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IT 이야기> 21세기 ICBM
金在珥(논설위원, 공학박사)
ICBM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이 떠오를 것이다. 핵탄두를 장착한 사거리가 6,400km 이상인 미사일로서 다른 대륙에 있는 적의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러한 적의 군사적·경제적 기반을 공격하는 전략무기체제의 하나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은 ‘20세기 ICBM’이라고 한다.
이에 반해 ‘21세기 ICBM’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의 머리글자를 모은 신조어로서의 ICBM이다.
첫째, ‘사물인터넷’은 스마트폰, PC를 넘어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시계 등 모든 사물을 유·무선 통신망으로 연결하고 스스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이를 처리해 자동으로 구동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즉 센서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데이터를 사람의 개입 없이 여러 사물들끼리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환경이다.
누구나 외출할 때 전등을 잘 껐는지 또는 가스 불은 잘 잠갔는지 불안할 때가 있었을 것이다. 만일 IoT가 탑재된 가전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 집에 돌아가서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조작하여 간단히 조치할 수 있다.
둘째, ‘클라우드’는 인터넷상에 마련한 개인용 서버에 각종 문서·사진·음악 따위의 파일 및 정보를 저장하여 두는 시스템이다. 즉 정보 기술업계에서 서비스 사업자의 서버를 이르는 말로서 컴퓨팅 서비스 사업자의 서버를 구름 모양으로 표시하는 관행에 따른 명칭이다. 클라우드(cloud)는 ‘구름’을 뜻하는데 컴퓨터 파일을 저장할 때 작업한 컴퓨터 내부에 있는 공간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하여 중앙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는데 이 공간을 클라우드라고 부른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작업한 컴퓨터에서만 자료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여러 장소에서 동일한 구름을 관찰할 수 있듯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자료를 불러올 수 있다. 이와 같은 클라우드 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는 작업한 컴퓨터에만 파일을 저장하거나 저장 매체를 따로 이용했기 때문에 마치 생활하고 있는 '땅'에 저장하는 것과 같았다. 저장한 것을 보기 위해서는 그곳으로 가야만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높은 구름에 저장하는 클라우드의 시대가 열려서 인터넷만 가능하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찾아볼 수 있는 구름인 것이다.
셋째, ‘빅데이터’는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로는 수집·저장·분석 따위를 수행하기가 어려울 만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말한다. 즉 복잡하고 다양한 대규모 데이터 세트 자체는 물론 이 데이터 세트로부터 정보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여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을 뜻한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대량(high-volume), 초고속(high-velocity), 고다양성(high-variety), 고가변성(high-variability)의 특성을 지니며 고정확성(high-veracity)을 확보해야 하는 정보 자산이다.
활용 분야는 교통 및 기상정보 시스템, 뉴스, 마케팅 등 많은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 장점은 첫째로 대상에 대한 현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을 알고, 상대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빅데이터는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데에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두 번째는 단순히 상황을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상황에 따라 필요한 액션을 취할 수 있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셋째로는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발견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따라서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은 빅데이터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넷째, ‘모바일’은 정보 통신에서 이동성을 가진 것을 총칭하여 이르는 말이다. 즉 ‘움직일 수 있는’이라는 뜻으로, 이동성을 가진 것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서 모바일 뱅킹·모바일 앱·모바일 폰 등의 용어가 있으며 보통은 휴대전화를 의미한다.
한 예로써, 2022년 7월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모바일 신분증은 기존에 지갑에 넣어 다니는 운전면허증을 모바일로 저장하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모바일 신분증의 장점은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소유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결정권을 가지고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 필요한 정보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신분증의 경우는 모든 정보가 한 번에 노출되지만 모바일 신분증은 필요한 정보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기기 분실의 경우에도 홈페이지의 분실신고를 통해 즉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이와같이 첨단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기술의 핵심인 ‘21세기 ICBM’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 깊숙하게 들어와 아주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아울러 우리 주변의 환경이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으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그 끝은 없을 것이다. 경외심으로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순응함이 지혜로운 전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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