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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박쥐 이야기

기사입력 2020.10.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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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박쥐는 분류적 특성상 포유강 박쥐목 애기박쥐과로 국명은 붉은박쥐이나 『황금박쥐』라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학명은 Myotis formosus 이다.

    형태는 앞 팔의 길이 43-52㎜, 머리와 몸통은 43-57㎜정도 이며, 귀 13-19㎜, 뒷발 9-14㎜ 이다.

     우리나라의 애기박쥐과 박쥐 중 중간크기로 몸의 털과 비막 및 귀의 색은 오렌지색이고, 비막에 검은 반점과 귀의 가장자리는 검은색으로 둘러져 있다.

     먹이원이 많은 여름철에는 주로 고목이나 삼림에서 생활을 하고 겨울철 동굴에 들어가 동면을 한다. 특히 붉은박쥐는 우리나라 박쥐 중 가장먼저 동면에 들어가고 가장 늦게 깨어난다.

    동면기간은 12월 초순부터 이듬해 5~6월까지이다. 거의 일 년 중 절반 이상을 잠을 자는 것이다. 온.습도가 높고 따뜻한(온도12.6±0.34℃, 습도96% 이상)동굴 안쪽에서 겨울잠을 자며, 날씨가 추워 져서 주위 온도가 내려가게 되면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여 동면할 때는 체온을 낮추어 주위온도보다 1℃가량 높게 유지 한다.(대략 13~14℃ 정도) 따라서 대사율이 낮아지고 에너지 소비가 억제되므로 동면기간 동안 먹이를 섭취하지 않아도 생존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안과 신안 특히 함평의 생태경관보존지역 내에 많은 개체수가 서식하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생물 Ⅰ급 종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문화재청에서는 천연기념물 452호로지정·관리하고 있다. 전 세계 생존마릿수는 대략 4~5백 마리쯤으로 예상을 하는데 그중 대부분이 무안과 신안 함평에 서식하고 있다. 무안의 어느 한 동굴에는 150여 마리 이상이 동면을 하고 있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사보고서에 기록되기도 하였다.

     젖을 먹여 기르는 포유류에 속하는 붉은박쥐는 보통 1년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아 기른다. 생식패턴이 가을에 발정하여 10월 중·하순에 교미한 뒤 바로 동면에 들어간다. 먹이원인 곤충이 가장 많은 이듬해 6월 하순부터 7월 상순 사이에 출산을 한다. 아마 먹이를 구하기가 가장 쉬운 시기로 출산을 맞추기 위한 행위가 아닌가 한다.

     

     붉은박쥐를 포함한 대부분의 온대성 박쥐류는 가을에 교미한 후 곧바로 동면에 들어가야 하고, 먹이가 풍부한 초여름에 새끼를 낳아야 한다. 따라서 이런 특이한 번식패턴을 가지고 있다.

     즉, 가을철 교미 때에 암컷의 자궁 혹은 난관 내에 도입된 정자를 저장하여 곧바로 수정하지 않고, 살아 있는 상태로 암컷의 생식도관 내에 저장하고 있다가 이듬해 봄에 수정하여 곤충이 가장 많은 초여름에 새끼를 분만하도록 조절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지역에서 동면굴 관찰을 해본 결과 암컷이 수컷보다 더 빨리 동면지에서 나가는 것이 관찰 되었다.

     박쥐는 유일하게 날아다니는 포유류로서 전 세계적으로는 약 970여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20여 종의 박쥐가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박쥐는 모두 온대성 박쥐로 야행성이며 날아다니는 곤충(나방, 모기, 하루살이 등)을 주로 섭식하며, 겨울철에는 모두 동면을 한다.

     사는 곳에 따라 분류하여 보면 관박쥐, 우수리박쥐, 큰발윗수염박쥐 등은 동굴에서 주로 생활을 하며, 숲속의 나무 구멍 에서 사는 쇠멧박쥐와 큰수염박쥐 등이 있다.

    그리고 숲이나 동굴에서 살지 않고 시골이나 도시주변의 오래된 건물에서 사는 집박쥐, 안주애기박쥐 등도 있다.

     이중 가장 작은 집박쥐는 몸길이가 40mm밖에 안 되는 작은 박쥐다. 이 작은 박쥐가 하루 밤 동안에 잡아먹는 곤충이 약3000마리 이상 이다. 몸무게 30g 가량의 박쥐가 제 몸무게의 30% 가량이나 되는 약10g이나 먹어야 하는 대식가 이다.

     가끔 친환경농업단지에 설치되어있는 해충 유인 포집 망을 보면서 박쥐 한마리가 잡는 개체수와 비교해 보면서 실소를 금지 못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박쥐는 열대성 박쥐에 비해 몸의 크기는 작은 편이다. 종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몸무게는 15g ~ 35g 정도 되며, 시각이 퇴화되어 초음파를 이용하여 필요한 정보와 먹이를 찾는다. 시력으로는 약1m정도의 아주 가까은 곳의 물체만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박쥐를 무서워하거나, 터부시해왔지만, 이는 서양문물의 산물이지 않나 생각한다.

     서양에서 박쥐는 뱀과 더불어 사탄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져 왔고, 이것은 종교 혹은 인식상의 편견이 아닐까 한다. 아마도 박쥐가 동굴과 같은 음습한 곳에 생활하며, 낮과 밤을 바꾸어서 생활하고 그 형태가 새도 아니고 쥐도 아닌 특이한 모습을 띠고 있어서인 듯하다.

     그러나 박쥐는 오래 전부터 동아시아에서는 다른 큰 대접을 받아왔다.

    중국에서 박쥐는 상서로운 동물로 다섯 마리의 박쥐를 오복의 상징으로 여겨 장롱, 문갑 등에 박쥐문양을 넣어 건강, 부귀, 장수 등을 기원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박쥐는 길조의 하나로 여겨져 여성들의 노리개나 자개장의 무늬에서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40여년 전만해도 여름 밤하늘에 지천으로 날아다니던 박쥐가 요즘은 좀처럼 보기 힘든 동물이 되었다.

     박쥐는 위기상황에 대처할 만한 공격행동과 방위능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나 산림의 감소, 주택구조의 변화, 하천구조의 변경, 농약 사용으로 인한 먹이원인 곤충의 감소 등 환경변화와 파괴는 박쥐의 생존에 큰 위협을 주고 있다.

     이에 박쥐의 보존전략으로 서식지 복원과 보호 및 안전한 환경조건을 만들어 주어

    환경보전의식과 함께 생물종의 다양성에 보전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이 글을 쓰면서 문득 함평의 “황금박쥐생태전시관”과 “오복포란(五福抱卵)” 이야기가 생각나 몇 자 적어본다.

    전남 함평군은 지난 2008년 당시 30억4,0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순금 162㎏, 은 281.39㎏ 등을 사용해 순금 황금박쥐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엑스포공원 바로 옆에 황금박쥐생태전시관을 만들어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황금의 값이 올라 지금은 100억 가까이 가는 가격이 되었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이 박쥐상을 움치려다 붙잡히는 사건도 있었다. 덕분에 2019년 나비축제 당시에는 박쥐상이 축제장 한가운데로 나들이를 하는 일도 있었다. 동굴 같은 환경의 전시장에만 있다가 밖으로 나와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축제장의 주인공으로 유명세를 맘껏 과시 했으니 기쁜 일인 것만은 확실한데 황금박쥐 보다는 황금에 더 관심이 가지 않았을까 하여 뒷맛은 개운치가 않다.

     또 다른 옥의 티도 보인다. “오복포란”이라는 알도 생태관에 함께 전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황금박쥐 알 오복포란이라......

     2009년 박쥐상을 만들고 나서 남은 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다시 7~8년 전에 위 박쥐상을 만든 홍익대에 의뢰해 박쥐 알을 만들었고, 이름을 공모하여 이름을 “오복포란(五福抱卵)” 이라 하였다.

     아니 황금박쥐는 포유류로 알이 아닌 새끼를 낳아 젖을 먹여 기르는데 웬 알 이라니 ...... 하여 말들이 많았고 설왕설래 하였다.

     

    ‘오복’이란 장수(長壽), 부귀(富貴), 강녕(康寧), 수호덕(收好德), 고종명(考終命) 강녕 - 건강과 평안함, / 수호덕 - 덕을 쌓는 즐거움, / 고종명 - 질병 없이 늙어 죽음을 말하며, 사람이 태어나 살면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복을 의미한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오복포란(五福抱卵)”의 일도 잊혀져갔다. 얼마 전 어느 분이 2019년 나비축제장 사진을 올렸는데 이 오복포란이 소개되어 있는 것이다. 즉시 함평군 담당부서에 알아보았더니 그 알이 생태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박쥐의 생태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박쥐도 새들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므로 조류로 착각을 하고, 또 알로 번식을 하는 것으로 오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조금 세월이 지났다고 슬그머니 박쥐 곁에 가져다 놓은듯하여 감히 옥의티라 말하고 싶다.

     현장 확인 차 황금박쥐생태관을 찾아 갔더니 코로나19로 관람이 불가하다하여 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일상을 송두리째 바꾼 코로나 정국 언제 끝나려나. ㅎ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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