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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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코너> 가뭄과 장마<구독자 코너> 가뭄과 장마 김봉임 옛날에는 가뭄이 들면 소금장수가 웃고 가고 장마가 들면 우산장수가 웃고 간다고 했다. 그 시절에는 모래알같이 많던 사람들에게 전자제품이 없던 시절이라 시골 장터 5일장은 삶의 활력소가 되었을 일이다. 생필품들도 모두 불티나게 팔렸을 일이다. 사람들은 5일장에서 새로운 정보와 문물을 서로 교환하고 문명화 과정도 5일장에서 이루어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5일장이 예전 같지 못하다. 갈수록 인구수가 줄어든 탓인지 물건을 사려sms 사람들보다 물건을 팔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 시끌벅적해야 할 장터가 한산하고 조용하기만 하다. 에누리로 흥정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나는 가끔씩 무안 5일장을 찾는다. 생필품 등을 저렴한 맛으로 사는 재미가 제법 솔솔하다. 이달 초에도 무안 5일장을 찾아 장화 1켤레를 사 들고 고구마순 파는 곳으로 가보았다. 티브이 뉴스에서는 내일이나 모레면 비가 온다고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고구마순 다발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선뜻 사기를 주저했다. 나는 별생각 없이 고구마순 7단을 사 들고 집에 돌아왔다. 다음 날 고구마순을 들고 밭에 나갔다. 밭은 이미 두렁을 만들어 놓은 터였다. 말라버린 마른 흙을 부셔가며 온종일 고구마순을 심었다. 비가 내리기를 학수고대하며 집에 돌아왔다. 혹시 내일 비가 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근심하며 밤새 뜬눈으로 날을 새며 일기예보를 주시했다. 아침은 밝아왔는데 무심하게도 햇빛만 쨍쨍하다. 밤새 열대야까지 가세해 밭에 심어논 연약한 고구마순들은 고스란히 말라 죽고 말았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도 일주일 동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우연히 또 티브이를 켜보니 모레는 비가 전국적으로 내린다고 한다. 나는 다시 다음 날 5일장에 들러 이번엔 고구마순 8단을 샀다. 고구마순을 파는 장사 아주머니도 이번엔 틀림없이 비가 내릴 거라고 호언장담을 한다. 그 말에 나도 기분이 좋아지고 신이 나서 비를 맞아가며 고구마순을 심어야겠다고 말장단을 맞춰주고 집에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일기예보는 빗나갔고 나는 헛고생만 하고 말았다. 고구마순을 심기에는 점점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9백 평 남짓한 밭은 천수답이라서 하늘에서 물을 내려주시지 않으면 도저히 농사를 지울 수가 없다. 그런 관계로 밭 양쪽 모퉁이에 작은 방죽을 두 개나 파놓았다. 하지만 50년 만에 찾아온 가뭄을 견디기 어렵고 다른 작물까지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가뭄과 타들어가는 자연의 섭리를 원망해 보기도 하지만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라는 명언도 있지 않던가. 그러나 부업으로 하는 나의 농사법은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이도 들고 농사 실력도 모자란 나로서는 고달프기만 한 농사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마른 장마에 시달리던 이 지역에도 장마다운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 들렸다. 듣던 중 참 반가운 이야기였다. 티브이 뉴스를 보면 경기 중부지방은 장맛비로 피해가 속출한다고 하는데, 전남 서남부 지역은 아예 비가 오질 않았다. 오죽하면 태풍이라도 불어닥쳐서 궂은비라도 제발 내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한 것이다. 나는 다시 5일장에 갔다. 이번엔 고구마순 10단이나 샀다. 다행히 일기예보대로 비가 내려주었다. 나는 삼세 번 만에 온몸에 비를 맞으며 열심히 고구마순을 심었다. 주황색 황토밭이 고구마순으로 파랗게 덮어져 가고 있다. 하지를 한참이나 넘겨서 심은 고구마가 제대로 영글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비록 올가을 농사 추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모쪼록 모두 잘 되어 풍성한 계절을 맞이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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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필기구의 혁신을 일으킨 볼펜<지평선> 필기구의 혁신을 일으킨 볼펜 송태윤(논설위원, 문학박사) 글을 쓰거나 사무를 보면서 가장 많이 쓰이는 필기기구는 볼펜이다. 문방구에 가면 여러 가지 색깔과 다양한 디자인의 볼펜을 볼 수 있다. 이 볼펜(Ball Point Pen)을 처음 만든 사람은 헝가리 출신 라슬로 비로(Ladislao Biro)라는 신문 기자이다. 그는 1938년 윤전기에 사용되는 잉크의 농도가 너무 진해서 펜촉 끝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깨닫고는, 화학자인 동생 게오르크 비로(Georg Biro)의 도움을 받아 금속제 볼 베어링을 끝에 붙여 오늘날의 볼펜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비로 형제는 1943년 볼펜에 관한 발명 특허를 취득한 뒤, 그들만의 공장을 만들어 볼펜을 생산하게 된다. 비로 형제의 볼펜은 1945년 당시 9.75달러의 고가였으며 잘 써지지 않는 다는 불평이 많았으나, 계속되는 시행착오 끝에 그들은 볼펜다운 볼펜을 완성했으나 결국 모든 재산을 탕진하게 된다. 그러던 중 프랑스의 한 남작이 이들로부터 특허권을 사겠다는 제안을 한다. 그가 바로 지금의 빅을 만든 마르셀 빅(Marcel Bich)이다. 그는 원래 만년필을 제작하려 하였으나, 볼펜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매료되어 볼펜 제조 회사를 만들기로 마음먹고 비로 형제의 특허권을 샀다. 마르셀 비슈는 여러 국가에서도 부르기 쉽게 그의 이름(Bich)에서 'h'를 떼어 브랜드 '빅(BIC)’을 탄생시켰다. 1950년 12월, 빅(BIC)은 수레바퀴의 원리를 이용하여 크리스털 볼펜을 개발했다. 잉크 충전 없이 알파벳을 10만 자 가까이 쓸 수 있는 크리스털 볼펜은 29센트의 저렴한 가격으로 하루에 1만 개 이상 팔려나가며 빅(BIC)은 유명하게 되었다. 그 후 1950년, 마르셀 빅은 지금도 생산되는 인기 볼펜인 크리스탈 볼펜을 직접 개발하여 시장에 내놓았고, 이로 인해 빅은 더욱 유명하게 되었다. 이 회사는 설립자 마르셀 빅의 정신을 이어받아, 기능성, 합리적인 가격, 보편성을 브랜드 철학으로 삼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초당 57자루가 팔릴 만큼 볼펜의 대명사가 되었고, 남미 국가와 영국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빅 비로(BIC Biro)펜으로 인해 볼펜을 비로라고 부른다. 1954년 BIC이탈리아가 설립되고, 2년 후에는 BIC브라질, 그 다음 해에는 영국지사가 설립되었다. 빅(BIC)은 볼펜 제품에만 만족하지 않고 1972년부터 볼펜 이외의 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해 일회용 라이터, 일회용 면도기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1981년에는 스포츠용품 사업에 뛰어들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자, 이젠 볼펜의 기본 구조를 살펴보자. 이름이 말해주듯이 볼펜 끝에는 작은 금속 볼이 들어가 있다. 그 볼이 붓과 같은 역할을 해서 잉크를 종이에 묻혀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다. 아무리 값이 저렴한 볼펜이라도 펜 끝은 손으로는 깎기 힘든 마이크로 단위로 가공되어 있다. 이 볼이 있는 부분은 언뜻 보기엔 튼튼해 보이지만 실은 섬세해서 세게 누르거나 떨어뜨리면 파손되기 십상이다. 볼펜의 잉크나 구조는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볼펜은 기술적으로 더 이상 발달할 게 없는 한계에 다다른 것 같지만, 지금도 다양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볼펜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한 예가 가압 볼펜이다. 일반적인 볼펜은 심을 위로 향해서 글씨를 썼을 때 잉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심이 위로 향하면 중력이 작용해 잉크는 볼이 있는 쪽으로 나가지 못하고 그 반대로 내려오려고 한다. 그러면 필기하는 도중, 공기를 흡수해버리게 되므로 잉크와 볼펜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 글씨를 쓸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잉크 심의 공기 압력을 높여 항상 잉크가 볼이 있는 쪽을 향해 가도록 만들어진 것이 ‘가압 볼펜’이다. 급히 벽에 대고 메모할 때 이 볼펜을 사용하면 심이 위로 향해 있어도 필기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1963년 ‘모나미 153’이 출시되었다. 모나미 창업주 송삼석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가 볼펜 업에 뛰어든 건 1962년으로, 그해 4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산업박람회에서 일본 거래처 직원이 갖고 있던 볼펜을 보고 "이거구나”라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그해 말 일본회사 ‘오토 볼펜’에서 기술을 전수받았다. 그렇게 유성잉크를 만들었고 1963년 5월 1일 드디어 국민 볼펜 ‘모나미 153’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숫자 뒤에 쓰여 있는 0.7은 글씨의 굵기가 0.7mm라는 뜻이다. 이 제품이 히트치자 1974년엔 사명을 모나미로 바꾸었다. ‘모나미’는 프랑스어 ‘Mon Ami(내 친구)’에서 따왔다. 흔히 포켓이나 필기구 통에 담고 다니는 볼펜은 인류에겐 가장 유용한 필기 기구이다. 이를 더 발전시키고 더 질 좋은 필기 기구로 발전시키는 것이 연구자들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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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악 칼럼> 문재인은 귀순자를 죽으라고 북한에 넘겼다<남악 칼럼> 문재인은 귀순자를 죽으라고 북한에 넘겼다 金昌辰(전 초당대 교수. 문학박사) 2019년 11월 7일, 문재인 정부는 탈북 어민 2명을 강제로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이 사건은 귀순자의 인권과 생명을 박탈한 매우 심각한 범죄 행위다. 2019년 11월 2일, 북한 어선이 동해의 북방한계선을 넘어 귀순해 왔다. 국정원은 즉시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 11월 4일, 청와대에서 관련 대책회의가 열렸다. 그 직후 청와대는 국정원에 현장조사를 하지 말고 빨리 북송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서훈 당시 국정원장은 현장조사 계획을 취소해버렸다. 이튿날인 11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에게 부산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초청 친서를 보냈다. 동시에 귀순 어민과 선박을 북측에 인계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11월 6일, 북한은 인수 의사를 밝혔다. 곧바로 11월 7일,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을 통해 귀순자 2명을 강제로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이 사건은 우리 정부가 귀순한 북한 주민을 강제 북송한 첫 번째 사례로서 아주 특별한 일이다. 문재인은 도대체 왜 이런 이상한 일을 했을까?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한다. 또 제7조 1항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했다. 대통령으로서 직무유기한 것이다. 이런 비판에 대해 민주당은 반론을 편다. 문재인 정권의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은 귀순자들이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이라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여러 가지 이유로 타당성이 결여된다. 첫째,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북한은 대한민국의 미수복 영토이고 우리 주권이 미치는 영역이다. 그 까닭에 그동안 한국 정부는 탈북자를 아무 조건 없이 받아들이고 또 한국 국민으로 대우해온 것이다. 탈북 어민을 강제로 추방한 사건은 그동안의 관행을 깨버린 사건으로서, 대한민국 헌법을 위반한 것이다. 둘째, 민주당은 탈북 어민들이 16명을 살해한 범죄자들이니 강제 추방하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그 흔적이 배 안에 남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은 어선을 조사하지 않고, 소독해서 북한으로 넘겨버렸다. 그러니 민주당의 주장은 아무 물증도 없는 일방적인 선전에 불과하다. 셋째, 어민들이 16명을 살해한 게 사실이라고 치자. 그래도 강제로 북송한 건 범죄 행위다. 한국은 유엔 협약 당사국이다. "유엔 고문방지협약” 제3조는 사람을 고문 위험 국가로 강제 추방·송환·인도하는 것을 금지한다. 문재인 정부는 귀순자를 고문 위험 국가인 북한으로 추방한 국제법상 불법을 저지른 것이다. 실제로 북한으로 추방된 어민들은 고문을 받았다. 또한 국제인권법에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이 있다. 여기에 난민을 박해가 우려되는 국가로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강제송환금지 원칙’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그 원칙도 위반했다. 넷째,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에 비슷한 사건을 저지른 살인자들을 변호한 적이 있다. 1996년에 남태평양에서 조업하던 어선 페스카마호에서 중국인 국적의 조선족 6명이 한국인 등 선원 11명을 칼, 도끼, 쇠파이프로 잔인하게 살육했다. 당시 문재인 변호사는 이 사건의 변호를 맡았다. 그때 그는 "가해자들도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줘야 된다”고 했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북한으로 추방해버렸는가? "가해자들도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줘야” 옳지 않는가? 다섯째, 당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국회에서 "(북한 어민들이) 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죽더라도 (북으로) 돌아가겠다’는 진술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국회에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북한 어민들은) 귀순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모두 명백한 위증이다. 근래 통일부는 "(탈북 어민들이) 통상적인 귀순의향서 양식에 자필로 인적 사항, 귀순 희망 여부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권은 거짓말로 국민을 속였다. 문재인 정권은 귀순자들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북송한 것이다. 우리는 근래 언론에서 귀순자들이 북한으로 가지 않으려고 버티던 사진과 동영상을 보았다. 그들은 눈에 안대가 씌워져 포승에 묶은 채 판문점에 끌려왔다. 안대가 벗겨져 상황을 파악한 그들은 끌려가지 않으려고 몸부림쳤다. 그 끔찍한 광경에서 우리 국민은 문재인 정권의 비인도적인 만행을 보았다. 강제 북송된 두 명의 어부는 북한에서 두 달 만에 처형당했다. 문재인 정권이 죽인 거나 다름없다. 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을 보면, 민주당은 국민의 생명을 파리 목숨처럼 여긴다. 문재인은 도대체 왜 국민을 죽을 곳으로 몰아넣었는가? 이것이 "사람이 먼저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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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국민은 언제나 적폐청산을 환영한다<발행인 칼럼> 국민은 언제나 적폐청산을 환영한다 박일훈 법학박사 국가정보원이 지난 6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을 고발했다. 박 전 원장의 경우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첩보 보고서를 무단 삭제한 책임을 물었다. 그리고 서 전 원장에게는 2019년 11월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당시 합동조사를 강제 종료시킨 혐의를 적용했다. 두 사건 모두 북한과 관련해 과거 청와대와 정부의 대응을 놓고 현 정부 들어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불거진 사건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문제의 핵심은 고발당한 두 전 원장들이 각각의 사건의 결과를 뒤집거나 흔들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이대준 씨의 월북을 판단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한미군 당국이 확보한 대북 특수정보(SI)였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고위 인사가 SI 관련 자료를 조작해 ‘월북 몰이’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따라서 국정원 주장대로 박 전 원장이 ‘첩보 관련 보고서’를 무단 삭제하려면 SI 첩보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어야 한다. 일단 정보당국 수장이 SI 첩보를 살펴보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당시 국방부는 2020년 9월 22일 오후 10시 11분에 SI 첩보로 이대준 씨 사망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오후 1시 30분 국방부 기자단에 ‘실종사건’으로 공지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 한 언론이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 씨가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사실을 보도하고 나서야 비로소 사실관계가 바로 잡힌 것이었다. 이때 정보당국 관계자가 박 전 원장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 고발 직후 해명자료를 통해 "(군 당국이 취득한) 첩보는 국정원이 공유하는 것이지 생산하지 않는다”며 "국정원이 받은 첩보를 삭제한다고 원 생산처 첩보가 삭제가 되느냐”고 반문하며 검찰 고발의 부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SI 첩보를 열람하는 것과 가공 또는 폐기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일 수 있다. 그리고 국정원은 서 전 원장의 경우,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히고도 송환된 북한 선원 두 명의 사건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북으로 돌려보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탈북자들의 북송 여부는 관계부처 합동신문을 통해 결정되며, 탈북자 조사절차는 국정원이 주도한다. 따라서 서 전 원장이 조사를 서둘러 끝내고 탈북어민들을 북송했다는 게 국정원의 논리인 것이다. 이에 대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흉악범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 대해 내린 정책적 판단까지 직권남용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그런데 위 두 사건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제대로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3시간을 주목해야 한다. 즉, 사건 당일 오후 6시 36분 문재인 대통령에게 실종자가 북한 측에 발견됐다는 최초 보고 이후 총살 첩보가 보고된 오후 10시 30분 사이, 실종자가 생존해 있던 그 3시간 동안 문 대통령은 실종자 안전보장을 위해 과연 북한과 여하한 접촉 노력을 했는가이다. 아예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었는지, 노력했는데 접촉을 못 했다는 건지, 접촉을 못 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진실 규명이 절실하다. 목하 ‘문재인의 3시간’을 쟁점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대응을 맹비난하며 ‘박근혜의 7시간’을 문제 삼았던 문재인 정부가 아니었던가.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지 못했다면 그런 정부의 수장은 반드시 그 책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야당은 문재인 정권 비리 혐의에 대한 현 정부의 전방위 사정을 두고 ‘정치보복’ 논란이 뜨겁다. 정권을 예기치 않게 내주고 사정 대상으로 전락한 야당에선 현 정부를 향해 산적한 국정 현안과 여야 협치, 통합 정치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내팽개친 대결주의적 정치보복이라며 결사항전이라도 할 태세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정권이 교체되면 과거 일에 대한 형사사건 수사가 이뤄졌고 그건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이라며 "민주당 정부 때는 안 했냐”는 다소 거친 화법으로 정치보복론을 일축했다. 현 정부의 실질적 2인자로 꼽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인식도 윤 대통령과 같은 맥락에 있다. 한 장관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하는 야당을 향해 "중대한 범죄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이 전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또한 ‘라임·옵티머스 사건’ 재조사 역시 권력 남용과 정권 핵심의 비리 개입 혐의에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명확히 규명되어야 한다. 야당 ‘잠룡’ 이재명 의원 관련 부분은 물론 부인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백현동 개발 의혹, 성남FC 후원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국민은 한 개인의 정치생명보다도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사정을 원한다. 그것이 정치보복이든, 적폐청산이든 권력형 비리는 반드시 심판된다는 불문율을 우리는 이제 이 땅 위에 정착시켜야 할 때가 됐다. 국회의원들끼리 서로 언성을 높이든 말든, 국민 다수는 다음 총선을 떠올리며 오늘의 답답함을 견뎌내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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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코너> 나눔의 미덕<구독자 코너> 나눔의 미덕 김봉임 인생이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을, 그렇게 아등바등하며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아무리 명품으로 온몸을 휘감고 사는 인생이나 값싼 나일론 옷을 걸치고도 자기만족으로 사는 인생이나 자연으로 돌아갈 때는 다들 빈손으로 돌아가는데 말입니다. 문득 옛날 이야기 한 토막이 생각납니다. 글쎄, 초등학생 때나 읽었을 법한 형제 우애를 다룬 이야기지요. 옛날 어느 마을에 의좋은 형제가 살았다지요. 남달리 서로 우애가 두터운 형제는 한마을에 같이 살며 농사를 지었다지요. 그러던 어느 해, 여느 때처럼 열심히 농사를 지어서 가을 수확을 위해 볏단을 차곡차곡 각자 자기들 논둑 위에 쌓아 두었다는 것이지요. 형은 어느 날 자기 볏단 더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동생이 장가들어 새살림을 차려서 벼가 부족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지요. 그래서 밤새 아우네 볏단 더미에 자기 볏단을 날라 주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아우네 볏단 더미가 좀처럼 불어나질 않았다는 것이지요. 실은 아우 역시 형님댁은 식구가 많아서 벼가 모자랄 것이라 여기고 밤이면 밤마다 자기 볏단을 형님네 볏단 더미에 옮겨 주었던 것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휘영청 밝은 달밤에 형제는 서로 볏단을 옮겨 나르다가 논 가운데서 만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형은 아우에게 주려고, 아우는 형에게 주려고요.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겠습니까? 요즘 같으면 서로 많이 가지겠다고 싸우며 형이 동생을 고발하고 동생이 형을 고발하는 세상입니다. 그러고 보면 독서란 게 참 좋은 것인가 봅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옛이야기라도 읽노라면 마치 배가 고플 때 하얀 쌀밥에 잘 익은 총각김치를 곁들여서 배가 부르도록 먹었을 때의 행복감 같은 것을 맛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누군가는 "독서란 마음의 양식”이라고 했나 봅니다. 그리고 언제였던가, IMF 시절 나라에서 ‘금 모으기 운동’을 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온 국민들은 저마다 장롱 속에 깊이 잠들어 있는 금을 모아서 나라에 자발적으로 내어놓았었지요. 그 시절 제 아들은 대학을 마치고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아들이 느닷없이 집안에 금붙이가 있으면 당장 내놓으라는 것이었어요. 아, 글쎄,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하겠다는 것이었어요. 집안에 금붙이라곤 결혼 때 남편에게서 받은 금반지와 금목걸이가 전부였어요. 아들은 당시 대학에서 조교를 하고 있었는데 자기가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어떻게 학부생 후배들이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하겠느냐는 것이었어요. 저는 하릴없이 결혼예물을 아들에게 주었답니다. 그러자 아들은 한 달 후면 얼마간의 금값이 어머니 통장에 들어올 거라며, 제 결혼예물을 들고 학교로 뛰어가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죽을 때 어차피 빈손으로 가는 것인데, 나눔의 의미가 있을 때 동참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들 덕분에 저도 좋은 일 한 번 해본 것이지요. 올 3월 어느 날이었어요. 제가 운영하는 구내서점에 늦은 시간에 한 남학생이 전공 책을 사러 들어왔어요. 학생은 두 권의 책을 골라 들고 와 계산을 해달라며 카드를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카드가 잔액 부족으로 뜨는 거예요. 학생은 얼른 다른 카드를 꺼내 주었지만, 그 카드도 역시 잔액 부족으로 나타나는 것이었어요. 학생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지갑 속을 열어 보았지만, 지폐라고는 천 원짜리 몇 장이 전부였습니다. 그 학생은 책 겉장을 만지작거리다가 하는 수 없이 책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며 서점 문을 나서는 것이었어요. 계단을 총총걸음으로 걸어서 건물을 나서는 학생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저도 모르게 가슴이 저며왔습니다. 그 옛날 저는 광주서 학교 다니면서 자취생활을 했었답니다. 하루는 돈이 없어서 제때 교과서를 사지 못해서 수업 중에 담임 선생님께 혼났어요. 선생님이 들고 있던 교과서로 등짝을 얻어맞고 자취방에 돌아온 저는 숙제도 할 겨를이 없이 잔돈 몇 푼을 손에 쥐어 들고 광주 계림동 헌책방들을 샅샅이 뒤졌었지요. 전공 책을 사지 못한 채 그냥 돌아간 학생의 모습이 몇 날 며칠 동안 제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 것이었어요. 그 학생이 다시 서점을 찾아주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결국 그 학생을 다시 볼 수는 없었습니다. 지난달 저는 학생과를 방문했습니다. 혹시라도 코로나 19의 여파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진 학생들이 있으면 서로 어려울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며, 장학 담당 선생님께 일천만 원을 드렸습니다. 학생과 현관문을 나서면서 제 마음은 한결 가볍고 편안했습니다. 나눔의 미덕이 이런 것인가 보다, 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제게도 큰 기쁨이었고 잊지 못할 감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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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21세기 ICBM<IT 이야기> 21세기 ICBM 金在珥(논설위원, 공학박사) ICBM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이 떠오를 것이다. 핵탄두를 장착한 사거리가 6,400km 이상인 미사일로서 다른 대륙에 있는 적의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러한 적의 군사적·경제적 기반을 공격하는 전략무기체제의 하나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은 ‘20세기 ICBM’이라고 한다. 이에 반해 ‘21세기 ICBM’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의 머리글자를 모은 신조어로서의 ICBM이다. 첫째, ‘사물인터넷’은 스마트폰, PC를 넘어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시계 등 모든 사물을 유·무선 통신망으로 연결하고 스스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이를 처리해 자동으로 구동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즉 센서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데이터를 사람의 개입 없이 여러 사물들끼리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환경이다. 누구나 외출할 때 전등을 잘 껐는지 또는 가스 불은 잘 잠갔는지 불안할 때가 있었을 것이다. 만일 IoT가 탑재된 가전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 집에 돌아가서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조작하여 간단히 조치할 수 있다. 둘째, ‘클라우드’는 인터넷상에 마련한 개인용 서버에 각종 문서·사진·음악 따위의 파일 및 정보를 저장하여 두는 시스템이다. 즉 정보 기술업계에서 서비스 사업자의 서버를 이르는 말로서 컴퓨팅 서비스 사업자의 서버를 구름 모양으로 표시하는 관행에 따른 명칭이다. 클라우드(cloud)는 ‘구름’을 뜻하는데 컴퓨터 파일을 저장할 때 작업한 컴퓨터 내부에 있는 공간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하여 중앙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는데 이 공간을 클라우드라고 부른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작업한 컴퓨터에서만 자료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여러 장소에서 동일한 구름을 관찰할 수 있듯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자료를 불러올 수 있다. 이와 같은 클라우드 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는 작업한 컴퓨터에만 파일을 저장하거나 저장 매체를 따로 이용했기 때문에 마치 생활하고 있는 '땅'에 저장하는 것과 같았다. 저장한 것을 보기 위해서는 그곳으로 가야만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높은 구름에 저장하는 클라우드의 시대가 열려서 인터넷만 가능하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찾아볼 수 있는 구름인 것이다. 셋째, ‘빅데이터’는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로는 수집·저장·분석 따위를 수행하기가 어려울 만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말한다. 즉 복잡하고 다양한 대규모 데이터 세트 자체는 물론 이 데이터 세트로부터 정보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여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을 뜻한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대량(high-volume), 초고속(high-velocity), 고다양성(high-variety), 고가변성(high-variability)의 특성을 지니며 고정확성(high-veracity)을 확보해야 하는 정보 자산이다. 활용 분야는 교통 및 기상정보 시스템, 뉴스, 마케팅 등 많은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 장점은 첫째로 대상에 대한 현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을 알고, 상대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빅데이터는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데에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두 번째는 단순히 상황을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상황에 따라 필요한 액션을 취할 수 있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셋째로는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발견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따라서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은 빅데이터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넷째, ‘모바일’은 정보 통신에서 이동성을 가진 것을 총칭하여 이르는 말이다. 즉 ‘움직일 수 있는’이라는 뜻으로, 이동성을 가진 것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서 모바일 뱅킹·모바일 앱·모바일 폰 등의 용어가 있으며 보통은 휴대전화를 의미한다. 한 예로써, 2022년 7월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모바일 신분증은 기존에 지갑에 넣어 다니는 운전면허증을 모바일로 저장하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모바일 신분증의 장점은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소유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결정권을 가지고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 필요한 정보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신분증의 경우는 모든 정보가 한 번에 노출되지만 모바일 신분증은 필요한 정보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기기 분실의 경우에도 홈페이지의 분실신고를 통해 즉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이와같이 첨단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기술의 핵심인 ‘21세기 ICBM’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 깊숙하게 들어와 아주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아울러 우리 주변의 환경이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으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그 끝은 없을 것이다. 경외심으로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순응함이 지혜로운 전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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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어쩌다 ‘고딩엄빠’<아테나> 어쩌다 ‘고딩엄빠’ 노운서(논설위원, 교육학박사) 요즘 한 종편 티비 프로그램인 ‘고딩엄빠’가 이슈다. 고딩은 고등학생의 은어이고 엄빠는 엄마 아빠의 줄임말이다. 그러니까 고딩엄빠는 고등학생이 연애하다가 임신을 하고 졸지에 엄마 아빠가 되어 버린 사람을 가리키는 신종어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고딩엄빠 들이 직접 출연, 이성 교제부터 임신과 출산, 양육과정 등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10대들의 성 의식을 이슈화 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잘못된 성문화를 미화한다는 관점과 아동·청소년들의 모방 우려가 있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에 성에 대한 경각심을 깨닫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들의 삶을 조명해 보는 일은 그들에게 쏟아지는 기성세대들의 걱정 어린 눈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그들의 문제와 도움, 그리고 청소년 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단초를 찾을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시대에 명나라 사대(事大) 일환인 조공(朝貢)으로부터 어린 딸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 10살 여아의 결혼을 서두르는 변화가 있었다. 그 당시 이런 부모의 조치에 수근대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을 것이다. 이국땅에 딸을 보내야 하는 사회구조를 누가 탓할 수 있었겠는가? 이런 관점으로 ‘고딩엄빠’를 조명해보는 것은 인간이 사회구조의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점에서 인간행동의 기원(基源)을 헤아릴 타당함이 된다. 그들은 어쩌다 고딩엄빠가 되었을까? 최첨단 문명시대 고딩엄빠가 출현한 사회구조 요인을 살펴보자. 현대 사회는 초고속 변화에 초경쟁 사회로서 청소년들의 스트레스가 심하다. 현 입시제도의 숨막힘도 문제지만 이들의 스트래스를 해소할 출구인 건전한 놀이 문화가 전무하다는 점이 더큰 문제이다. 그런데 이 MZ 세대들의 자유분방한 개성은 내 생각이 옳다면 과감히 실천하는 성향이 있다. 이런 세대에게 밥상머리 교육부재와 사춘기 성장을 위한 대화 부재는 더 큰 문제다. 또한 인터넷에 선정적 영상이 도처에 깔려 있어 청소년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한다. 이러한 복잡한 사회에서 일부 학생들은 성의 쾌락에 쉬이 빠지게 된다. 성의 쾌락을 선택한 자유에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양육이라는 책임이 주어짐을 망각한 채 일을 낸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이 부모로서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부모가 되었다는 것이다. 미성숙한 부모들의 양육 태도는 영유아들에게 발달심리적 문제를 야기, 후일 성인기의 인격적 정신적 문제로 남아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부 고딩아빠들이 출산한 아내를 폭행한 후 사라지자 그 배신행위에 상처받은 고딩엄마는 기쁨으로 새 생명을 돌보지 못한다. 결국 아이와 강제 분리되는 우울증으로 산모의 고통이 시작된다. 아기는 차마 못 당할 일을 겪는 것이다. 고딩엄빠들의 경제적 빈곤은 양육비 소송으로 이어지며 진흙탕 길이다. 그렇지만 일부 고딩엄빠들은 부부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었다. 그 성공한 가정을 들여다보니 해결의 실마리가 조금은 엿보였다. 그 하나는 고딩엄빠들의 양가 부모가 그들의 선택에 대해서 신뢰하고 응원 지지해 주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고딩아빠의 인격이었다. 그 고딩아빠는 매사에 부드러운 말과 긍정적인 말 즉 사람의 마음을 살리는 말을 자기 아내와 자식 부모에게 했다. 친절한 사랑의 말과 성실히 일하는 고딩아빠의 조력적 태도에 고딩엄마는 모성이 샘솟아 아이들을 잘 키웠다. 그렇다고 이 성공 사례를 일반화할 수 없다. 왜냐면 대부분의 고딩엄빠들은 임신과 양육의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의 이중고에 봉착하는 데다가 부족한 사회관계 기술과 자기절제 부족으로 우울함과 분노 슬픔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대책 없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정신적 미숙함은 가정이 형성되기도 전에 관계 맺음이 깨져 슬픈 단막극을 보는 듯했다. 자유와 개성의 고딩엄빠, 좌충우돌의 혼란스런 그들에게 가정과 국가는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고딩엄빠의 아픔과 새 생명을 위해서 임신한 고딩엄빠들에게 부모교육으로 미래를 대비케 해야 한다. 선진 외국은 고등교육에 실제 크기의 인형 아이를 고등학교 남녀학생들의 복부에 매달아 임신 체험을 하게 함으로써 양육의 어려움과 책임감을 스스로 체험하게 한다. 부모교육은 아이가 심리적 안정을 가지고 자랄 때 건강한 미래사회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필수적 교육과정이 되어야 한다. 성의 즐거움을 선택할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경각심을 일깨우도록 고등교육과정에 반드시 신설되어야 한다. 부모교육 과정을 고등교육에 도입하는 것은 미래 부모의 정신건강을 육성, 결국 신생아를 살리는 예방 교육이다. 사회구조가 복잡할수록 성교육과 부모교육이 더 절실하다는 것을 가정과 사회 국가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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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악 칼럼> 민주당은 북한이 우리 국민을 죽여도 좋은가?<남악 칼럼> 민주당은 북한이 우리 국민을 죽여도 좋은가? 金昌辰(전 초당대 교수. 문학박사) 2020년 9월 22일, 서해 연평도 해역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게 총 맞고 불태워졌다. 이 사건이 근래 다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0년 10월 8일, 이대준 씨 아들에게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립니다”고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그 뒤, 이 씨 유족이 관련 정보를 청구하자 공개를 거부했다. 그래서 유족은 정보공개 청구소송을 해서 승소했다. 그러자 문재인은 항소했고, 항소 기간 중 그가 퇴임하면서 관련 정보를 대통령기록물(SI)로 지정해버렸다. 대통령기록물은 최장 30년까지 비공개되며,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있어야만 열람할 수 있다. 여기서 강하게 의문이 든다. 문재인은 왜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총살되고 불태워죽도록 모른 척했을까? 그리고 왜 유가족이 정보 공개를 요구하자 공개를 약속해 놓고는, 실제로는 공개를 거부하고 무책임하게 퇴직해 버렸을까? 문재인은 대통령으로서 직무유기하고 또 국민에게 거짓말한 것이 아닌가? 사건 당시, 정부는 이 공무원이 ‘자진 월북’했다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경과 국방부는 그 주된 근거로 이 씨가 도박 빚이 있다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이 씨가 자진 월북하려 했다는 주장은 여러 근거로 반박된다. 이 씨가 실종된 소연평도 남방에서 북한까지 가려면 최소 20㎞ 이상을 헤엄쳐 가야 한다. 모두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이 씨가 정말로 월북하려 했다면 어업지도선에 달린 고속단정을 탈취해 달아나지 왜 그러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한다. 당시 동료 선원 전원도 월북 가능성은 없다고 증언했다. 도박 빚 때문에 월북했다는 주장도 반박된다. 이 씨는 실종 며칠 전에도 담당 변호사에게 회생 절차 진행 상황을 묻고 추가 제출 서류 준비를 할 정도로 회생 의지가 강했다. 이 씨는 3년간 매달 급여 450여만 원 중 약 200만 원만 납부하면 채무가 변제될 정도로 회생 절차도 순조로웠다. 회생을 맡았던 정준영 변호사도 "도박 빚으로 월북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면 왜 문재인 정부는 이대준 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발표했을까? 이 씨가 사망하기 3시간 전인 9월 22일 저녁 6시 36분,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면 보고되기로는 ‘월북’이 아니라 실족으로 인한 ‘추락’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문재인은 보고를 받고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유엔 화상회의에서 북한과의 ‘종전선언’을 주장하고, 군 장성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안보실장에게 맡기고, 아카펠라 공연을 관람했다. 그러는 동안, 살아 있던 이 씨는 북한군에 의해 죽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23일 회의를 열어 정부 입장을 ‘월북’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청와대 행정관은 "월북에 방점을 두고 수사하라”고 해경과 국방부에 압력을 넣었다.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은 9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청와대의) 첫 지시가 무엇이었느냐”는 질의에 "월북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잘 봐야 된다, 이렇게 얘기하고 지침을 줬다”고 답변했다. 이 씨 구조에는 나 몰라라 했던 문재인은 김정은의 통지문을 받고나서,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 곧바로 직접 사과한 것”, "사상 처음 있는 매우 이례적인 일”, "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의 생명 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합니다”고 김정은을 찬양하기에 바빴다. 아니 사람 죽인 게 생명 존중 의지인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죽은 데 대해, 북한 김정은에게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야 정상이다. 하지만 문재인은 그저 김정은이 편지를 보내준 데만 감격했다. 이게 한국 대통령의 태도로 옳은가? 정권이 바뀌자, 정부 발표가 달라졌다. 지난 6월 16일, 해경은 이 씨에게서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고 번복했다. 국방부도 똑같이 월북 증거가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이로써 당시 수사가 조작이었음이 스스로 밝혀졌다. 여기서 의문이 풀린다. 문재인은 김정은과 ‘6.25 종전선언’을 하고 싶어서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사건을 덮어버리려 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아무리 종전선언을 하고 싶더라도 국민을 희생 제물로 바쳐서까지 그래야만 했을까? 문재인은 대통령으로서 ‘국민 생명 보호 의무’를 위반한 게 아닐까? 민주당은 한국 국민을 북한이 죽여도 좋다고 한다. 당시 신동근은 "월북을 감행하면 사살하기도 한다”고 했다. 양향자는 "굳이 월북이 아니라고 우기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지금도 우상호 대표는 "민생이 심각한데 이게 현안이냐”고 오히려 큰소리친다. 설훈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한다. 민주당은 국가 존재 이유가 국민 보호에 있음을 부정한다. 우리 국민의 생명보다 북한을 더 중시한다. 민주당은 북한 로동당의 남조선 지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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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민주당, 파멸의 길을 갈 것인가<발행인 칼럼> 민주당, 파멸의 길을 갈 것인가 박일훈 법학박사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광역단체장 17곳 중 5곳, 기초단체장 226곳 중 63곳, 국회의원 보궐선거 7곳 중 2곳을 겨우 챙겼을 뿐이다. 그런데도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은 여전히 "선방했다”라고 말한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경기도 (승리) 때문에 반반 느낌”이라고 했고 김정란 시인은 "이재명 덕분에 몇 석이라도 건졌다”라고 했다. 지난 3월 대선에서 민주당은 ‘0.73%포인트 차’ 석패를 앞세워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자위하면서 대선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오히려 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 등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를 이어갔다. 민주당의 오만방자한 태도가 결국은 이번 지방선거의 패인이 되었다. 지방선거 직후인 2일 민주당의 일부 강성 지지자들을 빼면, 혹자는 "대선 패배 원인의 분석과 평가, 당 혁신을 충분히 해내지 못했다는 게 모든 비대위원들의 생각”이라고 해명했고, 혹자는 "대선에 지고도 오만했고,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변화를 거부했다… 우리는 완벽하게 졌다.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은 거듭 변화와 혁신을 명령했다”며 SNS에 반성문을 쓰기도 했다. 지금 민주당은 모든 게 다 안갯속이다. 아니, 민주당은 사실상 내전에 휩싸였다. "이재명만 살았고 당은 죽었다”, "사욕과 선동으로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 등 날 선 비판들이 민주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졌잘싸’, 이 한 마디로 그동안 억눌러 왔던 분노가 증폭되는 느낌이다. 대선서 지고 조기 등판을 감행한 이재명 의원은 즐비하게 늘어선 자당의 지방선거 낙선자들을 지켜보고서도 과연 당 대표로 나설 수 있을까. ‘방탄조끼 시리즈’이자 ‘대선 연장전의 연장’이라는 시비에 휩싸일 것이 뻔한데 당은 과연 잘될 수 있을까. 앞으로 열릴 전당대회에서 이재명을 이길 대항마는 있는가. 4년 전 151곳에서 63곳으로 급감한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를 지역구에서 지켜본 국회의원들은 2년 후 자신의 총선이 위태로워졌음을 직감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더욱 당내 정치 공방은 예민해지고 또 거칠어질 것이다. 현재로선 내전의 끝이 어딜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과연 내홍의 시간이 혁신의 시간이 될지, 자멸의 시간이 될지는 오롯이 민주당에 달렸다. 흥분의 도가니에서 출발했던 문재인 정권의 말로가 사뭇 달라서 비참하기까지 하다. 민주당의 내전은 소위 친문계가 포문을 먼저 연 모양새다. 하지만 이들은 문 정권의 국정 실패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이른바 586 정치인들은 대선과 지선 내내 교체대상으로 몰렸다. 폭주에 앞장섰던 일부 초선들은 계속 당을 휘두를 태세다. 그나마 바른 소리를 하던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 눈에는 젊은 혁신위원장감이었는데, 동반 사퇴를 당해야 했고 일부 강성 지지자들에 의해 지금도 독한 화살 세례를 받고 있다. 0.15%포인트로 가까스로 이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과연 그의 소감대로 ‘민주당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을까. 과거 오랫동안 민주당은 민주 대 반민주, 정의 대 불의의 구도를 자양분 삼아 성장해왔다. 어찌 보면 보수 정당들이 보였던 낡은 행태로부터 종종 반사이익을 받아왔다고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민주당은 그 낡은 구도에서 빠져나오려는 몸부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당권 투쟁에 호흡이 가쁘더라도 이제 국민에게 무엇을 반성한다는 설명을 반드시 해야 한다. 여전히 민주당은 강성 팬덤들에게 포획되어 있어서 민주적 논의는 억눌려져 있고 청년들은 주로 이벤트 행사에 이용될 뿐이라면, 단언하건대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 민주당에는 미래담론의 역량을 가진 새로운 리더십을 발굴하기 위한 토양이 메말라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왜 미래형 역량을 지닌 정치가를 떠올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치열하게 성찰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또 그것이 핵심이다. 이대로 당권 투쟁을 해본들 아무 답이 없으려니와 국민들도 아무 설렘이 없다. 민주당이 아직까지 ‘민주화 세력의 정신적 우월론’에 의지하기엔 세상이 많이 바뀌었고 그 깃발로 남루해졌다. 오히려 곳곳에 ‘무능의 덫’이 도사리고 있다.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고 세금을 큰 폭으로 올리더니, 선거 때가 되자 "종부세를 깎아주겠다”라며 돌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황당하다 못해 측은한 심정으로 민주당을 쳐다보게 된다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현금을 더 준다고 국민의 삶의 어려움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경제사회 시스템을 구조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고, 일을 제대로 하다 보면 국민에게 욕을 먹을 수도 있고 지지층이 등을 돌릴 수도 있다. 반면에 선거 때 득표 계산에만 초점을 맞춘 정치 공학은 상대적으로 쉽고 손에 익으면 짜릿하기도 하다. 근래에 들어 민주당은 어느 쪽이 주특기였는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 그리고 올해 들어 국민 다수는 현금을 기꺼이 받으면서도 민주당을 비판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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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이야기> 3년 후면 하늘을 나는 택시를 탈 수 있다<IT 이야기> 3년 후면 하늘을 나는 택시를 탈 수 있다 金在珥(논설위원, 공학박사)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교통체증에 걸리면 ‘SF영화처럼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서 갈 수는 없을까?’라는 상상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25년 전에 개봉된 SF영화 <제5원소>의 비행 자동차와 유사한 하늘을 나는 택시가 3년 후면 서울 상공을 날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차가 끌던 시대에서 내연기관 시대를 지나 하늘을 나는 교통 혁명 시대가 도래한다는 의미이다. 근대적 의미의 자동차의 시초는 1769년 프랑스의 공병장교 니콜라 퀴뇨가 포차를 견인하기 위해 군용 목적으로 발명한 증기 자동차이다. 이후 1885년 벤츠의 창업자인 카를 벤츠가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를 발명하여 이듬해에 특허를 받았다. 우리나라에 자동차가 소개된 것은 1903년 고종황제가 포드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선물 받은 것이 최초이다. 그 후 12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자동차는 현대인의 발이 되어 자동차 없는 생활이란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더군다나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가 하늘의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에어택시, 에어버스 등을 상용화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UAM 시장 성장에 대한 전망은 그야말로 장밋빛이다. 글로벌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UAM 시장은 지난해 70억 달러(약 7조8400억원)에서 2040년 1조4740억 달러(약 1651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자동차 시장의 규모가 2000조원이므로 2040년이 되면 지금 자동차 시장 규모와 비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 뛰어든 기업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 세계 최대의 항공기 제작 회사 ‘보잉’ 그리고 유럽의 항공기 제작 회사 컨소시엄 ‘에어버스’ 등 세계 각국의 교통 관련 대기업들은 물론 현대자동차,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 아우디, 미국 GM 등 대량생산 기술을 보유한 완성차 업체까지 진출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이동통신사도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미국에서는 AT&T가 2016년에 에어택시 사업화를 선포한 우버와 손잡고 UAM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고 국내에서는 SK텔레콤, KT 그리고 U플러스 3사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참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들 3사가 낸 제안서를 평가해 올해 안에 실증사업 수행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1단계 실증사업은 2023년 전남 고흥 국가종합비행성능 시험장에서 진행된다. 개활지 실증 비행 등을 통해 UAM 기체와 통신체계 안전성을 확인하고 K-UAM 교통체계 통합운용을 점검한다. 2단계는 1단계 사업의 성과를 고려해 2024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UAM은 도심의 교통 혼잡해소와 이동 편의성 제고를 비롯해 소음이 적고 전기와 수소 전지 등 친환경 연료를 동력으로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에어택시와 관련된 통신·보안 문제, 화물과 사람의 탑승 한도 문제, 고층빌딩과 장애물이 많은 도심 비행 시의 충돌과 추락문제, 외부 간섭의 위험성 외에도 지상 인프라와의 연동문제 등 전체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에어택시가 자율주행차보다 안전 문제와 관련하여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더 많다고 본다. 자율주행차는 비상시 멈추면 되지만 드론은 멈추면 추락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가 악천후 시 사물을 오인해 사고를 낸 사례가 있듯이 에어택시의 비행에도 일기가 좋지 않으면 결항이나 사고 유발 가능성이 있다. 또한 에어택시 인접권에 사는 주민들에 대한 조망권 침해나 소음 등의 문제로 민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인프라, 신호체계, 관련 법안 마련 등 준비하고 챙겨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와 같이 UAM의 대표 격인 에어택시를 현실화 시키기에는 수많은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꿈이 있는 곳에 미래가 있듯이 산·학·연·관이 일로매진하여 기술과 제도를 보완하여 하늘을 날아 출근하는 동화와 같은 세상이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