔쾌히 받아들여야 한다.

    만약 앞으로도 무안군수와 무안군민들이 광주군공항과 광주민간공항의 통합 이전을 거부한다면, 욕을 먹어도 싸다. 『광주데일리뉴스』의 신현호 대표는 12월 4일 「광주공항 어디로 가야 하나요」라는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안군은 군공항 이전을 막고 있습니다… 명백한 지역 이기주의 행태입니다… 무안이 갖고 싶은 것만 갖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지역발전이 아닙니다. 서로 대화하면서 상생을 도모하는 방법을 하루빨리 찾아야 합니다… 이러다간 전남과 광주가 통째로 몰락하게 생겼습니다. 전남과 광주가 몰락하는데 딸랑 무안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무안군민은 더 넓은 마음으로 광주공항 통합 이전 논의를 위한 공론의 장에 나서야 합니다.”

    12월 20일, 전남도 산하 19개 공사·출연기관 기관장들과 전남도 새마을회를 비롯한 전남의 5개 새마을단체들, 전남여성단체협의회, 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 등은 무안군이 전남지사와 광주시장의 합의를 따르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자기 지역을 살리기 위해 혐오시설도 마다하지 않고 유치하려고 애쓴다. 경북 청송군은 강력범 교도소로 유명한 ‘청송교도소’를 비롯해서, 교도소가 4개나 있다. 그러나 윤경희 청송군수는 "군수도 군민도 함께 교도소 추가 유치를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왜 그럴까?

    교도소가 오면 교도관과 가족들이 이주해 온다. 또 면회객도 찾아온다. 그렇게 해서 지역이 활성화된다. 인구 감소로 인해 사라질지도 모르는 자기 지역을 살리려는 몸부림이다.

    최근에는 양수(揚水) 발전소 유치를 위해 전남 구례, 전남 곡성, 경북 영양, 경북 봉화, 경남 합천, 충남 금산 등 6개 군이 뛰어들었다. 양수 발전소를 설치하면 수몰 지역이 생긴다. 그래서 과거엔 반대하는 지역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구가 감소하는 지자체에서는 유치 열기가 뜨겁다.

    광주군공항과 함께 추진해 왔던 TK신공항 쪽과 비교해 보아도 무안군의 무조건 군공항 반대는 타당성이 없다. 3년 전인 2020년 12월, 대구시는 경북 의성군·군위군과 3자 합의했다. 대구군공항을 두 군에 이전하고 민간공항도 함께 건설하기로 타협한 것이다. 그 전제조건으로 군위군이 대구 편입을 희망하여, 지난 2023년 7월에 대구광역시는 군위군을 편입 완료하였다.

    현재 TK신공항 건설은 군공항 이전과 민간공항 건설의 투 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 군공항 이전은 대구시가 2022년 8월 군공항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최근 국방부와 군공항 이전 관련 기부대양여 방식의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한편 민간공항은 건설 비용이 2조 6천억 원 예상되는데, 2026년 착공해서 2030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렇게 대구군공항 이전은 이미 3년 전에 지자체 간에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여 착착 진척시켜 나가고 있다.

    12월 26일, 전남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광주 민간·군 공항의 무안공항 통합 이전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광주시민은 찬성이 67.4%, 반대는 26.4%로 나타났다. 반면에 무안군민은 찬성이 40.1%, 반대가 57.1%로 나타났다. 무안군민들은 ‘소음피해 우려’(80.5%)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는데, 경북 의성군과 군위군은 소음피해가 없어서 대구군공항을 받았겠는가?

    전국의 군단위 지자체들은 자기 지역이 소멸되지 않기 위해, 교도소 같은 혐오시설이라도 유치하려고 온 힘을 다한다. 반면에 김산 무안군수와 일부 무안군민들은 호남이 다 망해도 군공항만 안 오면 행복하다는 ‘소지역 이기주의’에 빠져 있다. 이러다 무안공항이 폐쇄되어도 과연 무안이 미래에 남아 있을까?

    맹자는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경상도 사람들보다 애향심도, 애국심도 부족한 무안군수와 일부 무안군민들은 제발 부끄러운 줄 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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