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기획 연재 : 이야기 문학] Ⅲ. 창작 이야기(3)
조수웅 문학박사
(지난 35호에 이어서)
(8) 구술성과 문자성
우리가 구술성(orality)과 문자성(literacy)의 차이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전자 미디어와 인쇄 매체를 대조시킴으로써 이다. 전자시대는 전화, 라디오, 텔레비전과 같은 매체에 의해 형성되었지만, 그 존립을 문자와 인쇄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2차적 구술성’의 시대로 불린다.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를 저술한 월터 J. 옹은 구술성과 문자성을 문자의 유무에 따라 구분하던 이제까지의 연구를 넘어서, 근본적 ‘정신구조’의 차이에 주목한다. 최근 지나친 문자문화 중심 때문에 구술문화를 일종의 변종이나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해왔음을 지적한다. 물론 1차적인 구술언어를 완전히 경험할 수는 없지만, 오늘날에도 언어는 기본적으로 말하고 듣는 언어이며 비록 쓰여진 텍스트라 하더라도 소리의 세계에 결부되지 않고서는 의미를 지닐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 언어 속에 뿌리 깊게 남아있는 구술성의 흔적들과 그 문화적 가치를 재발굴해 내는 그의 작업은 자못 흥미롭다.(시낭송, 참요, 민요, 타령, 상여소리, 점쟁이 주술/ 노래방 가사, 계산기와 주산, 할머니의 돈 계산, 개미와 장마/BC150년 채륜의 종이 발견과 19세기 인쇄술의 발달)
여기서 덧붙여 옹은 새로운 문화형태인 전자문화가 그에 앞선 구술문화나 문자문화와 어떻게 접목되는가를 살핌으로써 현대의 문화현상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2차적인 구술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 속에 참여한다는 신비성을 갖게 하며, 고유한 감각을 키우고, 현재적 순간을 중히 여기며, 정형어구를 사용하는 등 1차적인 구술성과 많은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전자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지는 집단의식이나 집단의 규모, 성격 등은 1차적인 구술성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하고 적지 않은 차이를 지닌다.
글쓰기 논의에서 구술성을 끄집어 낸 것은 말과 글이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 속에서 함께 형성되어 왔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고, 문자의 역할을 이미지가 상당 부분 대신하게 된 전자시대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구술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더욱 요청되고 있기 때문이다.
(9) 화법의 실제
대화 상황에서 말을 할 때는 메시지와 초메시지(그것에 해당하는 말을 작성하지 않았어도 상황 등의 도움을 받아 전달되는 것)가 동시에 전달된다. 그런데 메시지보다 초메시지에 초점이 있을 경우, 이를 간접 화법(indirect speech)이라 한다.
①대화
대화란 두 사람 이상이 모여서 서로 생각과 의견, 감정을 말로 주고받는 활동이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내 의견에 따르도록 설득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별다른 정보의 전달 없이 서로 함께 있다는 것을 즐기기 위해 대화를 주고받기도 한다. 이런 친교적인 대화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꼭 필요한 기능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대화마다 이들 기능이 서로 배타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능이 동시에 한꺼번에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떤 대화가 ‘친교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하는 것은, 그 속에 존재하는 여러 기능들 중에서 특히 친교적 기능이 다른 기능보다 우월하게 드러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②연설
연설의 일상성과 중요성-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말을 통해 어떤 정보를 전달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펼치거나 사람들을 즐겁게 하려는 공적인 의사소통 행위이다. 따라서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이야기하는 행위의 대부분이 일종의 연설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