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마음을 여는 시 달래 향기는 돌풍따라 김춘남 시인 스물 셋 스물 넷 허리에 꽂혔던 침들이 뽑혀 나갈 때 나도 모르게 세고 있었다. 등이 휠 것 같은 아픔이 이런 건가? 꽃샘추위를 넘어 돌풍까지 불던 날 달래 무더기를 땅에 놓고 손님을 기다리던 할머니 부슬비까지 더해지니 오가는 발길도 뜸하고 사나흘에 서는 장이 그날은 장날도 아니었다. 사세요~ 말 대신 눈빛만 길게 응시하시던 모습 달래 주세요~ 목젖까지 올라오는 소리와 달래 오이 사다보면 허리에 가해질 통증 저울질 하...
한말 의병 전쟁과 전남의병 박해현 (초당대학교 교수, 문학박사) 일본군 최종목표는 국사봉 지난 25호에 이어서 심남일 의병부대는 같은 ‘호남의소’의 산하 의병부대와 연합작전을 구사하였다. 1909년 2월 남평 덕룡산 전투가 대표적이다. 덕룡산을 대부분 남평지역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덕룡산 전투는 영암지역으로 살펴야 옳다. 덕룡산 곧 국사봉이 ‘호남의소’의 사령부 기능을 하였고 그 전투에서 활약한 의병장들이 모두 영암 의병들이기 때문이다. 일본군 진중일지를 따르면, 박사화·박민홍·강무경이 인솔하는 250여 명의 의병이 ...
[기획 연재 : 이야기 문학] Ⅲ 창작 이야기 조수웅 문학박사 3) 좋은 글 (지난 26호에 이어서) 또 어머니의 병환을 낫게 할 특효약이 3년 묵은 쑥이라는 한의원의 말을 듣고, 스스로 쑥을 캐서 3년 묵히면 되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7년 동안 3년 묵은 쑥만 찾으러 다니다가 결국은 어머니를 돌아가시게 하고 말았다는 고사가 있다. 이처럼 고정관념은 밑 빠진 독과 같아서 시간과 열정을 낭비할 뿐이다. 그래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곧 좋은 글쓰기의 시작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글을 쓰려할 때도,...
구독자 코너 찔레꽃 추억 김봉임 단비가 그치고 나니 미세먼지 없는 청명한 날씨다. 밭둑 위로 언덕에 쭉 늘어서 있는 찔레꽃은 아롱다롱 꽃망울 이슬을 머금고 있다. 한낮 개화된 하얀 꽃잎들 사이로 스산한 봄바람이 스치면 허공을 날며 떨어지는 꽃잎들, 그리고 내년 요맘때 꽃봉오리 장식하려고 가시로 무장해 우뚝 솟은 새순들은 그 누가 가꾸고 거름을 준 것도 아닌데도 언제나 변함없다. 참으로 자연은 대단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작년 가을에 감나무 사이로 이리저리 아무렇게나 뿌려놓은 밀과 보리는 추운 겨울을 견뎌내어 땅속에 ...
[기획 연재 : 이야기 문학] Ⅲ 창작 이야기 조수웅 문학박사 지난 25호에 이어서 질문하기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의문을 가질 때 가능하다. 익숙한 것, 당연 한 것에 대해서 우리는 의문을 갖지 않으며, 따라서 질문도 하지 않는다. 예컨대 우리는 내가 남자 혹은 여자라는 사실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으며 따라서 질문하지 않는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질문을 한다는 것은 낯설게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고, 당연하지 않게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은 대부분 우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것...
구독자 투고 신학기와 봄내음 김봉임 지난 한 해 동안 내내 어두웠던 대학 구내서점에도 봄내음을 실은 남풍과 더불어 생기가 돋아나고 있습니다. 가벼운 옷차림을 한 새내기 학생들과 재학생들이 청운의 꿈을 그리며 교재를 구입하려고 우리 서점을 반갑게 찾아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서점 매장은 학생들로 만원이고 각종 교재가 날개 달린 듯 잘 팔리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때문에 학생들이 마스크는 잘 쓰고 있는지, 서로 거리 두기는 하는지 등이 마음에 걸리고 좀 불안하기도 합니다. 벌써 계절은 춘분을 지나 청명 한식입니...
소꿉장난 배문석 시인 놀고 즐기고 숨쉬는 게 누구나 쉬운 일이 아니다 나노미터보다 더 작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인간들은 미증유의 길을 가고 있다 손에 잡히지 않는 머리에 그려지지 않는 그런 길을 가고 있다 산다는 게 그렇다 어린 시절 소꿉놀이가 전부였듯이 삶은 다 그렇게 흘러 왔고 연륜 또한 거침없이 그렇게 달려간다 해 뜨고 지는 억겁의 하루가 어디 어김이 있으랴 그 날줄 위에 함부로 디뎌서는 안 될 오늘 우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길을 가고 있다 사금파리 위로 빛나던 그날이 그...
부활절의 의미 문귀병(목포 순성교회 담임목사) 부활절(Easter)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부활절을 의미하는 영어 ‘이스터’(Easter)는 고대 앵글로 색슨어인 Eastre(새벽)와 Ostara(봄)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새벽은 어둠을 물리치는 힘을 가지고 있고, 봄의 기운은 생명들에게 겨울을 이기고 딱딱한 땅에서 움터 나올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부활절은 기독교의 절기만이 아닙니다. 온 인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주시는 가장 귀한 선물입니다. 인류의 조상 아담이 창조주 ...
구독자 코너 과일 나무 심은 뜻은 김봉임 24절기 중에 입춘, 우수, 경칩이 되면 한 해의 꿈을 그리며 할 일 너무나도 많아 바빠집니다. 저에게 할 일이 많다는 것은 삶의 넉넉함을 말해주는 것 같아 흐뭇 하기도 합니다. 작년 가을에 수확한 메주콩으로 메주 4덩이를 만들었는데 검고도 노랗게 아주 잘 띄워졌습니다. 마침 오늘이 길일이라고 해서 간장을 담가놓고 운동 삼아 집 주위를 한 바퀴 돌아봅니다. 앙상한 대추나무와 늘씬한 블루베리 나무들은 가지 마디 마디에 ‘움’이 맺혀있어 밭에 심어놓은 해묵은 과일나무들의 안부가 ...
논어 명구 100선 子曰(자왈) 非其鬼而祭之(비기귀이제지) 諂也(첨야) 見義不爲(견의불위) 無勇也(무용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제사 지내지 않아야 할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은 아첨하는 것이고, 정의로운 일인 줄 알면서 실행하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이다.” - 不 : 부정보조사로서, ~이 아니다. 弗(불), 未(미) - 非 : 부정형용사로서, ~ 아니다. 匪(비) - 無 : 부정존재사로서, 없다. 毋(무), 莫(막 : 보조사 역할) - 其 : 지시대명사로, 당연히 해야 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