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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처서(處暑)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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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處暑) 단상

金在珥(동신대학교 명예교수, 공학박사)

<IT 이야기> 처서(處暑) 단상

金在珥(동신대학교 명예교수, 공학박사)

 

30여년 전 울릉도에 갔을 때 천연 에어컨을 경험하고 신기해한 적이 있다. 겹겹이 쌓인 성긴 바위틈의 차갑고 습해진 공기가 바깥으로 나올 때 따뜻한 공기와 만나게 되면 지니고 있던 수분이 수증기가 되면서 주변 열을 흡수하여 냉각되는 원리의 그야말로 공짜로 즐기는 고마운 자연 에어컨인 셈이다.

금년은 뜨거운 태양과 습한 공기로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이기도 했지만 잦은 폭우로 정말 힘겨운 역대급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럴 땐 피서 삼아 바다와 계곡을 찾아 더위를 피해 보기도 하지만 한결같이 하는 말! "에어콘 밑이 가장 시원해”이다. 에어컨은 에어컨디셔너(Air Conditioner)의 줄임말로서 여름철 현대인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이렇게 고마운 에어컨은 거창한 연구소에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1902년 뉴욕주의 한 기계설비 회사에 갓 입사하여 주급 10달러를 받는 「윌리스 하빌랜드 캐리어」(Willis Haviland Carrier)라는 젊은 신입사원의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하였다.

같은 뉴욕의 한 출판사로부터 ‘한 여름의 무더위와 습기로 인해서 종이가 멋대로 수축과 팽창을 하는 통에 도무지 깨끗한 인쇄를 할수가 없다.’라는 어려움을 전해 들었다. 그 말을 들은 그는 너무나도 쉽게 해답을 생각해 냈다. 즉 ‘뜨거운 증기를 파이프로 순환시켜 공기를 따뜻하게 만드는 난방이 가능하다면, 차가운 물을 이용한 냉방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발상이었다. 입사하자마자 열 측정 방식에 대한 설계를 완성한 후, 온도와 습도 그리고 공기 순환까지 고려한 시스템의 연구에 착수하게 된다. 이후 덥고 습한 인쇄소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에어컨의 개발에 매진하게 되는데, 뉴욕의 한 기차역에서 증기기관의 수증기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미세한 수분으로 안개를 만들 수 있다면 공기 중 열과 습도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수많은 실험을 시도했다. 뜨거운 공기를 채운 코일 사이로 공기를 통과시키는 기존 난방 시스템의 원리를 이용해 차가운 냉매를 채운 코일 사이로 공기를 보내 온도를 낮추는 기계의 개발에 성공하게 된다. 말하자면 '냉수가 순환하는 냉각 코일에서 물을 압축하고 기화시켜 공기로부터 증발열을 빼앗아 온도를 낮춘 후 바람으로 내보내는 방식인 것이다. 현대 에어컨의 시초인 셈이다. 하지만 의뢰처인 출판사 인쇄공장에 설치한 것 말고는 오랜기간 동안 수요가 없다가, 1920년대 초에 뉴욕에 극장과 백화점들이 들어서면서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필자 사무실의 경우, 소비전력 3.3㎾와 0.66㎾인 2대의 에어컨을 사용하는데 하루 평균 5시간 월 20일 정도 가동하면 5만원 정도 나온다. 난방비가 10~15만원 정도 나오는 것에 비하면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하루 종일 가동한다면 누진세가 적용되므로 만만치 않은 전기료 부담을 해야 한다. 누진세 구간은 계절에 따라 달라서 사용량이 많은 여름에 좀 더 구간이 넓어지고, 사용량이 비교적 줄어드는 여름 이외의 계절엔 구간이 좁아진다. 에어컨을 많이 켜는 여름에 누진세에 대한 부담을 다소나마 경감시켜준 한전에 감사한 마음과 함께 세계 으뜸의 전력회사로 우뚝 서길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전기료 외에도 길가를 지나다 보면 지구 온난화에 크게 기여 할 것으로 여겨지는 자동차나 각 상점의 에어컨 실외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더운 열기에 몹시 불쾌해진다. 그럴 때마다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부채나 선풍기의 활용을 확대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게 된다.

부채는 ‘부치는 채’라는 말인데 인류가 맨 처음 부채를 사용한 것은 원시시대부터였을 것이다. 그 당시에도 쉽게 구할 수 있었을 나뭇잎을 이용하여 바람을 일으켜 다소나마 더위를 견뎌냈을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단오 선물은 부채요, 동지 선물은 책력(冊曆)이라.” 하는 말이 있다. 단오가 가까워지면 곧 여름철이 되므로 친지와 웃어른께 부채를 단오 선물로서 선사를 하고, 또 동지가 가까워지면 새해 책력으로서 선물하는 풍속이 성행하였던 것이다.

부채는 예술적 운치도 있을 뿐만 아니라 팔운동도 되고 전기세와 환경오염의 걱정이 없으니 일거사득의 유용한 피서 도구가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에어컨 바람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웬만하면 부채와 선풍기를 즐겨 사용한다. 최초의 선풍기는 1600년대에 서양에서 고안 발명되었으며 이것은 추를 이용한 커다란 부채를 움직이는 것과 비슷하였다. 1900년대에 전기를 이용한 선풍기가 개발되었고, 모터의 개발과 재질의 발명으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저소음형 플라스틱 선풍기가 생산되고 있다. 선풍기의 모터는 유도전동기를 사용한다. 이는 더울 때 스위치를 켜면 바로 회전력을 얻어서 날개가 돌아 시원함을 빨리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선풍기의 날개가 고속으로 돌면 위험하기 때문에 쇠창살로 그물망을 설치해놓고는 있지만 어린이와 유아의 손가락은 창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촘촘한 그물보호망을 이중으로 설치하는 것이 좋다. 필자도 부주의로 선풍기 날개에 손을 다쳐 심야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어서 어린이와 노약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이제 처서가 지났으니 머지않아 가을이 올 것이다. 폭염의 혹독한 여름을 겪으면서 이 더위를 이겨낼 수 있게끔 각종 도구를 발명해준 발명가들께 시원한 수박 주스 한잔하면서 고마움의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겨울에도 입안에 얼음이 서걱거리는 아이스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 이른바 ‘얼죽아’가 대세인 한국. 최근 들어 ‘콜드 브루’ 음료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미국. 어찌 됐든 다양한 방법으로 현명하게 더위를 이겨내고들 있다.

미증유의 폭염과 폭우를 겪은 여름의 끝자락에서 차후 닥쳐올 지구촌의 이상기후와 자연현상에 더욱더 지혜롭게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그리하여 사랑하는 우리 후세들이 더 안전하고 쾌적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모든 나라가 협력하여 일로매진해야 하지 않겠는가. 제발 인류를 파멸시키는 전쟁의 싹을 틔우는 적대감을 버리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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