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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탄] C대학의 부조리 심화..... 부실대학의 전형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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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문화

[제2탄] C대학의 부조리 심화..... 부실대학의 전형 보여줘

-재학생 충원 위해, "전액 장학금 줄테니 나와서 시험만 봐라"
-신입생 유치 위해, "여자 교수는 치마 입고 탁자에서 물구나무 서라"
-관리 학생, 박봉 월급 등으로 적립금 쌓아

<C대학의 부조리 심화… 부실대학의 전형 보여줘> [제2탄]

○재학생 충원율 제고 방법 : 도중에 안 다니게 된 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 줄 테니 나와서 시험만 봐라”, 아르바이트하며 다니는 고학생들은 분노로 치를 떨어

○신입생 충원율 확충 방법 : 신입생 모집 실적을 점수화해 교수업적평가에 활용, “여자 교수는 치마 입고 탁자에서 물구나무서기 하라” 망언도

○적립금 500억 원의 출처 : 교수에게 박봉 월급으로 주간 분반 수업에 야간 수업까지, 인건비 줄여… 관리 학생·보훈 장학생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학생 유치도 서슴지 않아

 

<남악신문 6월 8일자 6면, 7면 특집기사에 이어서>

 

◆C대학은 그동안 어떻게 교육부의 대학평가에 대비했나?

※편집 주 : 교육부는 주기적으로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이하, 대학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2021년도 대학평가의 최저기준은 ▲교육비 환원율 127% ▲전임교원 확보율 68% ▲신입생 충원율 97% ▲재학생 충원율 86% ▲졸업생 취업률 56% 등이다. 이번 평가에는 최근 4년간 각 대학의 운영실적이 지표로 활용된다. 위 다섯 가지 항목 중 3개 지표에서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재정지원제한Ⅰ’유형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4개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면 ‘재정지원제한Ⅱ’유형에 속하게 된다. 대학이 ‘재정지원제한Ⅰ’유형으로 분류되면, 향후 3년간(2022년~2024년) 신규 국책연구나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또한 재학생 및 신입생들이 받는 국가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도 일부 제한된다. 그리고 ‘재정지원제한Ⅱ’유형에 속하게 되면 사정이 더 심각하다. 대학의 신규 사업 참여 제한은 물론 해당 대학이 기존에 진행하던 재정지원사업마저도 중단된다. 재학생 및 신입생들이 받는 국가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은 끊기고 만다. 말 그대로 대학에 대한 정부 지원이 원천적으로 없어진다는 것이다.

지방사립대학으로서는 신입생·재학생 충원율 확보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이다. 이번 호에서는 우선 C대학의 재학생 충원율과 신입생 충원율과 관련된 문제를 살펴보았다.

 

1. C대학의 재학생 충원율 제고를 위한 위법행위

신입생·재학생 충원율 중에서도 특히 재학생 충원율을 신입생 충원율로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가 된다. 지방사립대학의 경우 수도권 지역에서 온 신입생들의 대부분은 2년 과정을 마치고 다시 수도권 지역의 대학으로 편입을 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에 C대학은 재학생 충원율 제고를 위해 다음 사례와 같은 불법을 자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편집실 : 제보하실 내용은 무엇인가.

-A교수 : C대학이 재학생 충원율 제고를 위해 저지른 비정상적인 학사운영을 고발하고 싶었다.

-편집실 : 구체적으로 말씀 해달라.

-A교수 : 그러니까 3, 4년 전의 일이다. 학생 평가를 위해 기말시험을 보고 있는데 학교를 그만둔 학생이 출석해서 시험을 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그 학생에게 물었더니, 학교에서 연락이 와서 등록금을 장학금 처리해줄 테니 평가 때 나와서 시험만 보면 된다고 했다더라. 나는 사전에 몰랐던 이야기라서 학과장에게 확인했더니 총장의 지시에 따라 학생처가 교육부의 대학평가에서 자율대학선정을 받을 수 있도록 재학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한 일이라는 것이다. 즉, 학교를 도중에 그만둔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서 등록금은 장학 처리하고 시험응시만으로 출석을 대체 인정해주고 성적평가도 부여해주도록 지시했다는 것이었다.

-편집실 : 그런 사실을 뒤늦게 알고 어떤 기분이었나.

-A교수 : 한 마디로 어이가 없었다. 당시 우리 학과 학생들 대다수가 늦은 밤이 되도록 아르바이트를 해서 등록금을 마련하고 있었다. 주경야독이 아니라, 주독야경인 셈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나타난 학생이 자기는 등록금을 학교에서 장학금 처리해줘서 등록금 걱정도 없으며, 출석도 시험으로 대체가 되니 편하게 졸업할 수 있게 됐다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 자랑하는 게 아닌가.

-편집실 : 학생들은 학교에 반발하지 않았는가.

-A교수 : 물론 난리가 났다. 분노한 학생들은 국민신문고에 민원신청을 했다. 그리고 이 일로 학생대표가 총장을 면담했다.

-편집실 : 그래서 일이 바르게 처리됐는가.

-A교수 : 아니다. 당시 국민신문고에서 학교에 해명하라는 연락이 온 것으로 안다. 주무부서가 교육부니까, 교육부에서 연락이 왔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일이 유야무야로 끝나고 말았다. 우리 대학 총장이 교육부 차관 출신이다. 그 인맥이 정말 막강하다는 걸 새삼 알았다. 총장은 학생대표와의 면담에서도 이른바 ‘관리 학생’(출석 수업을 하지 않아도 등록금만 잘 내면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때 우리 대학은 조선대나 순천대와는 달리 부실대학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편집실 : 그때의 일을 지금 새삼스럽게 밝히는 이유는 무엇인가.

-A교수 : 당시 나는 학생들에게 이 일을 끝까지 밝혀 너희들에게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학생들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당시 시험을 보러 오지 않은 장학 처리된 학생들에게까지 성적평가를 주어서 졸업시켜야만 했다. 사실대로 밝히지 못한 나는 학생들에게 죄인이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대학에서 벌어질 수 있는가. 모두 다 재학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학교가 조직적으로 벌인 사건이었다.

-편집실 : 그 외 다른 방법으로 재학생충원율을 높인 사례는 없는가.

-A교수 : 학생들이 2학년을 마치면 수도권 등 다른 대학으로 편입을 한다. 그럼 당연히 빈 자리가 생기고 학과 교수들은 이걸 어떻게든 채워야 하는데, 그게 실상은 쉽지가 않다. 이 때문에 교수들은 심지어 자기 배우자를 편입시켜서 공석을 메우기도 한다. 학교 규정상 교수 배우자는 등록금이 장학 처리되어서 금전적인 부담이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2. C대학의 신입생 유치를 위한 불법적인 전략들

C대학의 지리적 여건이 좋은 편은 아니다. 특정 학과를 제외하고는 수도권의 대입 지망생들에게 C대학은 관심 밖일 수 있다. 하지만 매년 C대학의 입시결과는 좋은 편에 속한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편집실 : 교수들이 입학 홍보를 위해 매년 고교를 방문한다는 말을 들었다.

-B교수 : 그렇다. 신입생 유치는 교수들의 막중한 의무 중 하나이다. 신입생 유치 실적이 저조하면 학교에서 버텨낼 수 없는 구조이다. 교수업적평가가 매년 실시되고 있다. 평가 영역은 크게 교육, 연구, 사회봉사의 셋으로 나뉘지만, 입시실적은 사회봉사 중에서 무한대의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구조이다. 입시만 잘하면 교수 승진도 자유롭고 보직도 얼마든지 맡을 수 있다. 신입생 유치의 경우 2명 미만은 0점, 3명까지는 1명당 15점, 4명 이상은 1명당 20점을 부여한다. 예컨대 100명의 신입생을 유치하면 그 교수는 2,000점이다. 연구논문이 없어도 교육 점수가 낮아도 이 교수는 최고 등급의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성과급으로 1년에 한 번 최고 500만 원의 상여금을 받는다. 우리끼리 하는 말이 있다. 초당대에서 10년 이상을 버티면 사회 나가서 무슨 영업을 하든 잘살 수 있다고 말이다.

-편집실 : 한 교수가 신입생을 100명까지 유치할 수 있는가.

-B교수 : 지금은 구조상 어렵다. 하지만 과거에는 실제 100명이 넘는 신입생을 유치한 교수들이 있었다. 그때는 관리 학생이라든지, 보훈 장학생 등이 있어서 가능했다.

-편집실 : 관리 학생이나 보훈 장학생에 대해 자세히 말해 달라.

-B교수 : 관리 학생이란 등록금만 내면 수업을 듣지 않아도 적당히 성적을 줘서 졸업을 시키는 걸 말한다. 지금은 이런 전형적인 관리 학생은 없지만, 재학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입학했다가 안 다니게 된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면제시켜줘서 학교에 오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이것은 완전 불법이다. 그리고 보훈 장학생이란 보훈 가족들은 등록금 50%를 국가에서 지원해 주고 있는데, 이 국가 지원금만 받고 나머지 등록금은 장학 처리를 해서 보훈 가족 학생을 졸업시켜주는 것이다. 물론 보훈 장학생도 수업을 안 받고 졸업할 수 있었다. 과거에 이미 우리 대학은 이런 것들이 크게 문제가 된 바 있었지만, 불쌍한 교수들만 처벌을 받았어야 했다. 그리고 교육부의 감시가 커지면서 관리 학생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통학권의 근거리에 주소를 두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도 얼마든지 관리 학생이 되어 학교 한 번 안 오고 졸업할 수 있다. 몇 해 전엔 모 여자 교수가 머리를 삭발하고 총장실에 쳐들어가 소속학과의 관리 학생 명단을 내보였고, 상당한 명예퇴직금을 받아 퇴직한 사례도 있다.

-편집실 : 지금은 어느 대학이나 신입생 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유독 C대학 교수들의 홍보실적이 좋은 비결은 무엇인가.

-B교수 : 우리 대학에는 어느 교수의 전설적인 명언 한 마디가 있다. “마른 수건을 비틀어 짜는 심정으로 홍보합니다.” 위에서 까면 하게 되는 것이다. 총장이 늘 하는 말이 있다. “입학 홍보가 하기 싫거나 자신 없는 사람은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의 대학으로 가라”라고! 그리고 가끔은 총장 스스로 홍보 비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여자 교수들은 고교 진학 부장이랑 노래방 같은 데 가서 치마 입은 채로 탁자 위에 올라가 물구나무서기를 해봐요. 그러면 학생을 많이 보내줄 거야.” 만약 교수가 학생수업을 핑계 삼아 고교 입시홍보를 게을리하다간 언제 목이 달아날지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편집실 : 그런 말을 듣고도 교수들은 참는가. 특히 여성 교수분들이…

-B교수 : 하는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갈 데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 즉시 사표를 내고 나간다. 그래서 일부 인기 학과, 예컨대 간호학과 교수들 중에는 여러 명이 나갔다. 하지만 일반 교수들은 지금 대학이 줄어들고 있어서 전직하기가 아주 힘들고 어렵다. 참고 쥐죽은 듯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 아니겠는가.

-편집실 : 신입생 유치 활동비는 제대로 주는가.

-B교수 : 출장비 명목으로 준다. 교통, 숙박 등 영수증을 첨부하고 홍보대상 고교의 교무실 사진도 첨부해야 한다. 물론 술값이나 노래방비는 주지 않는다. 영수증이나 사진이 제대로 첨부되지 않으면 입학처 직원에게 혼날 뿐만 아니라, 출장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우리 대학의 보직 수당을 보면 대학본부 처장들이 월 60만 원을 받는 데 비해 입학처장은 260만 원을 받는다. 입학처장이 아닌 일반 교수들은 자기 돈을 써가며 고교 진학 부장을 접대해야 한다. 게다가 문제는 소위 입학원서 전형료이다. 우리 대학의 경우 사실 입학원서 전형료를 수험생에게 요구하기 어려운 측면이 없지 않다. 솔직히 말해 원서 한 장 써주는 것도 감지덕지한 데 어떻게 전형료를 달라고 하겠는가. 결국은 입학원서를 받아온 해당 교수가 자기 주머니에서 전형료를 대납하지 않으면 안 된다.

 

◆C대학은 2000대 중반까지 어떻게 적립금 500억 원을 마련했나?

C대학이 500억 원에 달하는 적립금을 마련하게 된 것은 2007년을 전후한 시점이라고 한다. 당시 C총장이 주도적으로 적립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C총장은 애초 약 1,000억 원대의 적립금을 조성하려고 했다고 한다. C대학이 1994년 개교했으므로 10년 남짓 만에 마련한 적립금 규모이다. C총장은 개교 당시 기획실장부터 해서 부총장, 총장까지 한 분으로, 학교 발전을 위해서라면 그야말로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고 한다. C총장은 재단 사람이면서도 종국에는 설립자와의 마찰로 물러났는데, 적립금만은 고스란히 학교에 다 넘기고 나왔다는 게 정설이다.

-편집실 : C대학이 막대한 돈을 적립금으로 교비로 편입한 때는 언제이며, 적립금 규모는 500억 원이 맞는가.

-D교수 : 나도 정확한 시점은 잘 모른다. 다만 ‘전국사립대학 누적적립금 순위(2012년 2월 현재)’를 보면 적립금 480억 원으로 전체순위 49위였고 당시 산업대학 중에서는 청운대학에 이어 2위였다. 일부에서는 500억 원 이상이라는 말도 있으나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편집실 : 당시 C총장이 오랜 시간을 통해 적립금 500억 원을 마련한 의도는 무엇인가.

-D교수 : 내가 알기로는 C총장은 정말 우리 대학의 앞날을 걱정한 분이었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대비해서 저수지를 만들어 놓자는 생각이었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앞으로 지방대학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우리 대학은 사립대학이 아닌가. 인근 국립대의 등록금에 비해 우리가 절반 가까이 비싸다. 경쟁력도 우리가 강하지 못하다. 학령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어서 언젠가는 우리 대학도 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때 쓸 돈으로 적립금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

-편집부 : 대학 적립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일일 것이다. 그렇다고 그게 쉽게 적립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D교수 : 물론 그렇다. 개교 초기에는 우리 대학이 산업대학으로 지역주민들에게서 큰 호응을 받고 신입생들도 많아 대학 수업이 주·야간으로 운영되었다. 주간 교수가 야간 수업도 담당했다. 교수들은 밤 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할 수 있었다. 야간 수업료는 통째로 적립금으로 쌓아둘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신설학과 중에는 잘나가는 학과들도 많았다. 예컨대 1999년에 개설된 경찰행정학과는 애초 100명이던 입학정원을 다음 해 150명으로 늘리고 야간 학생까지 받았다. 교수 4명이 주간 A·B반 분반 수업을 하고 야간 수업까지 했다. 교수 1인이 학과 수업을 30시간 이상 맡아서 해야 했다. 교수 1인당 의무수업시수도 수도권보다는 두 배 이상 많았지만, 초과수당은 1시간에 고작 9천 원 남짓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른바 ‘관리 학생’들이 있었다. 그들은 등록금을 착실히 잘 냈으며, 학교는 그들을 위해 아무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됐다.

-편집실 : 그렇다면 결국 C대학은 교수들의 희생을 통해서 적립금을 모았단 말이 된다. 그리고 관리 학생을 통해서 적립금을 모았다는 것은 문제가 많지 않은가.

-D교수 : 엄격히 말하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주간 교수 월급으로 분반 수업에 야간 수업까지 담당했으니 말이다. 특정 학과나 교양학부의 수업은 한 교실에 학생들이 80명이 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런데 잘나가는 신설학과가 계속 잘 되는 것만은 아니었다. 인근 지역, 특히 광주권이나 나주지역에 같은 인기 학과가 설치되면서 학생들은 광주로, 나주로 빠져나갔다. 입학정원은 불가피하게 축소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런 현상은 2000년대 중반 보건계열 학과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학과에서 발생했다. 관리 학생들에 대해서도 이즈음 교육부의 매서운 감시를 받게 되었고 결국 교수들이 처벌을 받게 되면서 등·하교 거리에 있지 않은 사람들, 예컨대 서울이나 부산 등의 원거리 지역의 사람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관리 학생이 불가능하다.

-편집실 : 그렇다면 2000년대 중반부터는 적립금 비축이 어렵게 됐다는 말인가.

-D교수 : 그렇다. C총장 다음으로 부임한 K총장 때부터는 1,300명대의 신입생 모집정원을 1,000명 미만으로 줄여야 했고 적립금을 모으기는커녕 변화하는 신입생들의 취향에 맞춰 낡은 교사동을 리모델링 하기 위해 오히려 적립금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편집실 : 현재 남은 적립금은 어느 정도이며, 신입생 모집 정원은 몇 명인가. 또 앞으로 대학의 정상적인 운영은 기대 가능한가.

-D교수 : 약 320억 원 정도의 적립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 현 총장이 부임하고 신입생 정원은 다시 줄이면서 790여 명 정도가 됐다. 이 정도 학생 규모로는 정상적인 대학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신설한 항공계열 학과를 위해서라도 적립금을 계속 받아서 써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경비행기 구매와 관련해 해킹을 당해 12억 원을 잃어버렸다는데 어느 누구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만약 교수가 이런 일에 개입됐다면 즉시 파면 당했을 것이다. 고통은 구성원 모두가 고루 분담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교수 임금은 거의 동결 수준인데, 총장이나 사무처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

-편집실 : 적립금과 관련해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D교수 : 대학 적립금은 어디까지나 교수들의 희생으로 비축된 것이라고 보아도 과언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 들어오신 교수들도 오늘날 우리 대학이 있기까지 음으로 양으로 고생을 많이 하신 분들이다. 현 총장은 스스로 입학정원을 200명 가까이 줄였다. 교육부의 대학평가에서 어떻게든 좀 더 나은 점수를 받으려고 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 여파는 실로 크다. 등록금 수입을 학생 1인당 연 500만 원만 잡아도 1년이면 10억 원이고 4년 뒤부터는 40억 원이다. 까다로워진 교육부의 대학평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교수 충원율 확보는 시급한 문제이다. 그러니 교수 임금은 아예 동결해버리고 연봉이 많은 교수에게는 명예퇴직을 강요해온 것이다. 온갖 모욕과 겁박을 통해서 말이다. 그들은 우리 대학에 적립금이란 저수지를 파놓으려고 있는 고생, 없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교수들이다. 지금 총장과 사무처장은 아무 기여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아무리 대학의 자문 변호사가 10명이 넘고 총장이 교수를 내쫓는 방법을 100가지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말 이래서는 안 된다. 교수들을 이렇게 고양이 쥐 잡듯 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천벌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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