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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이준석, ‘싸가지 없이’ 살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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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이준석, ‘싸가지 없이’ 살 길은 없다

박일훈 법학박사

<발행인 칼럼> 이준석, ‘싸가지 없이’ 살 길은 없다

박일훈 법학박사

 

‘싸가지’란 말이 있다. 어감이 별로여서 입에 올리는 것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싸가지 없다’로 표현한다. 반대로 ‘싸가지 있다’라는 표현이 우스갯소리로 가끔 들리기도 하는데, 그 역시 별로 장려할 것이 되질 않는다. 싸가지는 ‘싹’과 ‘아지’가 합쳐서 이루어진 말이다. 동물의 새끼나 작은 것을 가리키는 접미사 ‘아지’가 ‘싹’과 결합하여, 싹이 막 나오기 시작하는 상태인 ‘싹수’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그러니까 싹수는 싸가지의 좀 순화된 표현이다. 그래도 여전히 어감은 안 좋다. 싹수는 식물의 씨앗에서 제일 먼저 트이는 잎을 말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성공하거나 잘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를 뜻하는 말로 자주 사용된다. ‘싹수가 노랗다’(가능성이나 희망이 애초부터 보이지 않아 개선의 여지가 없다)라는 관용구에서 알 수 있듯이 싹수 역시 부정적인 내용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여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따라붙는 수식어 중 하나는 ‘싸가지 없다’는 말일 것이다. 싸가지가 없다는 평을 듣는 이 전 대표에게 지난 6일은 정치적으로 실종선고의 날이었다. 실종선고가 실체적 사망을 뜻하지는 않지만 결국 법적으로는 사망 선고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 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가 이 전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이들이지 않으면서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가 잇따라 제기한 ‘가처분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정진석 비대위를 중심으로 당 정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법원이 정 비대위원장을 임명한 전국위원회 의결에 실체적·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한 만큼 정진석 비대위의 정상적 운영이 가능해졌다. 이로써 지난 7월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이 전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내린 지 3개월 만에 분란의 일단이 수습되었다.

법원의 가처분 기각과 당 윤리위의 추가 징계는 이 전 대표에게 처참한 패배를 안겨주었다. 1차전에서 이 전 대표에게 승리를 안겨줬던 법원은 2차전에서 살아있는 권력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결정에 힘을 얻은 윤리위의 행보는 홀가분했으며, 오도 가도 못 하게 만드는 교묘한 덫에 이 전 대표를 가두고 말았다.

생각해보면 아마도 이준석은 무척 억울해할 것 같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속해서 이기게 한 일등공신이라고 스스로 자부심도 컸을 것이다. 언제는 당원들이 "100년 만에 나올 만한 당 대표”라고 추켜세워주기도 했었다. 그러더니 ‘체리 따봉’ 문자 파동 책임을 거꾸로 자신에게 돌리는 데 대한 억하심정이 없을 수 없다. 당의 기강을 흔들고 권력투쟁에만 관심 있는 ‘윤핵관’들을 비판한 결과가 당원 투표로 선출된 자신의 축출이라니!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정녕 냉정히 생각해보면 오늘의 이러한 사태를 이준석 스스로가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입당 때부터 사사건건 부딪친 원죄보다도 그의 성 상납 의혹이 빌미를 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비록 경찰 수사에서 불송치 결정은 났지만, 이준석은 한 번도 성 상납 의혹에 대해 제대로 설명한 적이 없다. 솔직하지 못한 태도는 ‘이준석의 쓴소리’가 내는 효과를 반감시켰다.

한국 헌정사 최초 30대 보수당 대표라는 국민적 여망이 완전한 실망으로 추락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도량이 좁아 다수를 포용하기보다는 배척하기 일쑤였고, 남에게 지고는 못 사는 비뚤어진 승부욕 근성에, 젠더와 세대 등 퇴행적인 갈라치기는 정통보수 당 대표로서의 권위를 손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원내 경험이 없는 0선의 이준석을 당 대표로 뽑아준 보수 지지층 상당수도 그의 막가파식 ‘자해정치’에 어느새 등을 돌렸다.

당내 기반도 단단하지 않은 데다 주홍글씨가 새겨진 이준석에게 손을 내밀 원내 인사는 없을 것이다. 추가 징계가 내후년 총선 직전에 풀리겠지만 현재로서는 공천권은 언감생심이다. 그렇다고 밖으로 뛰쳐나가기엔 명분도, 세력도, 자금도 여의치 않을 것이다. 그의 말대로 "더 외롭고 고독한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준석이 얻은 게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다. 이준석은 지난 ‘4개월간의 반란’을 통해 그의 강인한 패기만큼은 잘 보여줬다. 대통령 권력이 가장 강한 때가 취임 직후다.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의 막강한 권력에 저항하는 것은 여의도 정치판에서 상상조차 못 할 일이다. 승패가 뻔한 싸움에서 굴복하지 않고 제 목소리를 냈다는 인상을 대중들에게 강하게 심어줬다. 전투에서는 졌지만, 전쟁에서 결코 진 것은 아니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제 이준석은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이 지향하는 젊은 보수로서의 가치와 비전을 제대로 세워야 할 때다. 유감스럽게도 그가 당 대표가 되어서 보여준 정치는 국민이 기대하는 참신하고 개혁적인 보수가 아니라, 퇴행적이고 편협한 정치공학, 선거공학뿐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주문한다면, ‘싸가지 있는’ 이준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기 전에 이준석은 자신의 언행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이준석에게 늘 "싸가지가 없다”는 평이 뒤따른다. 보수 원로 이재오 고문이 그를 향해 "정치를 제대로 못 배웠다”고 말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제라도 곰곰이 따져 볼 일이다. ‘싸가지 없이’ 살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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