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마음을 여는 시> 무인도
박일훈 시인
한사코 무인도에 가고 싶어 하는 그녀, 달이 야위어 가면 마치 조급증에 걸린 사람처럼 목이 탄다는 그녀, 불빛조차 없는 그곳에서 잘방대는 물결소리와 풀벌레소리에 귀를 맡기고 어느 행성에서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어보고 싶다는 그녀, 열이레 푸른 달빛 아래 가녀린 어깨가 안쓰러운 그녀가 평형을 잃은 새끼 갈매기처럼 불안한 발자국을 남기고 바다 쪽으로 걸어간 후 바다는 잠시 몸을 뒤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